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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사람> 식목일 대통령 표창 박형만 조림왕 | 존제산 자락 푸른 옷 입히기 43년
박토가 이젠 약수 넘치는 옥토로…
“돌덩이 같은 몸 이끌고도 나무 심었죠” | | | | 입력시간 : 2009. 04.29. 23:20 |
대한민국 산림청이 1967년 생겼다. 그는 1966년부터 길도 없는 산에 다랑이를 내며 나무를 심는다. 그래서 그는 “저는 산림청과 나이가 같습니다”라고 한다. 일생을 나무와 함께한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조림(造林) 일기는 나무의 역사뿐 아니라 우리나라에 컬러사진의 출현까지도 엿볼 수 있도록 꼼꼼하고 논리적이었다. 올해로 제64회가 되는 식목일을 맞아 산림청(청장 정광수)의 산림자원 조성과 산림소득증대 등 임업 발전에 공이 큰 산림사업유공자 포상에서 영예의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안은 박형만(75) 조림가가 그 주인공이다.
광주에서 약국을 운영 중인 그는 지난 43년 동안 나무와 함께 살며 보성군 벌교읍 옥전리 존제산(尊帝山·해발 704m)의 황량한 벌판에 숲 향기의 생명을 불어넣어 자연을 노래하게 만들어 산림 보호에 앞장서온 이 지역의 모범 독림가다. 군수가 인정하는 자연독림가, 지사·시장의 우수독림가에 비해 모범독림가는 산림청장이 선정한다. 그는 1979년의 조림왕과 이듬해 모범독림가 수상에 이어 대통령상까지 수상,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셈이다.
인터뷰를 하기 위해 찾은 그의 서재는 자신의 전공인 의료서적보다도 각종 산림서적이 가득 메우고 있었으며, 각종 표창장과 감사패가 공간이 없을 정도로 즐비해 있었다.
무엇보다도 조림일기에서 그의 발자취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그가 나무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지난 1966년. 옛 전남도청 앞에서 약국을 하던 그는 당시 친분이 두터웠던 한 도청 직원으로부터 ‘황폐해진 국토’에 대해 들었다. 광복 후 한반도는 일제치하 수탈과 전쟁, 무분별한 도벌 등으로 황폐하고 헐벗은 민둥산 천지였다. 사회에 기여할 일을 찾고 있던 그에게는 ‘국토 녹화사업’이라는 명제가 한눈에 들어왔던 것이다. 이를 경제 발전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파악하고 실행에 옮겨 나무심기에 뛰어들었다. 국유지인 존제산 자락 127ha를 임대해 1967년 당시 주말과 휴일을 이용해 전라선 열차를 이용해 새벽 6시부터 밤 10시까지 광주와 보성을 오가며 삼나무와 편백나무, 리기다소나무 등 30만 그루를 심었다. 하지만 2년에 걸친 극심한 가뭄으로 대부분의 나무가 고사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는 열정으로 각종 산림서적을 들추고 산림 전문가를 찾아다니며 조언을 얻은 후 해송, 밤나무, 오리나무 등을 다시 심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그는 산림뿐만 아니라 축산방목에도 관심이 많았고, 무엇보다 ‘불시재배법’을 처음 시작해 산에 있는 맑은 물을 이용한 자연 친화적인 표고 하우스 재배법을 전파하기도 했다. | | 당시 조림일기와 ‘한반도 통일운동 22년’ 저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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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고 4회 출신으로, 조선대 약대를 졸업한 그는 1980년대부터 통일교육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한반도 통일운동 22년’이란 책을 출간했으며, 새마을지도자 초대 회장을 지냈다. 1973년에는 생약조합장,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사업회 고문, (사)자연보호중앙회 광주시협의회 명예고문, 조선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 등의 화려한 약력을 가지고 있다.
그는 당시 나무를 심을 때 너무 힘들어서 주저앉을 때가 많았다고 했다. 하지만 “며칠만 있으면 또 가고 싶었다”며 뗄 수 없는 나무와의 인연을 웃으면서 표현했다. 그는 지역 조림사업은 물론 무등산 보호활동과 자연보호 교육 및 연구 등 끊임없이 숲 가꾸기 사업을 하고 있다. 특히 자신이 가꿔놓은 존제산 자락의 만수동 골짜기 숲 가꾸기 사업과 함께 20여 개가 넘는 약수터 개발에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며, 보성녹차의 브랜드를 능가하는 관광자원의 벨트화로 ‘만수동약수터’에 모든 것을 동원해 정열을 바치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완성시켜가고 있다.
박인수 부장 gnp@goodnewspeople.com 박인수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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