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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몰 광부 33명 69일만에 전원 구조 | 칠레 산호세 광산
지하 625m의 기적 | | | | 입력시간 : 2010. 11.04. 12:05 |
 | | 10월 13일(현지 날짜) 33명 광부들의 지도자 역할을 했던 우르수아가 맨 마지막으로 구조되자 환호하는 사람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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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5일 칠레 코피아포에 위치한 산호세 광산에 매몰됐던 광부 33명이 69일만인 10월 13일(현지 날짜) 전원 구조됐다.
매몰 광부 한 사람씩 어깨 너비 만한 크기의 특수제작 캡슐 '피닉스(불사조)'를 타고 약 625m의 바위를 뚫고 지상으로 올라오는 데는 단 15분 가량이 걸렸다. 광부 한 사람을 구조하는 데 1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구조 간격이 점차 짧아져, 당초 이틀은 걸릴 것이란 예상을 크게 단축, 22시간여 만에 모두 구출해냈다.
◆아, 그 그립던 햇빛이… | | 칠레 광부 구조 개념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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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된 광부들은 안전한 곳으로 옮겨진 뒤 지상으로 올라온 것을 기뻐하며 가족-친지들과 진한 포옹을 나눴다.
이날 낮 12시 4분에 가장 처음 구조된 광부 플로렌시오 아발로스(31)는 두 아이의 아빠로, 매몰 광부들 가운데 최상의 몸 컨디션을 보여 첫 번째 캡슐 탑승자로 선택됐다. 그가 지상으로 올라오는 데에는 약 16분이 걸렸다. 이날 마지막으로 구조된 루이스 우르수아(54)는 어두운 지하 광산에서 33명의 광부들을 이끌었던 리더로, 이날 밤 9시 55분 구조됐다. 구조된 광부들은 폐렴에 걸린 한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건강한 상태였다.
구조대원들과 매몰 광부들의 친지들은 광부들이 지상으로 올라올 때마다 눈물을 흘리며 승리의 환호성을 질렀다. 그동안 애타게 구조 과정을 지켜봤던 광부들의 부인과 자녀, 부모들은 모두 산호세 광산 위에 모여 광부들의 생환을 맞이했다.
◆17일만에 기적적 생존 확인
68일 간 캄캄한 지하 625m 제한된 공간에서 이들은 어떻게 버텨낸 걸까?
이들은 갇힌 지 17일 뒤인 8월 22일에 지상과 처음 연락을 취할 수 있었다. 이후부터 이들은 이틀에 한 번씩 참치고기 두 스푼과 쿠키 반 조각, 우유 반 잔을 나눠먹기 시작했다.
지상에 있던 구조대원들은 좁은 수직갱도를 통해 매몰된 광부들을 발견하자마자 수직갱도에 플라스틱 관을 삽입하고 광부들에게 수분 공급 젤과 수프, 의약품 등을 보내기 시작했다. 이후 의료진들은 고기와 쌀이 들어 있는 고체형 음식을 매몰 광부들에게 보냈으며, 광부들이 지름 66㎝ 크기로 특수 제작된 구조용 캡슐에 탈 수 있도록 고체형 음식의 칼로리를 2천200칼로리로 제한했다. | | 10월 15일 자신의 집에 도착해 아내 카르멘과 기쁨의 포옹을 하고 있는 루이스 우르수아(가운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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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몰 광부들은 당초 은신처로 삼았던 곳 인근 터널 속에 음료수를 제공하는 관과 함께 대소변을 볼 수 있는 곳을 마련했다.
◆시추공 통해 편지 교환 시작
8월 22일 구조용 시추장비가 자신들이 갇혀 있는 인근에 도달한 소리가 들리자, 처음으로 생존 신호를 외부로 보냈다. 구조대원들은 "33명 모두가 은신처에서 잘 지내고 있다"는 광부들의 메모를 찾고자 시추장비를 다시 빼냈다. 이후 광부들에게 생명줄이 된 시추공이 만들어지자 매몰 광부들과 지상에 있던 가족들 간의 편지 교환이 시작됐고, 나중에는 광섬유 전화선을 통해 통화는 물론 화상 면담까지 할 수 있게 됐다.
◆"구조 시 꼭 필요" 체력단련 의무화
광부들은 일단 구조대원들에게 발견되자, 아침, 점심, 저녁시간을 정하고 오후에는 티타임을 갖는 등 신속하게 규칙적인 식사시간을 정했다.
500와트의 전력이 지원된 가운데, 매몰 광부들은 지상으로 귀환할 경우, 신체적-정신적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광산 내에서도 낮과 밤을 구분하고자 전등을 달았다.
생리학자들은 매몰 광부들이 구조 시 사용될 캡슐에 몸을 맞춰야 하고, 길게는 한 시간 가량 캡슐 안에서 같은 자세로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의무적으로 운동을 할 것을 권고했다.
매몰 광부들은 구조용 캡슐이 자신들이 위치한 곳에 도달할 수 있도록 광산 붕괴 당시 쌓인 돌무더기들을 깨끗이 치우기도 했다.
◆기다림과 무료함에는 축구 관람이 약? | | 10월 13일 산호세 광산에 마련된 ‘희망캠프’에서 다리오 세고비아(48)가 구조되는 모습을 TV를 통해 확인하며 환호하고 있는 가족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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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광부들은 축구 열성팬이었고, 이 가운데 한 명은 전문 축구선수로 활동한 경력을 가지고 있었다. 이들은 고립 상태에서도 소형 프로젝터를 이용해 칠레와 우크라이나의 친선 축구경기를 보면서 지냈다. 이들은 펠레와 마라도나와 같은 축구 스타들의 비디오를 보기도 했고, 카드와 도미노, 주사위놀이를 할 수 있는 작은 카지노를 은신처에 따로 설치해 두기도 했다.
구조 직전 수주간, 지상에 있던 심리학자들은 매몰 광부들에게 신문을 볼 수 있도록 허락했으며, 광부들은 소형 음향기를 제공받아 성경과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묵주기도를 듣기도 했다.
◆내년 초 책 'The 33'으로 재탄생
이들의 기적 같은 생환 드라마는 내년 초 영국에서 책으로 엮어진다.
영국 '트랜스월드 퍼블리셔'(Transworld Publishers)는 최근 "일간 가디언의 칠레 탐사취재 저널리스트인 조나단 프랭클린이 매몰 광부 구조 이야기를 책으로 펴낼 것"이라고 밝혔다. 트랜스월드는 "이 책은 69일 동안 지하 갱도에 매몰된 광부 33인의 흥미진진한 휴먼 드라마를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책의 제목은 간결하게 '더(The) 33'으로 정해졌다. 트랜스월드는 "이 책을 내년 초 벤텀프레스에서 발간할 것"이라면서 "프랑스와 독일 등에서도 출판 계약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트랜스월드는 "저자 프랭클린은 칠레에서 16년 동안 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민영 기자 gnp@goodnewspeople.com 이민영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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