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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산 순례/자재암 입구 단풍터널 압권-소요산 | 원효-요석공주 전설도 반갑기만
폭포·절벽 조화로운 '경기의 小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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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의상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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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난리와 폭염으로 유난히 힘겨웠던 2006년 여름이었다. 언제 이 무더위가 물러갈까, 했지만 어느새 가을은 우리 곁에 와 있다. 이럴 때 한번 찾아봄직한 곳이 있다. 경기도 동두천시 소요동에 위치한 소요산이 바로 그곳이다. 소요산은 경기도 포천군의 종현산과 남북으로 이어져 있으며, 동두천시 동북쪽 외곽을 둘러싸고 있다. 그리 높은 산은 아니지만 한번쯤 가본 사람이라면 이 산이 왜 ‘경기도 소금강’이라고 불리는지 고개가 끄덕여지게 하는 아름다운 산이다. 규모는 작지만 산세가 특이하고, 봄철엔 진달래와 철쭉이 장관을 이루며 가을의 단풍 또한 유별나다.
산 이름은 서화담(서경덕), 양봉래(양사언), 매월당(김시습)이 자주 소요하였다 하여 그렇게 부르게 되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소요산은 기기묘묘한 암봉과 바위능선 사이의 협곡이 압권이다. 원효폭포, 청량(淸凉)폭포, 선녀탕(仙女湯) 등 폭포 바위절벽 소(沼)가 어울려 깊은 산골짜기에 들어온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물이 맑고 계곡이 깊어서 언제 와도 좋은 산이지만, 특히 가을이면 단풍이 온 산을 붉게 물들여 가을 산행객들이 많은 곳이다.
소요산은 아기자기한 암봉과 능선이 조화를 이룬 전형적인 원점회귀형 산이다. 대개는 원효폭포를 지난 뒤 자재암(自在庵)으로 들어와 이름 그대로 시원한 폭포인 청량폭포(20m)를 지나 왼쪽 능선으로 올라간다.
이 길이 중백운대로 가는 능선이다. 골짜기 안으로 들어가는 길도 있으나, 능선을 종주하다시피 하는 코스는 이 길 뿐이다.
중백운대까지는 가파른 암릉이어서 조망도 좋고 올라가는 맛도 상쾌하다. 중백운대∼상백운대 능선은 대체로 평탄한 산길로 이어지나, 그렇다고 조망마저 평범한 것은 아니다. 중백운대와 상백운대 중간쯤에 골짜기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이 길로 내려가면 선녀탕, 선녀폭포를 보면서 자재암으로 내려갈 수 있다.  | | 원효폭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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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재암은 원효대사가 창건한 절이라고 한다. 원효대사가 깨달음의 결정체로 남긴 일성(一聲)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모든 일은 마음이 만들고 마음에 따라 생긴다). 모든 건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지극히 평범한 진리이다.
자재암은 654년 신라 무열왕 1년에 지어진 작은 암자로, 한때 소요사나 영원사로 불리기도 했지만 1909년 성파 스님과 제암 스님이 절을 중창하면서 본래의 절 이름이었던 자재암으로 고쳐 불렀다고 한다.
고려 중엽의 문인 이규보는 “원효가 이곳에 오면서 물이 솟아올랐다”고 자재암이 원효가 정진하던 곳임을 시로써 밝혀 전해주고 있으며, 조선 현종 때 학자 미수 허목(우의정)은 원효대사가 이 절을 최초로 지었다는 사실을 그의 ‘소요산기’에 적고 있다고 한다. 자재암은 입구부터 단풍나무 일색이다.
한여름 단풍은 그 빛이 푸르러 좋고, 가을이 되면 화려해서 좋다. 설악과 내장산 단풍이 좋다고들 하지만 이곳의 단풍도 둘째가라면 서럽다. 자재암은 세 채로 되어 있다. 가운데에 대웅전이 있고, 그 오른쪽에 폭포를 낀 굴이 있는데 나한전이다.
자재암에는 원효대사와 부부의 연을 맺었던 요석공주의 설화도 전해진다. 의상대사와 함께 당나라에 가 불경을 공부하려던 원효는 잘 알려진 일화처럼, 간밤에 마셨던 물이 아침에 보니 해골에 고인 물이었음을 알고 구토를 하며 ‘일체유심조’를 깨닫게 된다.  | | 자재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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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을 계기로 모든 게 마음먹기에 달렸고 ‘자신의 마음밖에 따로 법이 없음’을 알게 된 원효는 유학을 포기하고 평범한 교리로 부처님 말씀을 전하기 시작한다. 그런 원효가 만난 사람이 김춘추의 둘째 누이 요석(瑤石)공주. 이 두 사람 사이에서 신라 10현(賢) 중 한 명인 ‘설총’이 탄생한다. 하지만 원효는 홀연히 속세와 연을 끊고 수행의 길을 찾았는데, 그 은둔지가 바로 소요산이라고 한다.
원효대사가 이 곳에서 수도할 때에 요석공주가 공주봉(원효가 요석공주를 염두에 두고 이름지었다 함)의 기슭에 별궁을 짓고 살면서 어린 아들 설총을 데리고 지금의 일주문 부근에 와서 원효대사가 수도하는 곳을 향해 세 번 절하게 하고 학업에 정진토록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는 것.
대웅전 왼쪽엔 삼성각이 있고, 여기에 가려면 가파른 계단을 올라야 한다.
이렇게 일렬로 늘어선 듯 나란한 전각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면 쌍사자가 받치고 있는 석등이 있다. 더 안쪽에 원효대사가 수행하였던 고행의 공간, 바로 자연동굴에 조성된 석굴법당(나한전)이 있다.
석굴법당 입구 오른쪽에 있는 감로수에는 또 하나의 설화가 흐르고 있다. 속세에서 부부의 연과 혈육의 연을 모두 끊고 동굴 앞 초가에서 수행을 하던 원효대사는 다시 한 번 파계의 유혹을 받았으나 이를 극복했다는 내용이다.
비가 몹시 내리던 어느 날, 원효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참선을 하고 있었다. 그때, 비를 흠뻑 맞아 여체의 관능적 굴곡이 그대로 드러난 미모의 여인이 비를 피해 원효가 있는 초가로 들어왔다고 한다.
그렇게 들어온 여인은 요염한 미소와 관능적 몸놀림으로 원효를 유혹했지만, 원효는 미동도 않고 수행에만 정진했다고 한다. 원효는 나중에야 그 여인이 자신을 시험하기 위해 출현한 관세음보살의 화신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수행자로서의 의지력을 시험받은 원효대사가 절 하나를 지으며 ‘내 마음 하나만큼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뜻으로 그 이름을 ‘자재암’으로 붙였다는 것이다. | | 중백운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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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전설을 생각하며 자재암을 떠나 개울을 따라 가파른 길을 오르면 또 갈림길이 나타난다. 참나무 등의 숲 터널을 지나면 나한대가 나오고 여기에서 300m 가량 더 오르면 정상인 의상대(義湘臺)에 닿게 된다. 소요산에 와서 의상대에 오르지 않는다면 오지 않은 것과 같다고들 한다. 이곳이 소요산의 백미(白眉)라는 뜻이다. 정상에 서면 경기 북부의 준봉은 물론 북한산, 도봉산이 보인다.
의상대라는 이름은 원효대사(元曉大師)와 두 차례 당나라에 가려고 동행했던 의상대사의 법명에서 따온 것이라 한다.
한편, 매년 10월에는 이곳에서 열흘 동안 소요아가씨선발대회 노래자랑 사진전시회 등산대회 주부백일장 등으로 꾸며진 소요단풍축제가 개최된다. 입구에는 수영장과 1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야외음악당도 있다.
# 산행코스 : 매표소∼일주문∼백운암∼자재암∼하백운대(440m)∼중백운대(510m)∼상백운대(559m)∼칼바위∼나한대(571m)∼의상대(587m)∼샘터∼구 절터∼일주문∼매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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