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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돌출 변수 없던 ‘5.31’에 박근혜 대표 테러 ‘폭풍’ | | "한나라당 우세 고착" 분석 | | | | 입력시간 : 2006. 06.02. 18:34 |
 | | 박근혜 대표의 피습이 5.31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광주시내 한학교 담에 나붙은 시장후보벽보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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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지난 5월 20일 오후 서울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지지유세 도중 괴한의 습격을 당해 얼굴이 11㎝ 가량 찢어지는 ‘정치 테러’를 당했다. 박 대표는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겨져 긴급 수술을 받았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
그러나 문제는 이 테러가 5.31지방선거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발생했다는 시점의 미묘함에 있다. 각 정당이 철저한 진상 규명 및 배후 조사를 촉구하고 나서는 등 선거판 핵심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피습 상황=지난 5월 20일 오후 7시 25분경.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오세훈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의 지지연설을 하기 위해 단상을 오르던 박 대표에게 50대의 한 남자가 갑자기 달려들어 흉기를 휘둘렀다. 이로 인해 박 대표는 오른쪽 뺨에 10㎝ 정도의 자상을 입고 사건 현장과 가까운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겨져 60바늘을 꿰매는 수술을 받았다. 그렇지만 후유증 없이 상처가 완전히 회복될지는 미지수다. 의료진은 흉터가 완전히 자리잡은 6개월 후가 돼야 재수술해야 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고 밝혔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지충호(50)씨는 장기 복역과 건강 악화로 이 사회에 불만을 품은 인물인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전과 8범인 지씨는 1991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구속기소돼 실형을 선고받고 14년 4개월 간 복역하다가 작년 8월 청송보호소에서 가출소했다. 그는 올해 2월 말까지 기거하던 인천 한국갱생보호소를 나온 후 고정적인 직업이 없이 찜질방과 목욕탕 등을 전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복역 중에도 교도관들을 폭행하고 협박할 정도로 폭력 성향을 강하게 드러냈고, 갱생보호조치를 받던 작년 12월에는 한나라당이 개최한 사립학교법 개정 반대 집회에서 폭력을 휘두른 적도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지씨는 유세 일정 확인 후 고속버스 편으로 상경해 오후 4시께 유세장 근처 문구점에서 커터칼을 구입해 범행에 사용했다.
◇각 당의 반응=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은 이번 사건을 "명백한 선거 테러"로 규정했고, 이방호 정책위 의장도 "이번 사건은 정치 테러로, 어떤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는 행위"라며 "선거를 앞두고 야당 대표에게 자행한 이런 테러는 배후를 철저히 밝혀 엄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건 직후 세브란스병원을 찾은 이명박 서울시장도 "선거사상 이런 일이 언제 있었냐. 있어서는 안될 일이 발생했다"고 개탄했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충격적인 일로, 박 대표의 건강이 괜찮은지 걱정된다"며 "선거 과정이 이런 식으로 훼손되고 일그러져서야 되겠는가"라고 말했다. 우리당 우상호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선거 분위기를 훼손하는 폭력사태를 엄정히 수사해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이상열 대변인도 "수사기관은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며 "배후세력이 있다면 엄벌해 다시는 이런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 박근혜 대표 테러 용의자 지씨가 지난 5월 21일 서울 서부지검 이송을 위해 서대문 경찰서를 나섰으나 경찰서 앞에서 시위를 벌이던 박대표 지지자들의 항의에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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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후는?=박 대표 피습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경합동수사본부는 처음에 드러난 지씨의 카드 사용 내역과 휴대폰 요금 등으로 볼 때 배후 세력이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했으나, 지씨의 씀씀이가 알려진 것보다 훨씬 작으며 범행 당시의 통화내역에서도 특이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지난 5월 25일 밝혔다.
합동수사본부는 지씨의 신용카드 내역을 조회한 결과, 수백만 원을 거래한 사실은 있지만 실제 사용 액수는 훨씬 적다고 밝혔다. 합수부 김정기 차장검사는 지씨가 속칭 카드깡을 이용해 현금을 조달했지만 대부분은 카드대납업주에게 넘어갔기 때문에 실제 사용한 액수는 얼마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검사는 이와 함께 지씨의 통화내역 가운데 범행 시간대에 통화한 내용을 중점적으로 조사한 결과, 특별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아직까지 지씨의 배후세력은 드러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 검사는 아울러 지씨가 입을 열면서 조서 일부를 작성했으나,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여전히 진술을 거부하고 있어 진의를 밝히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방선거에 후폭풍=박 대표 피습사건이 특별한 쟁점 없이 진행돼온 5·31지방선거전에서 ‘태풍의 눈’으로 등장했다. 박 대표가 유력한 대선 예비주자라는 점에서 이 사건은 대선 정국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건이 한나라당 지지층 결집을 가속화시키는 촉매제가 돼 전국적으로 한나라당 우세를 고착화하는 쪽으로 선거 판세가 흘러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박 대표 피습사건의 파장은 후보 간 접전이 예상되는 경합지역에서 더욱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울산 출신 한나라당 한 의원은 "민주노동당 후보와 접전을 벌이는 울산 북구와 동구 기초단체장 선거판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경기도당의 한 관계자는 "그나마 해볼만하던 몇몇 지역의 기초단체장 선거도 다 날아가게 생겼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선거 현장에서는 이번 사건이 끼칠 파장에 대해 다른 시각도 나오고 있다. 박 대표의 현장 지원유세를 기대할 수 없게 된 점이 한나라당 후보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선 정국에 끼칠 영향과 관련해선 일단 박 대표의 위상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나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할 경우, 박 대표의 당내 지도력이 굳건해지는 것은 물론, 테러라는 시련을 이겨낸 이미지가 향후 박 대표의 정치적 행보에 무게를 실어주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방수진 차장 gnp@goodnewspeople.com 방수진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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