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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당 뉴스> 이탈리아版 ‘타이타닉’ | 4200명 실은 초호화 유람선 콘코르디아號
선장의 실수로 굴욕적인 좌초…16명 사망 | | | | 입력시간 : 2012. 02.03. 16:19 |
 | | 코스타 콘코르디아 호가 1월 14일 이탈리아 기글리오 섬 인근 해역에서 좌초돼 물에 잠긴 채 기울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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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호화 유람선 코스타 콘코르디아 호의 비극은 "한 순간의 잘못된 판단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CBS 인터넷판에 따르면, 코스타 콘코르디아 호 운영사 코스타 크루즈는 지난 1월 15일(이하 현지 날짜) 사고 원인에 대한 예비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 사람의 엄청난 실수로 인해 이 같은 참극이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 | 좌초 후 선수(船首) 쪽 가까이서 본 콘코르디아 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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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 인사하려다 아차차?
그러면서 이 배의 선장 프란체스코 셰티노(52)를 '인적 과오' 대상으로 지목했다. 코스타 크루즈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셰티노 선장이 지휘한 코스타 콘코르디아 호의 항로를 보면, 해안에 매우 가까웠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사고 원인에 대해 지적했다. 이어 "셰티노 선장은 배가 좌초되는 비상 상황에서도 코스타의 안전 기준을 따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영국 데일리메일 인터넷판은 "셰티노 선장이 예정된 항로를 벗어나 질리오 섬 가까이 배를 운항한 것은 섬에 있는 지인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서였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 검찰에 따르면, 셰티노 선장은 1월 13일 코스타 크루즈의 전통을 따르기 위해 섬 쪽으로 배를 붙여 운항하다 이 같은 사고를 냈다. 코스타 크루즈는 기적소리와 함께 섬 주민들에게 인사하는 것을 전통으로 하고 있다. 당시 질리오 섬에는 선장의 친구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코스타 콘코르디아 호가 부딪힌 암초는 섬으로부터 불과 몇 백m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섬 주민들은 "배가 이처럼 가까이 운항한 것은 처음 봤다"고 말했다. 보통 선박들은 섬 주변과 약 8㎞의 거리를 두고 운항한다. | | 선체를 뚫고 나온 암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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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셰티노 선장은 검찰 조사에서 "네비게이션에 암초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더욱이 목격자들에 따르면, 셰티노 선장은 승객들이 모두 대피하기 전 배를 버리고 도망갔다. 사고 유람선에 탑승했던 한 연인은 "선장이 담요를 두르고 구명보트에 탄 것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한 승객은 셰티노 선장에 대해 "미친 거짓말쟁이, 비겁자"라고 비난했다.
셰티노 선장의 한 순간의 잘못된 판단이 유죄로 확정될 경우, 그는 징역 12년을 선고받게 된다.
앞서 지난 1월 13일 이탈리아 토스카나 제도 질리오 섬 인근 해상에서 4200여 명이 탑승한 코스타 콘코르디아 호가 암초에 부딪히면서 좌초됐다. 이 사고로 1월 24일 사망자 한 명이 추가로 발견되면서 사망자는 모두 16명으로 늘었다. 실종자가 더 있어 희생자는 늘어날 전망이다. 이날 시신은 3층 갑판에서 발견됐으며, 여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날 현재 구조 및 수색작업과 함께 50만 갤런의 연료를 제거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으나, 이 작업은 상당히 긴 기간 동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비겁자는 영웅을 낳고… | | 셰티노 선장을 질책한 해안경비대장 그레고리오 데 팔코가 1월 18일(이하 현지 날짜) 그로세토 법원에 도착해 기자들의 플래시 세례를 받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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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유람선 좌초 사고로 비겁자가 된 선장이 있는 반면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는 인물이 있다. 지역 해안경비대장 그레고리오 데 팔코(46)는 사고가 발생한 날, 승객이 대피하기 전에 배를 버리고 도망친 선장에게 재승선을 명령했다. 데 팔코 대장은 당시 셰티노 선장과의 전화 통화에서 승객의 안전을 뒤로한 채 자신의 신변만 챙긴 그를 질책했다. 배에 다시 올라 선장으로서 책임을 다할 것도 주문했다.
현지 언론들은 즉시 데 팔코 대장과 셰티노 선장을 '영웅과 겁쟁이'에 비유하고 나섰다. 데 팔코 대장이 당시 통화에서 했던 "배에 다시 오르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까지 나왔다.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데 팔코 대장에게 고맙다. 이탈리아는 그와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셰티노 선장에 대해선 "이탈리아를 창피하게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특히 셰티노 선장의 비겁한 행동으로 수치심을 느꼈던 이탈리아 국민들은 데 팔코 대장의 당시 대응으로 체면을 세웠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데 팔코 대장은 "나는 영웅이 아니다.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인명 구조는 나의 일이다. | | 1월 17일 이탈리아 그로세토에서 해안경비대가 셰티노 선장을 이송하고 있다. 셰티노 선장은 이날 법원에서 가택연금을 선고 받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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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당시 셰티노 선장에게 호통을 쳤다"고 겸손해했다.
당시 통화 내용에 따르면, 데 팔코 대장은 구명보트를 타고 도망치는 셰티노 선장에게 "집에 가고 싶은 거지? 어두우니까 집에 가겠다는 건가! 줄사다리를 타고 뱃머리에 올라가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고하라!!"고 강하게 질책했다.
과실치사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셰티노 선장은 법원으로부터 가택연금 명령을 받았다.
#운좋은 한국 신혼부부
좌초된 콘코르디아 호 선체에 갇혀 있던 한국인 신혼부부 2명이 사고 발생 거의 하루 만에 무사히 구조됐다.
프라토의 소방구조대 책임자 빈센조 베나르도는 유람선의 각 선실 문을 두드리며 생존자가 남아 있는지 수색하던 구조팀이 1월 15일 새벽 한 객실에서 남녀의 응답을 들었으며 두 명 모두 무사히 구조했다고 밝혔다. 베나르도는 이들이 29살 정도의 한국인 신혼부부인 것으로 밝혀졌으며 두 사람 모두 건강이 양호하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나중에 한기석-정혜진씨 부부로 밝혀졌다. | | 콩코르디아 호에서 구조된 한기석-정혜진 신혼부부가 1월 19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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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광석 기자 gnp@goodnewspeople.com 양광석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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