
고운석 주필
3월 하면 3·1절을 생각한다. 손병희 등 33인이 주동이 되어, 1919년 3월1일 독립선언문을 낭독하고, 이후 전국적으로 일제로부터의 해방과 민족의 독립을 외친 삼일운동 104주년을 맞았다.
한데 요즘 화제가 뮤지컬 영화 <영웅(감독 윤제균)>에서 주인공이 혈서를 쓰고 조국독립을 맹서하며 부르는 <장부가>다. 가슴이 아리고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린다. 서른 한 살 청춘을 조국을 위해 아낌없이 던진 청년 안중근의 애끓는 다짐이 느껴지는 가사다. 이 영화는 안중근 의사가 순국할 때까지 생의 마지막 1년을 다루고 있다. 조국독립을 위해 백방으로 힘을 쏟다가 조국의 원수인 이토히로부미를 처단하기로 결심하고 동지들과 치밀하게 준비해 마침내 하얼빈역에서 저격에 성공한다.
그 후 재판과정에서 일본제국의 부당성과 대한독립의 당위성 그리고 동양평화론을 당당히 주장한다. 일본 법정은 사형판결을 내린다. 안 의사의 어머니 조마리아는 아들에게 이렇게 편지를 쓴다. “네가 만약 늙은 어미보다 먼저 죽는 것을 불효라 생각한다면 이 어미는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너의 죽음은 너 한 사람 것이 아니라 조선인 전체의 공분을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네가 항소한다면 그것은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것이다. 네가 나라를 위해 이에 이른즉 딴 맘 먹지 말고 죽으라. 옳은 일을 하고 받는 형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하지 말고 대의에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이다. 아마도 이 편지가 이 어미가 쓰는 마지막 편지가 될 것이다. 여기에 네 수의를 지어 보내니 이 옷을 입고 가거라”
사랑하는 아들에게 죽으라는 편지와 수의를 보내는 어머니의 애통한 마음을 그 무엇에 비할 수 있을까. 그 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릴 아들의 마음을 또 어디에 비할 수 있을까. 어미의 애끓는 마음을 참고 써 내려간 편지가 가슴을 엔다. 안중근 의사는 항소를 포기하고 사형이 집행되는 날까지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안 의사의 이런 처신은 조국을 사랑하고 어머니를 사랑하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안중근 의사는 독립운동가이고 장군이며 의인이고 불멸의 영웅이다. 그 정신과 실행은 모두 어머니로부터 연유한 것이다. 어머니로부터 피와 살을 받았고 영혼과 정신을 받았다.
우리 민족의 위대한 인물과 영웅은 모두 어머니의 힘으로 태어나고 자랐다. 어머니의 힘은 참으로 위대하다. 인간은 생을 마감하는 순간 어머니를 찾는다. 전쟁터에서 죽어가는 병사들도 어머니를 외치며 숨을 거둔다. 수 천년 동안 전쟁과 환난을 겪으면서도 우리 민족이 살아남아 번영한 것은 바로 어머니의 힘 덕분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지진으로 무너진 잔해 속에서도 보여준 어머니의 사랑의 힘을 눈물을 훔치며 보았듯이 어머니의 힘은 정말로 위대하다. 우리가 성웅이라 부르는 이순신 장군도 어머니의 각별한 보살핌 덕분에 소임을 다할 수 있었다. 율곡 이이도 어머니 신사임당의 정신세계에서 성장할 수 있었다. 한석봉의 명필은 어디에서 탄생했겠나, 모두 어머니의 정신과 가르침에서 나왔다.
이 땅의 모든 위인과 영웅이 어머니의 힘으로 성장했듯 이 땅의 모든 사람은 어머니의 정성으로 성장했다. 시골 아주머니·할머니도 모두 자식을 키우는 데는 놀라운 신통력을 지닌 분들이다. 우리 조국을 지킨 모든 사람의 마음 속에는 어머니라는 ‘수호신’이 있었다. 이 땅의 모든 어머니는 영웅을 잉태하고 키운 영웅들의 영웅이다. 영웅의 가슴 속에는 어머니라는 수호신이 있다.
고운석 주필 gnp@goodnewspeopl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