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운석 주필
개별의원들의 쓴소리는 있었지만 당 지도부 차원에서 문재인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적인 평가가 나온 것은 이례적이다. 이같은 반성을 바탕으로 김 의장은 정책에 강한 ‘대안 야당’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따라서 “보수정부 정책도 수용하겠다”고도 하고 지난달 27일 취임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연 김 의장은 “과거 민주당 정책에 대한 반성과 역대 정부의 공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민주당 노선의 현대화’를 이루겠다”며 “민주당이 전반적으로 정책을 수립해 나가는 과정에서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패배)에 대한 평가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특히 전 정부의 대표적인 실책으로 소득주도성장과 부동산 정책을 거론했다. 그는 지난해 당 대표 경선에 출마했을 때도 정권교체를 불러온 원인으로 두 정책을 언급한 바 있다. 김 의장은 “현실적으로 조금 무리다 싶으면 집요하고 치열하게 토론하고 점검하는 것이 필요했는데, 당이 그렇지 못했던 점을 뼈아프게 반성한다”고 했다. 이어 “보수 정부의 긍정적 정책성과도 합리적·선택적으로 수용하겠다”고 했다.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시대의 정체성과 정책을 계승하면서도 (보수와의)비판적 통합을 통해 정책적 균형을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평가할 만한 보수측 정책으로는 ‘이승만 정부의 농지개혁’ ‘박정희 정부의 과학기술 및 자주국방 중시’ ‘노태우 정부의 북방정책 및 남북기본합의서’ 등을 꼽았다.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15·16대 총선에서 당선되며 서른여섯의 나이에 재선의원이 됐던 김 의장은 한때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의 선두주자로 꼽혔다. 하지만 2002년 서울시장 낙선 후 오랫동안 야인생활을 하다가 21대 총선으로 원내 복귀했다. 문재인 정부 정책에 대한 과감한 반성과 보수 정부 정책에 대한 전향적인 인식의 이면에는 김 의장의 남다른 정치경험이 녹아있다는 평가다.
총선을 1년 앞둔 민주당의 정책방향성으로 김 의장은 ‘르네상스 10방향’을 내놨다. “연방제 수준의 지방자치와 분권이 이뤄지도록 자치 입법권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각 지방의 핵심 역량을 발전시키는 입법과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것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설정했다. 여기에 맞춰 각 지역 주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정책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새만금개발 관할권을 중앙정부에서 전라북도로 이동 ▲우주항공청 특별법 입법 등 경남 발전 방안 ▲‘도쿄돔을 능가하는 수준의 부산 사직 돔구장’ 건설 등이다. 여당을 향해선 매주 양당 정책위 의장 간 ‘1대 1정책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민주당은 5월 정책위 워크숍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정책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허나 문제는 정치판이 오늘날까지 말과 행동이 달랐다. 하니 앞에서 언급한 소학의 가르침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고운석 주필 gnp@goodnewspeopl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