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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지킴이> 러 과학자 지모프
"툰드라가 녹아 온실가스 배출하는 것 막아야죠"
1989년부터 자연 같은 160㎢ 목장 가꾸기 시작
입력시간 : 2011. 01.05. 13:59


그의 목장 인근에서 캐낸 매머드 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지모프.
야생마들이 시베리아 북부에 돌아왔다. 한때 매머드와 함께 시베리아의 동토 지역을 나눠 쓰던 사향소(musk oxen) 역시 돌아왔다. 큰사슴들도 시베리아에 모습을 드러냈으며, 캐나다 들소도 나타났다. 앞으로는 시베리아 호랑이와 늑대, 표범과 같은 포식자들도 모습을 드러내게 될 것이다.

이는 러시아의 과학자 세르게이 지모프가 이 동물들을 시베리아로 반입한 데 힘입은 것이다. 지모프는 한때 수많은 동물들로 가득 찼었지만 지금은 텅 빈 시베리아 지역에 이 초식동물들을 다시 서식하게 함으로써 지구 온난화를 방지할 수 있다는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이 같은 시도를 하고 있다.
숙소에서 털북숭이코뿔소의 두개골을 보여주고 있는 지모프.
양자물리학자인 지모프는 "어떤 사람들은 작은 정원을 갖고 있다. 하지만 나는 빙하시대의 정원을 갖고 있다. 이는 내 취미이다"라고 덥수룩한 수염 사이로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기후 변화는 이제 북극 지대 대부분에서 감지된다. 오히려 지구 상의 다른 어느 곳보다도 더 빠르게 기온이 오르고 있다. 대부분의 기후학자들은 산업 오염과 주택 난방 및 자동차 운행 등에 따른 부산물 같은 인간 활동 때문에 비자연적인 지구 온난화가 촉발됐다고 말하고 있다.

지모프는 약 1만 년 전 180만 년 간 지속되던 홍적세(洪積世) 시기를 끝내고 지구의 기후에 큰 변화를 가져온, 빙하기의 종식으로 사라진 생태체계를 복원하려 하고 있다. 그는 초식동물들의 서식이 툰드라 지대를 가치 있는 초지로 바꿀 것으로 믿고 있다. 그는 단단히 뿌리를 내린 풀들이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는 동토층을 안정시켜줄 것이라고 말한다. 초식동물들은 야생의 풀을 더 건강하게 만들어 여름과 가을에는 더 빨리 자라게 하고 겨울에는 눈을 밟아 다져줌으로써 땅을 찬 공기로부터 보호해준다. 이는 동토층이 녹아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것을 막아준다. 게다가 풀들은 나무보다 더 많이 햇볕을 반사시켜 지구 온난화를 막아주기도 한다.
시베리아 얼음 밑에 갇혀 있는 메탄 유출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지모프.
시베리아의 풍경을 바꾸기 위해서는 수백만 마리의 초식동물들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지모프는 순록이나 들소, 사향소 등은 매우 번식 속도가 빠르다고 말한다. 그는 또 이들이 서식하는 곳에는 어김없이 새로운 초지들이 형성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지모프의 시도는 기후학자들뿐만 아니라 야생환경 복원에 관심을 갖고 있는 고생물학자와 환경주의자들로부터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런던 자연사박물관의 아드리안 리스터는 "이는 매우 흥미로운 실험이다. 생태학적으로 볼 때 시베리아에 서식했던 동물들을 다시 반입한다는 것은 타당해 보인다. 하지만 코끼리나 코뿔소 같은, 이곳에 살지 않던 동물들을 반입하는 것은 안 된다"고 말했다.

지모프의 이 같은 계획은 지난 1989년부터 시작됐다. 그는 160㎢(4만 에이커)에 달하는 숲과 초원, 관목지대 및 호수 지역에 울타리를 둘러치고 초식동물들을 풀어놓았다. 이 울타리 주변 약 600㎢(15만 에이커) 역시 야생 상태이다. 그는 자신의 빙하시대 정원에서 매일 메탄 가스와 이산화탄소 등의 농도를 측정, 그 자료를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으로 보낸다.
지모프가 들여와 반(半)야생으로 기르고 있는 야쿠티아 말들.


그의 첫 실험은 약 40마리의 야생마를 이곳에 반입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 중 15마리가 늑대나 곰 등에게 잡아먹혔고 12마리는 독초를 잘못 먹고 죽었다. 하지만 그동안 번식을 통해 지금 야생마 수는 70마리 이상으로 늘어났다.

지모프는 큰사슴과 들소 등의 새끼들도 들여왔다. 하지만 이들은 다 자라면 1.8m 높이의 울타리를 뛰어넘을 수 있어 울타리를 먼저 보강해야 한다. 그는 앞으로 1천 마리의 들소도 이곳으로 사들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약 100만 달러가 필요하다. 하지만 지모프는 시베리아의 동토가 녹으면 금세기 중에 100기가t의 탄소가 배출될 것이라며, 이를 생각할 때 100만 달러는 극히 사소한 돈이라고 말했다.
지모프가 들여온 사향소 새끼들.


김수규 기자 gnp@goodnewspeople.com        김수규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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