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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 노벨이 선택한 사람들 | | | | 입력시간 : 2009. 11.04. 10:27 |
매년 10월이 되면 세계인의 관심사 중 하나가 되는 노벨상 수상자 발표. 올해도 어김없이 노벨이 선택한 인물들이 지구촌에 섬광을 던졌다.
그 중 단연 화제가 된 것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평화상 수상. 의외라는 반응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평화상 다음으로 관심의 대상인 문학상은 독일의 여자 시인 헤르타 뮐러에게 안겼다.
▲평화상=버락 오바마 대통령
2009 노벨 평화상은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수상한다고 노르웨이의 노벨상위원회가 10월 9일 밝혔다. 노벨상위원회는 오바마 대통령이 국제 외교와 사람들 간의 협력 강화를 위해 기울인 비상한 노력으로 인해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게 됐다고 수상 배경을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 세계의 핵무기 비축량을 감축하고 세계 평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한 것과 함께 무슬림과의 화해를 위해 노력한 점이 높이 평가돼 수상자로 선정됐다. 흑인 최초로 미 대통령에 오른 오바마는 지난 1월 취임 이후 군축과 중동 평화협상 재개를 꾸준히 촉구해왔다.
이로써 오바마는 미 현직 대통령으로는 세 번째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는 대통령이 됐다. 오바마에 앞서 시어도어 루스벨트(1906)와 우드로 윌슨(1919)이 미 현직 대통령으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으며, 지미 카터(2002)는 대통령 퇴임 후에, 또 앨 고어 전 미 부통령은 2007년 유엔 기후변화패널과 공동으로 평화상을 수상했다.
수상자 발표 이전 오바마의 수상 가능성에 대한 추측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긴 했지만, 오바마의 노벨 평화상 수상은 그가 평화상 후보 등록 마감일인 2월 1일을 불과 2주일도 채 남기지 않고 대통령에 취임한데다 대통령 취임 후 아직 9개월도 채 되지 않아 확실한 업적을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외의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노벨상위원회는 이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만큼 세계의 주목을 받고 사람들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불어 넣어준 사람은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또 '핵 없는 세계'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비전과 이를 위한 그의 노력에 특히 중요한 의미를 부여했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1천만 크로네(약 140만 달러)의 상금을 받게 되며, 시상식은 오는 12월 10일 오슬로에서 열린다.
▲문학상=독일 시인 헤르타 뮐러
2009 노벨 문학상은 루마니아 출신 독일 시인 헤르타 뮐러(56·여)에게 돌아갔다고 스웨덴 한림원이 10월 8일 발표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이날 "뮐러는 시와 솔직한 산문을 통해 박탈당한 사람들의 풍경(the landscape of the dispossessed)을 묘사해냈다"고 밝혔다.
뮐러는 1천만 크로네의 상금을 받으며, 시상식은 오는 12월 10일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루마니아가 공산 통치 아래 있던 지난 1987년 독일로 이민한 뮐러는 1982년 '니더룽겐'이라는 단편으로 등단했다. 그러나 이 작품은 루마니아 정부의 혹독한 검열에 시달려야 했다. '니더룽겐'은 옛 소련 노동수용소로 보내졌던 뮐러의 어머니와 루마니아 비밀경찰의 정보원으로 일하라는 요구를 거절한 후 뮐러가 겪어야 했던 당혹스러운 경험들을 반영하고 있다. 2년 후인 1984년 독일에서 검열을 거치지 않은 작품이 출간됐으며, 루마니아의 한 작은 독일어 사용 마을에서 벌어지는 부패와 탄압을 묘사한 이 작품은 독자들의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뮐러는 '니더룽겐'에 이어 '압제의 탱고'(Oppresive Tango)를 루마니아에서 발표했다. 그녀의 작품들은 루마니아의 독재자 니콜라이 차우세스쿠의 통치 아래서 자란 그녀의 경험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차우세스쿠의 독재정치는 1989년 그가 처형되면서 끝났다. 그러나 루마니아 정부와 공포의 대상이던 루마니아 비밀경찰에 대한 그녀의 계속되는 비판으로 결국 그녀는 남편과 함께 조국을 떠나야 했다.
뮐러의 노벨 문학상 수상은 20세기 말 공산주의 붕괴에 대한 동의라는 의미가 있다.
▲의학상=블랙번-그라이더-소스택 교수
엘리자베스 H. 블랙번(60) 미 캘리포니아대 교수와 캐럴 W. 그라이더(48) 존스홉킨스 의대 교수, 잭 W. 소스택(57) 하버드 의대 교수가 노벨 의학상 공동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노벨위원회는 10월 5일 블랙번 교수 등 3명의 과학자를 노벨 의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노벨 의학상 수상자 선정 이후 2명의 여성 과학자가 동시에 수상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수상자들은 염색체가 세포분열 시 분해되지 않고 복제되는 메커니즘을 규명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들이 밝힌 텔로미어는 인간의 수명, 암의 기전과도 관련이 있음이 입증됐다.
그라이더 교수는 이날 새벽 수상 소식을 전화로 접하고 "상상하지 못할 만큼 오싹한 기분"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블랙번 교수는 "상은 언제나 좋은 것"이라며 "두 교수와 함께 수상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수상자들은 1천만 크로네의 상금을 3분의 1씩 나눠 갖게 된다. 시상식은 오는 12월 10일 스톡홀름에서 개최된다.
▲경제학상=오스트롬-윌리엄슨 교수
노벨 경제학상 여성 수장자가 40년 만에 다시 탄생했다. 올해 노벨 경제학상은 엘리너 오스트롬(76·여·미국 인디애나 주립대) 교수와 올리버 윌리엄슨(77·미국 UC 버클리대) 교수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한림원 노벨위원회는 10월 12일 엘리너 오스트롬과 올리버 윌리엄슨을 올해의 노벨 경제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지난 30년 동안 이들의 경제정책 연구는 경제학에 과학적 접근법의 길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오스트롬 교수는 경제학의 변방에 머물러 있던 '거버넌스(지배구조)' 연구를 주류 연구분야로 발전시키는 데 크게 공헌했다. 윌리엄슨 교수는 경제학의 신제도학파의 이론을 기반으로 조직과 위계에 대해 연구한 학자로, 조직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조직 형태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가장 능률적인 조직형태로 'M형 조직'을 제시했다.
이들에게는 1천만 크로네의 상금이 수여되며, 시상식은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물리학상=가오-보일-스미스
2009 노벨 물리학상은 찰스 가오와 윌러드 보일, 조지 스미스가 공동 수상했다고 스웨덴 왕립과학원이 10월 6일 밝혔다.
왕립과학원은 영국 할로우표준원거리통신연구소의 가오는 광섬유를 통한 빛의 전송 분야 연구에서 놀라운 업적을 쌓아 광통신의 엄청난 발전을 이루는 데 기여한 공로로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또 미국 벨연구소의 보일과 스미스는 CCD센서로 불리는 이미지반도체회로를 발명해 디지털 사진 촬영을 가능하게 한 공로로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덧붙였다.
이들 3명은 모두 미국 시민이지만, 가오는 중국 출신으로 영국 시민권도 동시에 갖고 있으며 보일은 미국과 캐나다 2중국적자이다. 76살의 가오는 상하이에서 태어나 영국 할로우표준원거리통신연구소와 홍콩의 중문대학에서 일하고 있으며, 지난 1966년 광섬유케이블을 통한 원거리 간 빛의 전송 방식을 찾아냈다. 이 같은 가오의 발견에 따라 현재의 통신체계와 고속 인터넷 전송이 가능해졌다. 미국 머레이힐의 벨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는 보일(85)과 스미스(79)는 지난 1921년 노벨상을 받은 알버트 아인슈타인이 이론화한 광전효과를 실제 응용할 수 있는 CCD센서를 발명해내 디지털센서를 이용한 사진 촬영 기술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두 사람은 이에 그치지 않고 빛을 많은 화소(픽셀)로 전환시키는 이미지센서를 고안해냄으로써 필름을 사용하지 않고 전자적으로 빛을 포착하는 사진 혁명을 이루었다.
이들은 1천만 크로네의 상금을 나눠 갖게 되는데, 가오가 절반을, 보일과 스미스가 각각 4분의 1씩을 받게 된다. 시상식은 오는 12월 10일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화학상=라마크리슈난-슈타이츠-요나스
올해 노벨 화학상은 세포 내 단백질 복합체인 리보솜의 구조와 기능을 밝혀내 항생제 개발에 지평을 연 2명의 미국 과학자와 1명의 이스라엘 과학자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 한림원 노벨 화학상 수상위원회는 10월 7일 리보솜 연구에 기여한 공로로 영국 캠브리지 소재 MRC분자생물학연구소의 벤카트라만 라마크리슈난(57) 박사와 미국 예일대의 토머스 A. 슈타이츠(69) 박사, 이스라엘 와이즈만과학연구소의 아다 E. 요나스(70·여) 박사를 올해의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노벨상 위원회는 "이들 과학자들은 생명에 대한 기초과학적 원리를 연구해 각종 질병에 대한 항생제를 개발하는 데 획기적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요나스 박사는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4번째 여성인데, 1964년 영국의 도로시 크로풋 호지킨 박사가 여성으로 이 상을 수상한 이후 45년만이다.
노벨상 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화학상 수상자 3명은 3차원 모델을 통해 항생제가 리보솜에 흡착되는 원리를 설명해냈다. X선 결정학(X-ray crystallography)을 통해 리보솜을 구성하는 수만 개의 원자지도를 완성해내 질병 치료에 지평을 연 것이다.
이들은 상금 1천만 크로네를 3분의 1씩 나눠 갖게 된다. 시상식은 오는 12월 10일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이민영 기자 gnp@goodnewspeople.com 이민영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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