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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간 4주년 기획> 순천매산고 | 따뜻한 사랑, 튼튼한 학력
실력 못잖게 인성교육에 무게
도교육청 지정 '금연연구학교' 눈길
최병린 교장 "'바른 학생' 칭찬들을 때 가장 기뻐" | | | | 입력시간 : 2007. 05.30. 14:53 |
우리나라 인문계 고등학교의 목표는 대학 진학에 있다. 그래서 대다수의 고등학교가 학력 향상에만 치중하고 있어 명문고등학교의 기준이 성적에 맞춰져 있는 듯한 안타까움을 지워버릴 수가 없다.
하지만 모든 고등학교가 그런 것은 아니다. 청소년기에 바른 인생관을 정립하게 학력 신장과 함께 인성 교육에 무게를 두고 학창 시절을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고등학교들도 많다.
#잃어버린 위상을 찾아서…
그 중 전라남도 순천시에 있는 '매산고등학교'를 빼놓을 수 없다. | | 사계절 풍광이 뛰어난 매산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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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선교사가 1910년에 지어 가난하고 헐벗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보통교육'을 실시하고자 설립한 순천매산고. 97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순천매산고는 광주 순천 전주 목포 등에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갖고 있는 학교법인 호남기독학원 산하의 미션스쿨이다.
지난 2003년 9월 순천매산고의 17대 교장으로 취임해 4년째 학교 발전을 위해 일하고 있는 최병린 교장은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이 시점에서 비로소 교육이 무엇인지를 알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지난 1980년에 순천매산고에 발을 디딘 후 27년째 몸담고 있는 최 교장은 "그동안 순천매산고는 순천시가 고등학교 입시 비평준화 지역이었던 탓으로 약 16∼17년 동안 침체를 겪었다"고 설명하고 "3년 전부터 순천시가 평준화 지역이 되면서 학력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고 자랑했다. 이처럼 순천매산고는 잃어버렸던 학교의 위상을 되찾고자 교장을 중심으로 교사, 학생들 전체가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순천매산고의 명성은 비단 학력 신장만은 아니라고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입을 모은다. 이에 대해 최 교장은 "우리나라 고등학교가 모두 입시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순천매산고도 인문계 고등학교인 만큼 학교 에너지의 대부분을 여기에 올인하고 있다"며 "하지만 기초적 생활습관이나 기본 예절을 좀 더 강조하고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 우리 학생들의 인성이 바르다는 소문이 나 있다"고 덧붙였다. 사회가 경쟁적으로 변하면서 각박해져가는 현실이 청소년들에게 더불어 사는 방법을 모르게 하고 있다고 걱정하는 최 교장이다. 그의 이런 우려가 기독교 학교인 순천매산고 학생들의 기본 기초 질서 지키기에 집중하게 한 것이다. | | 매산축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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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삭줍기'라는 이름의 특색사업
이런 정신 때문인지 순천매산고에는 눈에 띄는 특색사업들이 몇 가지 있다.
먼저 '이삭줍기'가 그것. 이는 기독 정신을 바탕으로 근검 절약하는 정신을 기르며, 불우한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이삭줍기 헌금함을 설치하고 헌금 봉투에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스스로 용돈에서 절약해 기부하는 것이다. 이렇게 모아진 헌금으로 명절이나 연말연시에 불우 학생이나 독거노인, 사회복지 기관들을 찾아가 학생들 스스로 돕도록 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또 전체 교사들이 급여에서 일정액을 모아 제자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교직원 장학회'가 있다. 1년에 13∼14명의 어려운 학생들을 선정해 장학금을 전달함으로써 기독교 정신에 바탕을 둔 '사랑'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
교사들은 이외에도 매년 부활절 무렵 선정된 학생들을 대상으로 세족식을 진행하고 있다. 교사들이 직접 학생들의 발을 씻어주면서 교사와 학생 서로에게 큰 애정을 갖게 되는 자리가 되고 있다는 최 교장의 설명이다. | | 대구 계성고등학교와 자매결연 협정 조인 후 기념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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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순천매산고가 가장 자랑할 만한 특색사업은 바로 '금연학교'다. 적발보다는 예방지도를 최우선의 목표로 삼고 학교과 학부모, 사회단체 등이 공조해 금연운동을 전개한 결과, 현재 학교 내에서는 담배꽁초를 찾을 수 없으며, '순천매산고에 입학하면 담배를 피울 수 없다'고 인식되고 있다. 이런 적극적인 활동으로 2007년 전남도교육청 지정 금연 연구학교로서 꾸준하게 금연운동을 펼치고 있다.
#"넓은 세상 체험" 해외 수학여행
최 교장은 교장 부임 후 수학여행을 외국으로 갈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외국 수학여행을 최 교장은 적극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최 교장은 "가급적이면 젊은 시절에 넓은 세상을 보고 인생을 폭넓게 설계할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해외연수를 3년째 진행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최 교장의 이런 확고한 신념 때문인지 순천매산고의 외국 수학여행은 별 탈 없이 잘 진행되고 있다. 또 중국의 학교 2곳, 그리고 대구 계성고등학교와 자매결연을 맺고 국제 교류는 물론 동서화합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렇듯 순천매산고는 무한경쟁으로 질주하는 사회 속에서 시대를 이끌어가는 실력 있는 학생을 길러내고자 어학교육, 정보화교육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특히 지자체로부터 국제화교육특성화학교로 지정 받은 순천매산고는 어학교육에 전념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매년 10여 명의 학생을 선발하여 동창회 지원으로 1개월 간 미국 어학연수를 시키고 있다.
지난 4월 순천매산고에서는 KBS-1TV의 '도전, 골든벨' 녹화가 있었다. 최 교장은 "골든벨을 울리지는 못해 안타깝지만 학생들에게 좋은 경험이 되었던 것 같고 애교심 고취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 | 교사들이 학생들의 발을 씻어주는 세족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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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같고 친구 같은 선생님들
이른 아침 등굣길이 가볍지만은 않은 것이 고등학생들의 발걸음. 하지만 순천매산고 학생들에게는 활기차고 즐거운 등교가 되고 있다. 최 교장은 이런 분위기를 만든 주인공으로 상담을 맡고 있는 정은균 교사를 꼽았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교문에서 학생들을 기다리며 환한 미소로 반기면서 일일이 손을 잡아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정 교사의 뜻에 동참하는 의미에서 최 교장은 교장 부임 이후 매일 교문에서 등교하는 학생들을 함께 맞이하고 있다.
교권이 무너지고 공교육이 붕괴되고 있다고 우려하는 이들도 많지만, 학생들을 아끼는 교사들과 착하고 순수한 학생들이 여전히 많은 우리 교육엔 희망이 있다고 확신한다는 순천매산고의 구성원들. 이들의 모습에서 우리 교육의 밝은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양광석 논설위원 gnp@goodnewspeople.com 양광석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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