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정명 천년 기념 특별기획> 우리 마을 어르신 구술 프로젝트① - 송월동 이학동 어르신(96세)
“늘 움직이고 소식하며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게
내 건강의 비결이지”
입력시간 : 2018. 07.17. 13:49


어르신들의 인생 경험과 여정을 기록함으로써 인생에 대한 보람과 자긍심 고취는 물론 후손들에게 삶의 다양한 지혜와 추억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본지는 ‘2018 우리 마을 어르신 구술 집필사업’을 진행한다.

우리 마을 어르신 구술 집필사업은 어르신들의 인생 정리 작업을 통해 지난 삶을 돌아보며, 죽음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함으로써 행복지수를 높이고, 어르신들의 이야기 상대가 돼 드림으로써 봉사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통해 마을의 소중한 역사와 문화를 기록으로 보존해 후손들에게 알릴 수 있는 마을 어르신들의 구술을 담아 본다. / 편집자 주



나는 이곳 성북동 토박입니다. 농사를 짓는 부모님 사이에서 누님 두분과 나는 막내로 태어났지요.

나주초등학교 19회 졸업생인 나는 일제 강점기 때에 일본사람들을 따라 다니면서 낮에는 노동을 하면서 중학교 과정을 마쳤어요,

이후 조대 미대를 졸업한 나는 졸업 후에는 일본 동경 미술연구소를 수료했어요.

1944년 나주해성학교에서 교사생활을 시작해 학생들의 예능을 주로 담당해 가르쳤어요.

예전에는 예능을 지도할 만한 교사들이 부족해 미술과 음악을 주로 가르쳤지요.

그리고 나는 21살에 가톨릭교 지인의 소개로 노안이 고향인 아내를 만나 결혼했어요. 3남1녀의 자식들을 두었고, 큰아들이 일흔이 넘었어요.

지금 생활은 나주에 살고 있는 둘째 아들과 하고, 딸은 서울에, 두 아들은 광주에 살고 있어요. 손주는 물론 증손주도 6명이나 된 답니다.

나와 한 살 차이인 아내는 1년 전 세상을 떠났어요. 아직도 아내의 빈자리가 그립구먼….



“예나 지금이나 물욕이 없어. 그래서 늘 어렵고 풍족하지 못하게 살아왔지”

1984년 고흥동중학교 교감으로 퇴직할 때까지 일본 동경미술협회의 초청으로 미술전에 출품도 했고, 한국전통예술대상 초대작가로도 활동했어요. 서울과 대전 등 전국 각지에서 개인전 도 여러 차례 열었지.

나는 본래 서양화를 전공했지만 예전에는 서양화보다 동양화를 선호하던 시절이었고 당시 생활비를 벌기 위해 나는 동양화를 그리기 시작했지.

그리고 나는 무엇인가 의미 있는 작품을 그리고 싶어 우리나라의 국화인 무궁화를 그리며 나와 그림이 주변에 알려지게 됐지요.

나는 예나 지금이나 물욕이 없어. 그래서 늘 어렵고 풍족하지 못하게 살아왔지.



그래도 늘 지역문화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남달랐나 봐요.

1961년 미문화원이 관장하던 나주문화원 창립을 주도해 초대 나주문화원장으로 3년간 나주문화원을 이끌었고, 1962년에는 나주에서 교사로 지내면서 나주의 문화 창달을 꿈꾸며 나주연예인협회 창설을 주도했었어요.

미술, 음악, 문학. 연극 등 문화예술인들이 모여 활동하면서 나주가 예향이라 별칭을 얻게 되는 계기가 됐지요.



“적은 봉급을 털어 야간중학교를 설립했어”

그리고 나는 형편이 어려워 배움의 기회를 놓친 지역청소년들을 위해 적은 봉급을 털어 야간중학교를 설립했어. 국가에서 시행하는 중학교 의무교육이 시작될 때까지 야간중학교를 7년 동안 이끌어 왔지.

나는 지역주민들과 문화생활을 하고 싶어 여든 살 되던 해 문화사랑방을 만들었어요. 주민 누구에게나 무료로 개방해 그림도 와서 배울 수 있게 하고, 섹소폰 아코디언, 올겐 등 악기도 가르치며 지역 노인들과 여가를 보내고 있어요.

다른 곳에서 문화사랑방 겸 화실을 운영하다 여기로 옮긴지 얼마 안 돼 아직 정리가 안됐어요.

또 나주미리내악단 단장인 나는 지역의 노인요양병원이나 요양원 등을 돌며 위문공연을 하며 봉사하고 있어요. 단원이 다들 70세 이상이어도 열정적으로 공연에 동참하고 있지.



“그림 그리고, 악기 다루며 주민들과 지금처럼 살고파”

나는 이제껏 살아오면서 크게 변화된 생활은 없었어요. 욕심을 버리고 살아서인지 특별히 기쁘지도, 슬프지도….

늘 움직이며 부지런하게 생활하고 소식한 것이 내 건강의 비결이라면 비결이지요. 나는 남들 다하는 운동 같은 것도 해 본적이 없으니까.

크게 내세울 것도 없는 나에게 지난 2016년에는 나주시에서 나주문화원 창립주도와 44년간 후진양성에 주력하며 노년층을 중심으로 지역사회 문화 활동을 전개한 공으로 나주시민의 상을 받는 영광을 안기도 했어.

나는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림 그리고, 악기 다루며 주민들과 생활하며 살고 싶어요.

1924년생이니까 아직 나이도 얼마 안 먹었잖아요. 하하~


정리 박은정 기자 gnp@goodnewspeople.com        정리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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