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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 기획] 老서예가의 우리글 사랑
한글의 아름다움 토해내는 그의 예사롭지 않은 붓끝
‘사공 한문·서예원’ 류 종 택 원장
입력시간 : 2005. 10.19. 15:48


″선생님, 안녕하세요?” “선생님, 안녕히 계세요.” 바쁜 원장 선생님에게 꼭 인사를 건네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우렁차다.

광주시 북구 일곡동 진로아파트 맞은편에 위치한 사공한문·서예원. 아이들의 글 읽는 소리가 낭랑하고 한쪽에선 반듯한 자세로 앉아 서예에 열중하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요즘 아이들 같지 않게 의젓하다.

이곳에서 아이들에게 한문과 서예를 가르치고 있는 류종택 원장. 초등학교 교장을 지낸 류 원장은 정년퇴직 후 대부분 경로당을 찾거나 소일거리를 찾아다니는 비슷한 연령의 사람들과는 달리 사라져가는 전통문화의 맥을 잇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에게는 평생을 서예와 함께 하고 있다는 말이 과언이 아니다.



한학자 祖父의 엄한 서당 교육

곡성 출신인 류 원장은 어릴 적 한학자인 할아버지의 가르침에 따라 서당을 다니면서 공부를 해야만 했다. 할아버지에게서 한글과 한문, 수학을 터득한 그는 초등학교를 1, 2학년을 건너뛰어 3학년부터 시작해 11살에 졸업해 수재라는 소리를 듣고 자랐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정규 과정의 교육을 반대해 다시 서당에 다니면서 남은 한문 학습에 전념해야 했다. 이런 할아버지의 교육이 내심 불안했던 그의 어머니는 할아버지를 끈질기게 설득해 류 원장은 순천에 있는 중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다.

할아버지의 그런 기초 교육 때문이었는지 류 원장은 당시 수재들만 모인다는 순천사범학교에 당당히 합격해 교사의 길로 들어섰다. 당시 교사들은 지금처럼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이 적극적으로 학교 생활에 동참하거나 하는 일이 없어 교실 내의 모든 환경 미화를 교사가 담당해야 했다. 그래서 류 원장은 그림도 그리고 글을 써서 붙이기도 하면서 서예에 깊이 빠져들기 시작했다고. 그렇게 시작된 서예는 교직 생활 43년 동안과 그의 남은 여생의 동반자가 되고 있다.

학생들과 교사들에게 서예를 가르치는 선생님으로 이름나 있는 류 원장은 “취미로 시작했던 서예에 점점 매력을 느끼면서 아이들과 동료 교사들에게 가르쳐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고 했다. 자신이 몸담은 학교에서는 늘 서예를 지도했고 섬 지역으로 발령을 받았을 때에는 서예 용품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모든 재료를 구입해 들어가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1994년 고향인 곡성의 죽곡초등학교 교감 시절에는 유치원생을 비롯해 전교 70여 명의 학생들에게 서예를 지도해 광주시에 있는 학생회관에서 3일간 전시회를 갖기도 했다. 이 때 놀랍다는 주변의 반응과 함께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렇게 독학으로 서예를 공부하면서 학생들과 교사들에게 서예를 가르치던 그가 정식으로 서예 공부를 시작한 것은 곡성에서 광주의 학교로 부임하면서 ‘학정서예원’을 찾으면서부터. 하지만 여기에서 배운 것은 한문 서예. 초등학교 교사였던 그는 한문을 잘 알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다는 사실에 착안해 한글 서예를 혼자서 배웠다. 또 한문 서예 옆에는 반드시 한글로 뜻풀이를 하는 식으로 서예에 대한 낯설음을 친근함으로 바꾸어놓았다.



그가 가는 학교엔 서예도 간다

그의 이런 열정은 그가 몸담고 있는 학교마다 서예부문 각종 대회에서 상을 휩쓰는 성과를 올리게 했다.

하지만 류 원장은 여기에 만족하지 못하고 초등 붓글씨 지도자료인 ‘판본서체 쓰기 필법 지도 자료’와 ‘궁체 쓰기 필법 지도 자료’를 개발해 무료로 보급하면서 한글 서예 일반화의 선구자가 되었다.

지난 1997년에는 전남 초등붓글씨연구회를 조직해 교원을 대상으로 실기 연수를 통해 한글 서예 보급에 기여하기도 했다,

류 원장은 이러한 활동들을 널리 인정받아 곡성교육상을 비롯해 황조근정 훈장, 교육부장관상 3회, 교육감상 3회, 광주교대 총장상, 전남도지사상·교육장상 5회, 죽곡초등학교 학구민 교육공로패 등 많은 상을 받기도 했다.

또한 그는 서예의 보급을 위해 ‘한글날 기념 초·중·고 서예작품 공모전’을 만들어 출품료 없이 공모전을 열기 시작했다. 3년 전부터는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매년 열리고 있다.

지난 1987년에 무등한글서예연구회를 조직해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한 그는 5∼6년 전부터 중국 연길시 조선족들의 한글 쓰는 단체와 접촉해 교류전을 갖고 있다.

올해는 제7회 한-중 한글서예교류전 중 한국전은 지난 2월 광주에 있는 남도예술회관에서, 중국전은 지난 8월 연변미술관에서 성황리에 마쳤다.

2번의 개인전을 연 그는 2003년 첫 개인전에서는 국한 혼용으로 작품을 구성하였고, 지난 7월에 메트로갤러리 초대전에서는 한글 중심으로 구성한 개인전을 가졌다.

2004년 2월 퇴임하면서 후학 양성과 동료 교사들의 ‘쉼터’ 마련을 위해 사공 한문·서예원의 문을 열어 1년 3개월이 지나는 동안 학부모들과 학생들로부터 열렬한 호응을 얻고 있다.

아직도 할 일도, 또 하고 싶은 일도 많다는 류 원장. 그는 “서예에 관련된 바른 필법을 깊이 연구해 책으로 내고 싶고, 한글의 서체는 궁체와 판본체 2가지로 고정되어 있는데, 변화를 주어 큰 전시회를 여는 것이 개인적인 희망 사항”이라고 밝혔다.

한글 서예의 선구자 사공(津人) 류종택. 바른 인성 형성과 집중력 향상, 인내력을 길러줌으로써 정서를 안정시킨다고 알려진 서예. 여기에, 한자에 익숙하지 않은 현대인을 위해 한글 서예를 더해 그 보급의 선두주자를 자청하고 있는 류 원장. 그의 붓끝이 예사롭지 않게 다가서는 이유다.



<< 경 력 >>

-무등한글서예연구회 회장

-한국미술협회 회원

-광주 필진회 회원

-연우회 회원

-국제서법연합회 회원

-광주·전남 교원 서우회 회원

<< 수 상 >>

-제7회 송곡 서예상 수상

-광주광역시 미술대전 초대작가

-전라남도 미술대전 초대작가

-대한민국 서예전람회 입선

-대한민국 서예고시대전 입선

-전국 교원 미술교류전 우수상

-전국 무등대전 입선

-매일서예대전 입선

-서울미술제 우수상, 특선

-한·중 교류전 금상

-전남 교원 실기대회 1등급

-한글서예 지도교사상 10회


양광석 실버기자 gnp@goodnewspeople.com        양광석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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