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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정배 법무장관 "국가 정체성 논란 바람직하지 않다" | “우리 사회 논쟁은 본질 벗어나 통탄
검찰 개혁 방향은 국민 위한 공권력 확립”
| | | | 입력시간 : 2005. 11.07. 15:13 |
천정배 법무부 장관이 지난 10월 21일 광주 비엔날레 전시장에서 열린 ‘교정작품 전시회’ 개막식에 참석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후임 검찰총장을 검찰 내부에서 발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천 장관은 “광주만 와도 고향에 온 것처럼 포근하다”며 후임 검찰총장을 인선하기 위한 3가지 기준을 제시하고, 이와 함께 검찰에 대한 통제가 필요하다는 검찰 개혁의 방향, 논란을 빚고 있는 국가보안법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천 장관은 개관식을 마치고 광주교도소에 들러 현황을 살펴본 뒤 이날 오후에는 장성군청에서 열린 ‘장성 아카데미’ 강연을 했다.
천 장관의 이날 기자 간담회 내용을 요약한다.
-후임 검찰총장 인선은?
▲후임 검찰총장은 검찰권을 적절하게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며, 검찰권을 강력하고 공정하게 행사해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부정부패를 척결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또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면서 인권을 보호하고 인권옹호 기관으로서 수사에서 적법 절차를 지키면서 검찰권을 수행할 의지가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아울러 시대의 흐름을 잘 인식하고 검찰의 업무를 개선하고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 세 가지를 지키는 사람이 후임 검찰총장에 적임자이고 검찰 내부에도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하는 인재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검찰총장 제청권자로서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 굳이 외부에서 인물을 영입하는 것보다 내부에서 신망 받는 적임자를 찾아 제청하도록 하겠다.
-수사지휘권 발동이 불러온 파장에 대해.
▲어느 정도 예상했다. 헌정사상 유례가 없는, 서면에 의한 수사지휘로 검찰 내부에 줄 충격 내지는 반향을 예상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논쟁이 사안의 본질과 관계없이 진행돼 참으로 통탄스럽다. 법치주의와 인권 확립의 차원에서 과연 (강정구 교수를)구속수사 해야 되는 것인지…. 법무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대한 논쟁은 있을 수 있다. 또 형사, 사법제도와 검찰의 발전에 관한 건설적인 논쟁은 있을 수 있으나, 국가 정체성 논란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치적인 의도가 한심스럽다. 장관으로서 검찰과 형사, 사법에 있어 앞으로도 인권 신장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국가보안법에 대한 생각은?
▲국보법에는 인권 침해의 요소, 기본적인 권리인 내면 양심의 자유에 대한 침해 요소가 있어 매우 비판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이 생각에는 변함이 없으나, 국보법이 실정법으로 존재하는 만큼 법의 집행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 법을 무력화시킬 수는 없다. 이번 수사지휘권 발동 과정에서도 구속, 불구속 여부는 해당 피의자인 강정구 교수와 국보법과는 무관하다. 검찰총장에게도 당당하게 수사하고 기소할 것을 전달한 바 있다. | | 천 장관의 교정작품전시회 테이프커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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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개혁의 방향은?
▲검찰 개혁은 어제오늘의 과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다. 취임 이후 검찰 개혁에 대한 검찰 구성원들의 의지가 강력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검찰은 국민을 위한 검찰이고,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기관이다. 구체적으로 검찰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책임지는 권력기관으로서 국민을 위해 공정하게 공권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개혁이 추진돼야 한다. 특히 검찰이 거대 권력인 만큼 국민에 의해 민주적인 통제를 충분히 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 검찰 내부의 감찰과 자정이 필요하다. 제 식구 감싸기는 근절돼야 한다. 주권자인 국민이 느끼기에 검찰 내부의 자정 노력으로는 권력 남용이 차단되기 힘든 만큼 국민의 민주적 통제를 검찰이 수용해야 한다.
검찰 구성원들이 주체가 되는 가운데 많은 토론과 소통이 필요하고 온 국민의 참여도 역시 중요하다.
-후임 검찰총장을 인선하는 데 국민을 참여시키거나 외부 의견을 참고할 것인가?
▲검찰총장의 인선에 관해 공개적으로 국민의 의사를 묻기는 어렵다. 정치인과 공무원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국민의 의사를 묻는다. 그러나 검찰총장 인선 문제는 국민들의 직접적인 책임이 아니다. 장관이 검찰 내외의 의견을 수렴해서 할 것이다.
-법무장관의 사퇴를 요구한 소장 검사의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젊은 검사의 소신을 높이 평가, 간부를 통해 격려의 뜻을 전달했다. 젊은 검사라도 자신의 소신을 밝히고 법무장관과 토론할 수 있다. 그러나 사퇴하라는 의견을 수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김영춘 기자 gnp@goodnewspeople.com 김영춘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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