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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 우리 “北이 어뢰로 천안함 격침” | 북한 “우리와는 전혀 무관한 일”
북 책임 회피로 한반도 꽁꽁
최악의 경우 서해-휴전선 무력충돌 가능성
외교전에선 러-中까지 북한 비난 기류 감지 | | | | 입력시간 : 2010. 06.07. 21:15 |
 | | 5월 27일 오전 충남 태안반도 서쪽 격렬비열도 서쪽 해상에서 진행된 해군2함대 기동훈련 중 진해함에서 투하된 폭뢰가 폭발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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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가 조사를 통해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두 동강나 침몰한 것으로 결론을 낸 데 이어 5·24 대국민담화를 통해 즉각적이고도 단호한 대북 제재 방침을 밝힘에 따라 남북 관계가 긴박하게 돌아가면서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지난 5월 24일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가 있던 다음날인 25일 북한은 남북관계 단절 선언했고 클린턴 미 국방장관이 방문한 26일에는 개성공단 경협사무소 남측 인력을 추방했다.
우리 해군은 27일 오전 9시부터 천안함 침몰 사건 이후 처음으로 서해 대잠 기동훈련에 돌입했다. 해군 관계자는 이날 “서해 태안반도 서방 격렬비열도 해상에서 2함대 산하 해군 함정 10여 척을 동원해 기동훈련을 실시 중”이라며 “폭뢰 투하와 함포 사격 훈련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향후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남북 간 무력충돌 상황이 우려된다.
북한은 전날 남북 장성급회담 단장 명의로 보낸 대남 통지문에서 우리 군이 대북 심리전 방송을 재개하면 휴전선 일대 확성기를 조준사격해 격파하고 개성공단 통행도 전면 차단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에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북한이 대북 확성기에 위해를 가하면 교전규칙상 비례성의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맞받아쳤다. 이에 따라, 6월 초로 예정된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이 현실화될 경우, 해상은 물론 ‘육상 군사교전’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게 됐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이 실제로 확성기를 조준 격파하고 우리 군이 자위권을 발동할 경우, 남북 간 국지적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 | 북한이 우리 정부가 대북 심리전 방송을 재개하면 개성공단을 폐쇄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5월 27일 오전 경기도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개성공단으로 들어가고 있는 입주업체 관련 차량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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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천안함 외교도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한ㆍ미ㆍ일 3국 간 공조와 중국의 입장 변화 가능성, 러시아의 뒤늦은 동참 등으로 활기를 띠고 있는 것. 그러나 남과 북이 강 대 강으로 맞서는 ‘치킨게임’에 돌입하면서 우발적인 무력충돌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며 우리 사회 내부의 천안함 갈등도 확산되는 등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게다가 천안함 사태가 외교 무대에서 속전속결로 처리될지도 여전히 미지수다. 중국을 대북 제재 프로그램에 동참시키기 위한 한국과 미국의 외교전이 치열하게 펼쳐지면서 중국의 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중국의 태도변화가 이뤄질 경우, 유엔 안보리를 통한 제재가 급진전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5월 27일 “중국이 한반도 긴장 고조와 안정을 우려하고 있지만 우리 역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저해하려는 것이 아니고 동일하게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한ㆍ미 양국의 대중국 공조 대응에 힘입어 중국의 변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크롤리 미국 국무부 공보담당차관보는 “원자바오 총리의 방한을 지켜보자”며 5월 말 예정된 한ㆍ중 정상회담이 그 변화의 시점이 될 것임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내부에서도 북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중국의 국제문제 전문지인 환구시보는 최근 “북한이 천안함 사건 조사 결과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진실 규명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사설에서 주장했다. 북한이 자신의 무관함을 증명하지 못하면 중국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동참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중국 관영언론이 직접 북한의 해명을 요구하며 중국의 한반도 정책 변화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면서도 지금까지 별다른 입장 표명이 없었던 러시아의 전문가 그룹 파견 결정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러시아는 27일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한국 정부 지도자들의 제안에 따라 천안함 조사 결과 및 수집된 증거를 자세하게 검토할 전문가 그룹을 한국에 보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잘못을 저지른 자들에 대해 국제사회가 적정하다고 판단되는 수준의 조치들이 취해져야 할 것”이라며 고강도 대북 압박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동안 신중 모드를 견지해온 러시아가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미다.
우리 정부는 5월 28일 한·중 정상회담과 29∼30일 한·중·일 정상회의를 마친 뒤 천안함 사건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기 위한 공식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특히 이번 사건이 국제평화와 안전을 저해하는 중대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미국, 일본과의 적극적 공조를 통해 법적 구속력을 갖는 대북 결의안(resolution) 채택을 추진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새로운 추가 제재조치를 담은 결의안 채택을 추진할 지, 아니면 기존의 안보리 결의인 1718ㆍ1874호의 이행을 강화하는 내용의 결의안 채택을 추진할 지를 놓고는 관련국간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정부 고위당국자는 “천안함 문제를 서둘러 안보리에 가져가 시끄럽게 하는 것보다는 그 이전에 조율을 잘 해놓는 게 바람직하다”며 “안보리 회부 전까지 상임이사국들과 주요 비상임이사국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설득작업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방수진 기자 gnp@goodnewspeople.com 방수진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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