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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선비정신을 찾아서…<63>/ 白村 金文起 | 단종 복위 모의하다 발각되자
끝까지 입 다물어 절의 지키고
아들과 함께 당당히 순절
현손까지 전대미문의 5세충효 이어
김녕김씨 9세손으로 충북 옥천서 출생 | | | | 입력시간 : 2012. 03.08. 17:16 |
 | | 2010년 10월 서울 동작구 사육신공원에서 열린 사육신 추모제향에서 입장하는 제관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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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기(?~1456, 세조 2년)는 김녕김씨의 후손이다. 초명은 효기(孝起), 호는 백촌(白村), 시호는 충의(忠義)다. 시조 김시흥의 9세손이며, 호조판서 김순의 손자, 영의정에 추증된 김관의 아들이다. 충청북도 옥천군 이원면에서 출생했다.
1426년(세종 8년) 생원으로 문과에 급제한 김문기는 관찰사로 재직 중에 둔전법을 실시해 큰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단종 때는 형조참판을 거쳐 함길도 도절제사로 나갔다. 그 후 공조판서 겸 삼군도진무에 오른 김문기는 수양대군(세조)이 어린 단종을 내쫓고 임금이 되자 성삼문, 박팽년, 하위지, 유응부, 이개, 유성원 등과 함께 단종 복위를 모의했다. 김문기는 거사에 필요한 병력 동원을 책임졌다. 그러나 단종 복위 거사는 모의에 참여했던 김질의 밀고로 무산되고 모의 가담자는 모진 고문 속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갔다. 김문기 역시 세조의 모진 고문 끝에 순절한다. 그는 목숨이 끊어지면서도 단종과 동지에게 누가 미칠까봐 끝까지 입을 다물어 절의를 지키고, 아들 현석과 함께 순절했다.
거사가 실패로 돌아가자 김문기와 가까운 김녕김씨 집안에는 세찬 시련이 몰아친다. 유배를 당하고 김녕김씨라는 이유만으로 역적의 누명이 씌워진 사람들도 많아 산중 또는 섬으로 피하거나 본관을 숨기며 고난 속에 명맥을 이었다.
영조 7년(1731년) 9대손 김정구의 호소로 관작이 복구된 김문기는 충의라는 시호를 받았다. 정조는 그의 충절을 널리 알리고 기리기 위해 불천위의 ‘부조지-전’에 제향하라는 왕명과 함께 정려의 명도 내렸다.
사육신에 무관인 유응부가 들어가 누락됐던 김문기가 국사편찬위원회의 판정으로 원래의 사육신에 속함이 확인돼, 서울 노량진 사육신 묘역에 가묘가 마련되었다. 그런데 당시 야당 거목 정치인 김영삼(대통령 역임)씨와 중앙정보부장 김재규씨(박정희 전 대통령 시해로 사형당함)가 김녕김씨이다 보니 묘한 설이 나왔고, 유응부도 충신이니 함께 사칠신으로 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 | 김문기의 업적을 정리한 ‘백촌 김선생 유사’ 3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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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김문기의 가문은 부자와 함께 손자 충주, 증손 경남, 현손 약전 등이 충과 효의 맥을 이어 전대미문의 오세충효 정문이 세워진 집안이다. 김문기와 동시대인으로 단종이 죽자 월악산에 들어가 3년간 복상, 세조의 좌의정 등용 제의도 고사한 김존, 김안국 문인으로 사마시에 급제하고도 벼슬을 마다하고 학문에만 전념한 김현 등도 김문기의 기개를 보여준 인물들이다.
한데, 이런 김문기의 뿌리가 김녕김씨의 시조 김시흥이라고 하는데, 그는 신라의 종성인 경순왕의 8세손이다. 따라서 신라김씨의 원조 대보공 김알지의 35세손이다. 그는 고려 인종 때 문과에 올라 한림을 거쳐 외관으로 동북면 병마사를 지냈고, 벼슬이 광록대부 평장사에 이르렀다. 이런 공으로 주국상락군 개국남 식읍 1천 호가 되었고 김녕군에 봉해져 문열공으로 시호되자 후손들이 김녕을 관향으로 삼게 되었다. 신라의 김알지를 시조로 하는 범신라 김씨계가 두 갈래로 나누어진 것이다. 그런데 고려 말에 지명이 김해로 바뀌면서 김녕김씨의 본관도 김해로 부르게 되어 한때는 김해김씨를 선김, 김녕김씨는 후김으로 구별하기도 했다.
그러나 충의공 김문기의 명성이 크게 알려진 뒤에는 타인들이 김문기의 후손을 자칭하고 나서는 등 종통을 어지럽히는 일이 잦았다. 그래서 헌종 15년에 경상도 유생 김주성, 김근학, 김성현, 김홍환 등이 선조의 사실 목록에 진정서를 첨부하여 예조에 상소, 본래의 김녕을 본관으로 확정지었다.
시조 김시흥의 아들 향은 고려 인종 때 이자겸의 난을 평정하는 데 기여했다. 학식은 넉넉지 못했으나 청렴하고 통솔력이 있었다. 인종 때 합문저후에서 경원의 수령으로 나갔다가 돌아와서 감찰어사를 거쳐 병부상서동지추밀원사에 이르렀다. 그의 딸이 당시 최고의 권세를 떨치던 이자겸의 며느리가 되어 사돈을 맺었다. 그러나 이자겸의 권력이 왕권을 누르는 것을 보고 인종 4년 왕명을 받들고 척준경과 의논하여 이자겸을 잡아 유배하는 데 성공, 위사공신으로 중서시랑동중서문하평장사가 되었다. 김시흥에게는 향, 순 두 아들이 있었다. 그 후손들이 31개 파로 분파된다. 향의 후손은 22개 파, 순의 후손은 9개 파로 나누어진 것이다. 경상도 안렴사, 형부시랑을 지낸 김중원의 아들 귀갑은 원나라에 들어가 시서화의 대가 등과 교류, 문명을 떨쳤으며, 조선 개국을 반대해 절개를 지키다 이방원·정도전 등에게 살해되었다. 그의 아들 정병(병부상서)은 공민왕 때 홍건적의 침입을 물리치는 데 큰 공을 세웠으나, 신돈을 제거하려다 실패, 은거하였다.
김광저를 비롯해 김중원, 김질 등은 불사이군의 충절로 은거, 절의를 지킨 고려조의 충신들이다. 공양왕 때 판도판서를 지낸 김광저는 조선조의 개국과 함께 은거, 이조판서에 오를 것을 권하는 태종의 제의를 거절했다. 김질도 태조 이성계가 분성군에 증하고 예조판서를 맡을 것을 권했으나 거절하고 아산 도고산에서 순절했다. 김질의 아들 익생은 어린 나이에 이미 효자로 다른 사람의 모범이 돼 정려되었고, 후에 경주부윤으로 있을 때는 치적이 커 예조판서로 특진되었다.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으로 공을 세워 좌찬성에 이른 김인찬은 조선 개국 1등공신으로 일찍이 무과에 등과, 명궁으로 이름을 날렸다. 후에 문하시랑찬성사에 추증되고 익화군에 봉해졌다. 그의 아들 종남은 한성판윤을 지냈다.
또 김정병의 아들 윤달은 개국 후 강원도관찰사로 선정을 베풀어 형조판서에 올랐고, 그의 아들 석련은 이조참의를 지냈다. 그는 세종 때 ‘치평요람’ 등의 편찬에 참여했고, 김종서가 육진을 개척할 때도 공을 세웠다.
이렇듯 탄탄한 세도 가도를 달리던 김녕김씨의 성운은 김문기의 단종 복위 거사 실패를 분기점으로 수난의 길에 접어들었다.
한편, 김녕김문은 왜란과 호란 때도 충절의 인물들을 많이 낳았다. 8순 노령으로 임란에 참전한 김광협은 김준의 5세손이다. 그는 권율장군의 막하에 들어가 행주, 수원 등지에서 큰 공을 세웠고, 정유재란 때는 이순신의 막하에 달려가 노량전투에서 공을 세우고 순국, 선무원종 2등훈에 올랐다.
현대에 와선 이런 충신들을 많이 배출한 공인지 김념김문은 대통령과 민주투사도 많이 배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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