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연예協서 45년 만에 독립 남진 가수협회초대회장 | "가수들 대통합에 앞장서겠다
권익 찾기로 위상도 높일 것"
오빠부대 탄생시킨 ‘한국의 엘비스’ | | | | 입력시간 : 2006. 06.02. 18:25 |
지난 5월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는 한국 가요계에 매우 뜻깊은 행사가 있었다. 1961년 한국연예협회로 흡수되면서 사라졌던 한국가수협회(이하 가수협회, Korea Singers Association)가 45년 만에 독립, 창립총회를 연 것이다.
가수 유열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총회에서는 협회 초대 회장으로 선출된 남진을 비롯해 패티김, 현미, 김도향, 정훈희, 양희은, 태진아, 송대관, 정수라, 민해경 등 장르와 나이를 초월한 가수 200여 명이 참석해 창립을 축하하고 발전을 다짐했다. 특히 금사향, 이갑돈, 김활선, 명국환 등의 원로 가수에서부터 이현우, 김종서, 유리상자의 박승화, 클론의 구준엽, 채연, 하리수, DJ.DOC의 김창렬, 장윤정, 이루 등 신세대 가수들까지 한자리에 모여 근래에 보기 드문 가요계 화합의 장을 연출했다.
이날 남진 회장은 취임사에서 "가수협회가 45년 만에 부활했다. 협회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온 힘을 쏟겠다"며 "생전에 협회를 만들고자 하셨던 현인 등 고인이 된 선배들께 이를 바친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랜 세월 가수로 활동하면서 그동안 가요계가 가지고 있던 문제점들을 그 누구보다 더 온몸으로 체험한 그이기에 이번 협회 창립을 계기로 가요계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이는 데 발벗고 앞장서겠다는 다짐이다.
우리나라 가요사에 있어 빠져서는 안될 인물, 남진. 1971년 베트남전 위문 공연을 하고 돌아온 그는 ‘리사이틀’이라는 말 자체를 국내에 처음 등장시켰던 원조 라이브 가수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전통가요 트로트의 황금기라 할 수 있는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를 주름잡은 국내 가요계의 대표 스타가 바로 그다.
흔히 요즘 소녀들은 자신의 우상인 가수를 부를 때 ‘오빠’라고 한다. 가수들 중에서 여성 팬들로부터 ‘오빠’ 소리를 처음 들은 가수가 바로 남진일 것이다. 또 요즘은 보편화된 ‘팬클럽’도 남진의 추종자들이 처음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데뷔이래 40여 년이 넘도록 수많은 노래를 발표하고 수 없이 많은 히트곡을 남긴 그는 영화배우로, 가수로 활동하며 많은 팬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최근 ‘둥지’‘모르리’‘빈 지게’ 등 신곡을 발표한 그는 ‘어게인 님과 함께’라는 타이틀로 전국 팬들과의 만남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6월 4일에는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공연이 예정되어 있는 그는 이에 대해 "가수협회가 창립되면서 바쁘긴 하지만, 전라남도 목포가 고향인 제가 광주에서 여는 이번 공연은 매우 뜻깊은 것"이라고 말했다. | | 본지 김성환 편집국장과 대담 중인 남진 가수협회장 |
|
가수협회의 수장으로, 또 팬들과 만나기 위한 콘서트 준비로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할 만큼 바쁜 일정을 소화해내고 있는 ‘한국의 엘비스 프레슬리’‘원조 오빠’ 남진. 그를 만나 가수협회 창립 소감과 가요계가 당면한 문제점, 앞으로 가수협회가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 내용, 가수 남진 개인에 대한 스토리 등을 들어봤다.
한국가수협회가 45년 만에 독립해 창립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초대 회장을 맡게 돼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정말 감회가 남달랐습니다. 우리는 1930년, 이 땅에 대중가수라는 직업이 탄생한 이래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제대로 모여본 적이 없었습니다. 이제 중견가수로서 선배가수들을 모시고 후배가수들을 이끌어야 하는 저로서는 참 안타까운 부분이었습니다.
지난 창립총회 당일 세대와 장르를 초월하여 우리 가수들이 식장을 가득 메우고 원로 선배가수들이 소개될 때마다 전부 자리에서 일어나 휘파람을 불며 기립박수로 환영을 하는데, 가슴이 벅차 올랐습니다.
연예협회의 가수분과위원회에서 가수협회로 독립된 것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습니까?
한마디로 요약하면 가수의 권익과 위상을 주체적으로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 지난 5월 1일 열렸던 '대한민국가수협회' 창립식 |
|
연예협회의 잘잘못을 떠나서 아직도 장르가 다른 대중예술인들을 한 협회 산하에 묶어놓는다는 것은 구시대적 발상이고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지요. 실제로 연예협회 산하 나머지 4개 분과는 이미 독립을 하고 가수분과만 남아있었습니다. 지금은 IT산업의 발달로 음악환경이 급속도로 변화되어 자고 나면 새로운 음악 아이템이 나옵니다. 이렇게 시시각각 변하는 음악산업과 세계 문화 경쟁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독립된 협회가 필요합니다. 지난 45년의 세월은 너무 길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가수협회가 발족하지 못한 특별한 이유라도 있었습니까?
특별하다기보다는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첫째는 연예협회가 가수분과의 독립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가수분과는 협회 내 리딩 차터(leading charter)로서 협회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그런 터에 독립을 하게 되면 협회 위상은 큰 손상을 입겠지요. 둘째는 우리 가수 자신들의 단합의 문제입니다. 가수는 탤런트나 영화배우 등 여타 연예인들과 달리 같이 모여 대본을 읽고 공연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예를 들면, 같은 무대에 출연해도 나중에 무대에 오르는 가수는 먼저 노래하고 간 가수를 못 보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런 직업적인 특성으로 가수들은 같이 모일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우리 권리 찾기에 소홀했고 많이 게을렀습니다. 이제는 가수 스스로가 단합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으니 함께 모이는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 | ■ 그가 걸어온 길
▲1945년 목포 출생
▲56년 목포북초교 졸업
▲60년 경복중학교 졸업
▲62년 목포고 졸업
▲65년 한양대 영화과 졸업
▲65년 '서울플레이보이'로 데뷔, '울려고 내가 왔나' 등 발표
▲66년 '가슴아프게' 발표, 영화 '형수' '가슴아프게' 데뷔
▲67년 MBC 신인상 수상
▲69년∼73년 TBC 남자 가수상 대상 3회 수상
▲69년∼71년 베트남전 참전
▲71년 서울 시민회관 첫 리사이틀 공연, 한국 무대예술상 그랑프리 2회 수상
▲71년∼73년 MBC 10대 가수왕 연속 3회
▲72년∼77년 리사이틀 5회 공연
▲91년 한국연예협회 가수분과위원장
▲2000년 한국연예협회 이사장
▲2005년 문화관광부 보관문화훈장
▲2006년 한국가수협회 회장
■ 대표곡
가슴아프게, 울려고 내가 왔나, 별아 내 가슴에, 미워도 다시 한번, 님과 함께, 그대여 변치 마오, 지금 그 사람은, 빈잔, 둥지 등. |
|
가수협회가 발족되면서 가수들의 권리 찾기에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신 것으로 압니다. 가수들이 당면한 가장 시급한 현안들을 지적해주실까요?
‘가수 권리 찾기’라고 말씀하셨는데, 엄격히 말하면 아직도 ‘가수 권리 바로 알기’ 단계입니다.
가수들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는 우리의 권리를 바로 인식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대한민국 법에서 가수의 권리로 유일하게 보장하고 있는 저작인접권의 현실화 같은 것이겠지요. 지금도 개정 저작권이 국회 입법 과정에 있습니다만, 이제는 그 속에 가수의 목소리도 적극적으로 반영되어야 합니다.
※저작인접권(著作隣接權)이란?
저작권과는 다른 개념이다. 녹음·녹화 기술의 발달로 가수 등이 직접 현장에서 노래를 부르는 등 표현의 기회가 줄어들자 실연자(實演者)를 보호하기 위해 나온 개념이 저작인접권이다. 저작권이 저작물을 만든 저작자에세 주어진 권리인데 비해 저작인접권은 저작물을 표현하는 실연자에게 주어진다. 예를 들어 작사·작곡가는 저작권을, 가수는 저작인접권을 갖게 된다. 저작인접권은 50년 간 존속하며, 저작인접권의 제한·양도·등록 등은 대체로 저작재산권의 경우와 동일하게 취급한다.
위의 문제점들의 해결 방안과 함께 가수협회가 앞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의 구체적인 내용을 좀 알려주십시오.
방송국 출연료 현실화뿐만 아니라 최근 몇 년 사이에 음반시장의 몰락과 함께 그 사이를 음원시장이 대체하면서 상당히 부담이 심했습니다. 저도 45년 동안 노래하며 흑백TV에서 컬러TV 시대로 바뀌는 시대와 음반제작 시스템이 LP시대에서 CD시대로 바뀌는 과정을 전부 겪었습니다만, 이번의 경우에는 천지개벽과도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전송권, 복제권 등 음원과 관련한 새로운 법률권리 용어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급속도로 변하는 음악시장과 환경에서 가수들은 스스로 연구하고 준비하여 권리를 찾아야 하는 것입니다. | | 남진 회장이 출연했던 영화 가수왕 |
|
회장님은 70∼80년대 오빠부대의 원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 그 당시 회장님의 인기는 어느 정도였습니까?
너무 오래된 일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웃음). 그랬습니다. 오빠부대가 그때 처음 등장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제가 20대 초반 무렵이었는데, 팬클럽이라는 것도 그때 처음 생겼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가수도 너무 많고 노래 장르도 다양해 자신이 좋아하는 취향에 맞춰 가수도, 노래도 좋아하는 경향이 있지만 당시에는 노래가 '트로트'밖에 없었으니까요. 10∼60대까지 연령대를 초월해서 모든 팬들이 저를 좋아해주셨던 것 같습니다. 가수로서는 큰 영광이며 행운이지요.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6월 4일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어게인 님과 함께’라는 라이브콘서트가 열릴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공연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현재 전국 투어 중인데, 이번 광주 공연은 1970년대 극장쇼 분위기를 연출할까 합니다. 제 개인 공연이지만 코미디를 가미하고 신세대 트로트 가수인 김용림 등을 초대 가수로 등장시켜 다양한 공연을 선보이려고 합니다. | | 남진 회장이 출연했던 영화 모정 |
|
지금의 연예계, 특히 가요계를 보면서 40여 년 동안 가수로 활동해오신 중견 가수로서 격세지감을 느끼시죠? 그때와 현재의 가요계를 비교해주십시오.
40년이면 강산이 4번은 바뀐 세월이에요. 세상이 바뀌었듯이 가요 시장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흐르는 세월과 세상에 역행할 수는 없어요. 순응하면서 적응해나가야지요.
특히 제가 가수다 보니 가요계를 집중적으로 보게 되는데, 제가 전성기였던 때에 비하면 가요 시장은 거대화되었어요. 가요 장르도 트로트에서 포크송, 발라드, 힙합, 랩 등 다양해졌어요. 변화라는 것이 모든 분야에서 그렇듯이 가요계에도 장단점은 있다고 봅니다.
이렇게 장르가 다양해지면서 많은 가수들이 배출되고 발전되면서 현재는 가수들이 국내는 물론 동남아나 일본, 미국까지 진출해 인기를 얻고 있는 현실을 보면서 선배 가수로서 무척 기쁩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우리 전통 가요인 트로트가 팬들에게서 멀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트로트 가수로서 전통 가요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팬들께 부탁드립니다.
가수협회 수장으로서 앞으로 가요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주시겠습니까?
우리 가수들은 비즈니스를 하는 사업가들이 아닙니다.
가수들이 온전히 공연무대와 녹음 스튜디오에서 예술적 재능과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음악 산업 환경 조성이 중요합니다. 이런 바탕에서 가수들은 음악적 완성도와 가요계의 질적 성장을 위해 연마하고 노력해야겠지요.
가수의 근본은 노래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후배들은 세월을 거슬러 애창되는 명곡으로, 생명력이 긴 가수로 기억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회장님을 잘 모르는 세대들을 위해 회장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가수 데뷔 40년이 넘은 원로가수 남진입니다. 젊은 친구들에게는 낯선 연예인이겠지만, 그 젊은 친구들의 부모 세대에서는 꽤 인기 있는 가수였지 않나 싶네요.
저는 전라남도 목포에서 태어나 목포 북초등학교를 나온 후 정치인이셨던 아버님을 따라 서울에서 경복중학교를 다녔습니다. 다시 고향에서 목포고등학교를 나온 뒤 평소 꿈인 영화배우가 되고 싶어 한양대 영화과에 진학했습니다. 부친이 돌아가신 1965년에 어머니(14년 전에 작고)의 전폭적인 지지로 가수로 데뷔하게 되었습니다.
21살 때 ‘가슴아프게’라는 노래로 일약 스타가 되었어요. 1971년 대한민국 가수 최초로 서울 시민회관에서 리사이틀 공연을 했고, 또 팬클럽을 가진 최초의 가수이기도 했어요. 영화도 수십 편 찍었어요. 현재 인기 있는 가수들 못지 않은 인기를 누렸었지요. | | 남진 회장이 출연했던 영화 세노야세노야 |
|
지금은 젊은 친구들이 '둥지'라는 제 노래를 부르는 것을 들을 때면 기분이 매우 좋습니다. 가수 남진은 몰라도 ‘둥지’는 알고 있는 셈이지요. 가수란 노래로 말하는 직업 아니겠습니까? 제 노래를 알고 있는 젊은 친구들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흥분되는 일이에요.
유명 연예인들의 정계 진출이 흔한데, 회장님에게는 정계의 러브콜이 없나요?
연예인들의 정계 진출이 많은 것은 사실인데, 전 정치의 분위기 자체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전혀 정계에 진출할 생각이 없습니다. 물론 러브콜은 여러 번 받았습니다.
아버님께서도 정치를 하셨지만 왠지 저는 정치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에요. 정치는 평온하고 즐거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가수라는 직업과도 아주 거리가 멀게 느껴져요. 또 제가 전혀 알지 못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정계 진출에는 전혀 마음이 없습니다.
회장님은 사회 공헌 활동도 활발하신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떤 활동들을 하고 계십니까?
여러분 앞에 내세울만한 공헌 활동은 없습니다. 그저 가수라는 직업이 팬들의 사랑 없이는 존재의 가치가 없는 직업이다 보니 팬들에 대한 마음의 빚을 조금이나마 사회에 돌려준다는 생각에 불우한 이웃을 찾아 자선 공연을 하는 정도입니다. 제가 그런 활동을 한다는 것이 알려진 것은 아마 신체장애인 행사 등에 가끔 자선 공연을 해주고 있는 것이 입소문으로 전해진 것 같습니다.
가수협회 회장을 맡게 되면서 가장 하고 싶은 일도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의미에서 어려운 이웃들을 초청해 무료자선공연 행사를 하고 싶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도 그런 행사를 추진해 많은 팬들과 흥겨운 무대를 만들고 싶은 마음 간절합니다.
가수협회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끝으로, 굿뉴스피플 독자들에게 한 말씀 해주십시오.
우리 시대에 한국인을 대변하는 훌륭한 잡지를 갖는다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굿뉴스피플과 독자가 함께 공감하는 알찬 기사로 사회에 크게 공헌하는 전문잡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리 가수들도 그 과정에 어떤 역할을 주시면 기쁜 마음으로 달려가겠습니다. 또 독자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하는 가수협회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독자 여러분들께서 가수협회에 큰 관심을 가져주시면 힘이 될 것 같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대담=김성환 편집국장 정리=방수진 차 장 gnp@goodnewspeople.com 김성환의 다른 기사 보기
|
|
 |
|
기사 목록 
프린트 화면 
메일로 보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