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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명> 原電의 어두운 그림자 | '일본→한국' 이동?
후쿠시마 사태 직후 고리1호기 고장
국내 모든 원전 안전성 도마에 올라
수명연장 등 향후 쟁점에 불붙여
유럽 국가들은 개발 자체에 반대 | | | | 입력시간 : 2011. 05.04. 11:20 |
 | | 4월 23일 고리원전 일대에서 열린 원전 반대 시위에서 구호가 적인 판을 내세워 반대의 뜻을 전파하고 있는 한 참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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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불붙은 원전에 대한 위기감이 국내 원전으로 옮겨졌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듯 일본 사고의 꼬리를 물고 고리1호기가 고장나, 국내 모든 원전의 안전성이 도마에 오른 것.
고리1호기는 가동이 전면 중단된 채 한수원과 현대중공업을 중심으로 사고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고리1호기의 고장으로 인한 피해액도 상당하다. 대략 하루에 5억 원 가량의 손해를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수원 측에 따르면, 고리1호기가 지난 4월 12일부터 가동이 중단된 이후 발전 기능을 상실해 화력발전처럼 단가가 비싼 발전원이 전력을 대신 생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현택 한수원 발전본부장은 "화력발전 등 발전단가가 비싼 것으로 대체할 경우도 감안해야 한다"며 "원전 하루 발전 판매단가가 5억 원 정도인 만큼 그 정도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수원은 제작업체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여부를 검토 중이다. 차단기 자체에서 문제가 발생한 정황을 객관적으로 입증하기 위해 실무 차원의 검토를 진행할 계획이다. 박 본부장은 "계약서에는 차단기 고장에 대해 보증기간이 3년으로 되어 있다. 작년 8월부로 끝났고, 지금 신의성실에 어긋나거나 고의적인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우리들이 물을 수 있는 책임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 수증기 폭발로 외벽이 날아가버린 후쿠시마 원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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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1호기 안전성 논란이 향후 수명연장을 검토 중인 다른 원전에 불똥이 튈지 정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단 현재 국내외 상황이나 여론을 감안하면, 고리1호기의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다른 원전의 수명연장을 둘러싼 논란도 가열될 전망이다.
한수원은 내년 중 월성1호기의 수명연장을 결정할 예정이다. 박 본부장은 "월성1호기에 대해 계속운전 준비를 현재 철저하게 하고 있다"며 "(수명연장에 대한)승인 및 판단은 정부에서 해야 할 몫"이라면서도 "현재 계속운전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설비개선을 잘 하고 있고, 거기에 따라 운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수명연장 승인을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수명을 마친 원전의 계속운전 여부에 대한 결정은 각 나라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미국은 계속운전을 20년 단위로 허용하고 있지만, 우리는 10년 단위로 끊어서 허용하고 있다. 만약 10년 계속운전 후 10년을 연장하려면 똑같은 절차에 따라 안전성 검증 및 심사를 받게 돼 있다.
원전 개발 자체에 대해서도 구미와 동양 사이에 시각차가 확연하다. 체르노빌의 악몽을 겪은 유럽 국가들이 원전 개발에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는 반면 한국과 일본은 보완을 통한 지속적인 개발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고리원전 등 사용기한을 넘긴 원자력발전소를 절차를 밟아 안전성을 확보한 뒤 사용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안될 것이라는 것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입장이다.
지난 4월 18일부터 19일까지 KAIST에서 열린 '한·일 원자력전문가회의'에 참석한 원자력 전문가들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이 지진은 견뎠으나 쓰나미로 인한 사고였다며 전력 공급이 끊어졌을 경우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장순흥 교수는 이번 회의에서 사용 후 핵연료를 대폭 감소시키면서 고유 안전성을 가진 수듐냉각고속로 등 제4세대 원자로 및 핵주기 시스템 개발의 중요성을 인식했다고 전했다. 동경공업대학 후지이에 요이치 명예교수(전 일본원자력위원회 위원장)는 차세대 피동냉각 시스템을 구축해 전력이나 펌프 없이도 원자로를 냉각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피해가 컸던 이유는 전력 공급이 끊어져 원자로를 냉각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사용기한을 넘긴 원자로를 절차를 밟아 안전성을 확보한 뒤에도 사용하지 않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원전 안전연구와 신형 원자로 개발 등을 통해 원전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번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유럽 국가들은 원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스페인, 독일, 벨기에, 스웨덴 등 유럽 국가들은 원전 사고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원전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찬반 논란을 떠나, 원전과 인접한 우리나라 지방자치 의회와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한 주민들은 원전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고리1호기와 가까운 부산의 구의회들은 고리1호기 폐쇄 결의안을 잇따라 채택하고 나섰다. 부산 남구의회는 4월 18일 임시회 본회의에서 기장군 장안읍 고리원자력발전소 내 원전1호기를 폐쇄하라는 내용의 결의안을 참석 의원들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에 앞서 부산 북구의회도 4월 13일 임시회에서 고리원전1호기 가동 중단과 폐쇄 및 신고리 5~8호기 추가 설치계획 백지화 등을 담은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핵발전소 추가 및 수명연장 반대 울산시민행동, 핵발전 정책 전환을 위한 공동행동, 반핵부산시민대책위회는 4월 23일 오후 고리원전 일대인 부산시 기장군 장안읍 월내리 월내항에서 6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고리1호기 폐쇄 평화대회'를 개최했다.
양광석 기자 gnp@goodnewspeople.com 양광석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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