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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 코앞 대선에 불거진 'BBK' | 핵폭탄 될까 휴지조각일까?
이명박 후보-김경준씨 진실게임
계약서 진짜라면 이 후보 추락 불 보듯 | | | | 입력시간 : 2007. 11.29. 14:20 |
 | | 지난 11월 16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김경준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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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K 주가조작 사건 핵심인물인 김경준씨의 어머니 김영애씨가 지난 11월 23일 미국에서 귀국, 검찰에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투자자문회사 BBK를 소유했다는 내용의 한글 이면계약서 원본을 제출함에 따라 이 계약서의 진위를 두고 진실공방이 더욱 가열되고 있다.
◆누구의 말이 거짓말?
이날 일부 언론에 공개된 16절지 2쪽에 달하는 이면계약서에는 이 후보와 김경준씨의 인감이 각각 찍혀 있으며, 작성 일자는 2000년 2월 21일이었다. 이 후보와 BBK 전 대표인 김씨가 함께 사이버금융회사인 LKe뱅크를 창립한 직후 만들어진 것이다.
한나라당은 이면계약서에 찍힌 도장은 당시 이 후보가 사용한 인감과 전혀 다르며, 서명 날인도 없다는 점을 들어 날조된 것이라고 일축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클린정치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문건에 날인된 도장은 이 후보 인감이 아니다"라며 "이 후보가 불과 3일 전인 2월 18일자 LKe 정관을 작성할 때도 다른 인감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 | 지난 11월 16일 당의 한 행사에 참석 중 생각에 잠긴 이명박 후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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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50억 원을 주고받은 이 계약서에 당사자 서명이 없다는 사실도 위조 증거로 제시했다. 2000년 6월 24일 체결된 하나은행과의 풋옵션계약서는 5억 원짜리임에도 이 후보의 서명과 인감이 날인돼 있다며 계약서 사본을 공개했다.
김씨 측이 공개한 이면계약서는 주식매매계약서다. '매도인(을) 이명박', '매수인(갑) LKe뱅크 대표이사 김경준'으로 하고, '본 계약은 갑과 을 간에 을이 보유한 BBK투자자문의 주식 61만 주의 매수·매도와 관련해 다음과 같이 계약을 체결한다'고 적혀 있다. 주식 61만 주는 BBK 지분의 98%를 넘는 양으로, 계약서에는 매도 금액이 49억9천999만5천 원이라고 명시돼 있다. 계약서대로라면 이 후보가 BBK 주식의 거의 전량을 보유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한나라당은 계약서 체결 당시 이들 주식은 이 후보 소유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BBK는 99년 9월 증자하면서 창업투자회사 e캐피탈이 60만 주(지분 93.36%)를 소유하게 됐다는 것이다.
BBK 주가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른바 '이면계약서 원본' 검증에 들어감에 따라 대선 후보 등록일 전 수사 결과 발표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검찰이 대선 전에 이명박 후보 연루 의혹에 대해 결론을 내놓을 수 있을지 의문이 일고 있다.
"BBK 주식은 단 한 주도 가져본 적이 없다"는 이명박 후보의 주장과 완전히 상반되는 이 한글계약서 검증 결과는 김경준씨와 이 후보의 '진실게임'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서 검증 자체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데다 계약서상의 거래 행위가 실제 이뤄지고 그에 따른 자금 흐름이 있었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계좌추적 작업 등도 만만치 않아 종지부 찍기는 그리 수월해 보이지 않는다. 검찰은 김경준씨 1차 구속기간 열흘이 대선 후보 등록 첫날인 11월 25일 만료됨에 따라 법원에 구속기간 연장을 신청해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투표에 미칠 영향은?
12월 5일 나오는 'BBK 의혹' 관련 검찰수사 발표는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투표일을 불과 2주 남겨놓은 시점이라는 사실이 미묘한 궁금증을 부르고 있다. | | 지난 11월 23일 BBK계약서가 허위임을 주장하는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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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와 BBK는 무관하다고 발표된다면 '이명박 대세론'은 12월 19일까지 무난하게 항해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검찰 수사결과, 이 후보가 'BBK 의혹'에 연루, 기소된다면 대선 구도는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 경우에라도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사실이다. 2주 안에 검찰 수사 결과 발표라는 재료가 여론에 얼마나 반영될지 미지수라는 얘기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에 따르면, 투표일 한 달 전 지지율이 뒤집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때문에 검찰 수사 결과, 설사 이 후보의 연루 사실이 입증되더라도 그것이 판세를 뒤집을 정도까지 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후보등록일(11월 25∼26일)이 지나면 선거법 상 한나라당은 후보 교체를 할 수 없다. 당장 무소속 이회창 후보가 '대안후보론'을 들고나올 것이다. 이회창 후보는 이명박 후보에게 '살신성인'의 자세를 요구하며 '후보 단일화'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한나라당도 심각한 내홍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루가 입증되면 이 후보의 지지율 하락은 불 보듯 뻔하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40% 초반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 후보의 지지자 중 최소한 20% 이상이 'BBK 의혹'과 이 후보의 연관성이 드러난다면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답했다. 따라서 역대 대선에서 승리한 후보의 득표율이 38∼40%임을 감안하면, 이 후보의 승리는 장담하기 어렵다.
그동안 위장 취업 등 수많은 난관에도 끄떡없던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대선의 마지막 관문이라는 'BBK 파고'를 무사히 넘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방수진 부장 gnp@goodnewspeople.com 방수진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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