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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百年大計 < 朝三暮四' 비판 직면
8.27대입제도개편안 내용과 문제점
입력시간 : 2013. 09.06. 15:43


얼마 전 서울의 한 대학. 한 입시학원 주최로 열린 2014 대입 수시 지원전략설명회에 참석한 학부모와 수험생들이 강사의 입시정보 설명을 경청하고 있는 모습이 커튼 사이로 보이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8월 27일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시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제도가 손질되는 현실을 비판하며 "'백년대계'는 못 될지언정 '조삼모사'라니…"라며 논란 또한 분분하다.

그럼에도 이 제도 하에서 교육을 받아야 할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는 그 내용이 지대한 관심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편집자>



★어떻게 바뀌는가★

현재 중학교 3학년이 입시를 치르는 2017학년도부터는 수시모집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을 반영하지 않는 방안이 검토된다. 또 수험생들의 혼란을 부추겼던 '선택형 수능'도 2017학년도부터 전면 폐지되고 같은 기간 한국사도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된다. 이와 함께 2017학년도 수능부터 문·이과가 폐지되고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을 모두 치르는 방안이 검토된다.

◇2017학년도부터 수시에서 수능 배제

교육부는 수시모집에서는 학생들의 학교생활과 특기·소질을 정성적으로 평가하고, 정시모집에서는 수능과 학생부 등을 활용해 학생들의 학업성취 수준을 평가하기로 했다.

우선 2015~2016학년도에는 대학에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 등 수능 성적 반영을 완화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2017학년도부터는 수시모집에서 수능성적 반영을 완화하기 위해 수능성적 반영을 완화하도록 권장하거나 수시모집 종료 후에 수능성적을 제공해 수능성적 반영을 배제할 예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시의 원래 취지대로 아이들의 잠재력과 학생부 중심으로 선발해야 한다는 대학쪽의 요구가 있어 여론을 수렴해 결정할 계획"이라며 "우선 2015~2016학년도에는 재정지원 사업과 연계해 수능 성적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선발을 지양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8월 28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기자회견 후 복잡한 대입 절차에 짓눌린 학부모와 학생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대학별 전형 수시 4-정시 2개로 간소화

교육부는 3000개에 육박하는 복잡한 입학전형으로 인한 수험생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대학별 전형방법 수를 최대 6개 이내로 제한해 수시는 4개로, 정시는 2개로 축소하기로 했다. 전형 요소 및 반영 비율이 동일한 경우, 하나의 전형방법으로 계산된다. 현재는 수시전형은 평균 5.2개, 정시는 평균 2.6개 정도 수준이지만 수도권 주요 대학 및 지방 국립대는 수시에서 최고 12개의 전형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다만, 예체능계열 및 사범대 모집 단위의 경우, 최대 전형방법 수 기준에서 제외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에 따라 수시의 경우 ▲논술 위주 전형 ▲학생부 위주 전형 ▲실기 위주 전형으로, 정시는 ▲실기 위주 전형 ▲수능 위주 전형으로 변경된다. 박백범 교육부 대학지원실장은 "주요 대학 기준으로, 평균 수시에서 7~8개 정도, 정시에서 2~3개의 전형방법을 사용하고 있다"며 "공식 문서나 학생·학부모 안내 문서에는 복잡한 명칭을 쓰지 않도록 해 전형방법을 수백 개 정도로 줄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학생이 대학입학에 관한 정보를 미리 알고 진로를 결정해 대입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미리 예고하는 '사전 예고제'도 강화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수험생들이 대입전형 내용을 미리 알 수 있도록, 이들이 대학에 입학하기 3년 3개월 전인 매년 11월 말까지 '대입정책'을 발표해야 한다.

대입전형이 발표된 후에는 대학 구조조정을 위한 학과 개편 및 정원 조정, 시정·변경 명령 등 행정처분으로 인해 변경이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서만 변경이 가능하다.

◇영어 선택형 수능 내년 폐지

현재 중학교 3학년 학생이 입시를 치르는 2017학년도 대학 입시부터 '선택형 수능'이 전면 폐지된다. 수험생들의 혼선을 유발해온 영어 과목은 내년인 2015학년도 입시부터 수준별 시험을 폐지하고 국어, 수학 과목은 유지하기로 했다.

'선택형 수능'은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으로 나눠 시험을 보는 것으로, 학생들의 학습부담을 경감시켜주기 위해 올해 처음 도입됐다. 하지만 시행 첫 해부터 이 제도로 인해 입시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박백범 실장은 "영어영역은 A/B형을 선택하는 학생 수의 변화에 따라 점수 예측이 곤란하고, 그 결과가 학생들의 대입 유·불리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점을 고려했다"며 "국어와 수학은 이미 고1·2학년이 A/B형에 따라 교육과정을 편성해 수업중인 상황과 학생의 신뢰이익을 고려해 2016학년도까지는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제도가 도입된 지 1년 만에 개편되는 사태를 빚게 됐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수준별 수능은 사실 처음 발표될 때부터 여러 문제 제기가 있어왔고 모의고사 시행 과정에서도 상당히 문제가 많았다"며 "원래 취지는 좋지만, 계속 수준별 수능을 유지하는 것은 어려움이 많다고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2017학년도 수능 문·이과 폐지도

2017학년도 수능부터 문·이과가 폐지되고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을 모두 치르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교육부는 문·이과 유지와 폐지 등 3개의 개편안을 두고 여론 수렴을 통해 오는 10월 확정된 수능시험 체제를 발표할 계획이다.

제1안은 현행 골격을 유지하는 방안이다. 국어, 영어는 단일 시험으로 통합하되, 수학 영역은 문·이과별로 출제 범위(가/나형)를 다르게 해 출제한다. 탐구 영역은 현행과 같이 사회/과학/직업탐구로 구분해 영역 내에서 2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성적은 분리해 산출한다.
8월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후문.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회원들이 교육부의 대학입시전형 간소화 방안 등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제2안은 문·이과 일부 융합안으로 문·이과별로 교차해 과목을 선택하는 등 기존의 수능 체제 틀을 일부 조정하는 방식이다. 국어, 영어는 문·이과 가르지 않고 공통으로 출제하되, 수학은 공통 과목을 설정한 뒤 나머지 과목(미적분Ⅱ, 확률과 통계, 기하와 벡터) 중에서 1과목을 선택한다. 탐구 영역은 학생이 선호하는 중심 영역에서 2과목을 선택하고 기타 영역에서 1과목을 선택한다. 예를 들어, 문과 학생은 사회 탐구에서 2과목, 과학 탐구에서 1과목을 선택하는 식이다.

제3안은 문·이과의 구분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다. 문·이과 구분 없이 모든 학생이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 과목을 보게 된다. 국어, 영어, 수학은 출제 범위를 각각 동일하게 설정하고, 사회는 모든 사회 과목의 내용을 포함한 '사회' 과목을, 과학은 물리, 화학, 지구과학, 생물 4과목이 융합된 '과학' 과목을 치르게 된다.

서남수 장관은 "문·이과 통합 부분은 수능 체제를 많이 변화시키는 내용이라 처음 논의될 때부터 상당히 깊이 고민할 문제라 판단하고 검토되어왔다"며 "학생 부담 최소화를 위해 현행 골격을 유지하는 데 최우선의 비중을 두고 있지만, 공론화를 통해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면 어떤 방식으로든 다시 추가로 논의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사 2017학년도부터 수능 필수

2017학년도부터 한국사가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된다. 사회탐구 영역에서 분리돼 별도 과목으로 수능 필수과목에 포함되는 방식이다. 교육부가 10월 발표할 2017학년도 수능 체제 3개안 중 어떤 안을 선택하더라도 학생들은 한국사를 반드시 봐야 한다.

만약, 현행 골격을 유지하는 제1안이 선택될 경우, 학생들은 현재 수능 체제에서 한국사를 별도로 보게 된다. 문·이과를 일부 융합한 제2안이 선택되면 학생들은 국어, 수학, 영어, 탐구 중심 영역 2과목, 기타 영역 1과목에 한국사를 더해 보게 된다. 문·이과를 폐지한 제3안이 선택될 경우, 학생들은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에 한국사를 별도로 보게 된다. 교육부는 학생들의 수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출제 경향 등을 내년 상반기 미리 안내할 예정이다.

고교 성취평가는 도입만 하고 대입 반영은 2019년 이후로 유예하기로 했다. 성취평가는 교육과정에서 정한 성취·평가기준에 따라 학생의 학업성취 수준을 'A·B·C·D·E'로 평가하는, 절대평가와 비슷한 제도다. 교육부는 내년부터 성취평가를 대입 전형에 반영한다는 입장이었으나, 학교 현장에는 적용하되 대입 반영은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서남수 장관은 "아직 성취평가가 고교에서 시행되지 않는 가운데 시행될 경우, 원래 취지에 맞게 될지 아니면 다른 식으로 왜곡될지 판단하기 어렵다"며 "2년 이상 시행해본 후 데이터가 잡히고 비교 분석해 2016년쯤 대입 반영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서울과 대구, 광주, 창원, 청주 등 권역별 공청회 등을 개최하고 의견을 수렴해 9월 중순께 2015학년도 대입전형 기본사항을, 10월 중 2017학년도 대입제도(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곳곳에 부정적 요소 잠복★

'선택형 수능'이 제도 도입 1년만인 내년부터 사실상 폐지되는 것을 필두로 이번 개편안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선택형 1년만에 폐지 "학교 혼란 불가피"='선택형 수능'이 제도 도입 1년만인 내년부터 사실상 폐지되는 등 대입제도가 또 1년만에 바뀌면서 학교 현장에서 혼란이 불가피해졌다. '대입전형 3년 예고제'를 도입해 수험생들이 예측가능하고 안정적으로 입시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던 박근혜 정부의 공약과는 거꾸로 가는 것이라 비판이 예상된다. '선택형 수능'은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으로 나눠 시험을 보는 것으로, 학생들의 학습부담을 경감시켜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올해 처음 도입됐다. 하지만 시행 첫 해부터 이 제도로 인해 입시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결국 교육부는 내년 수능부터는 선택형 수능에서 영어를 제외하고 2017학년도부터는 선택형 수능을 전면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인문계열과 자연계열은 종전에도 수학 영역에서 가형과 나형으로 사실상 수준별 수능을 치러왔기 때문에 혼선이 큰 영어만 폐지된다면 내년부터 선택형 수능이 폐지되는 것과 다름없다.

▲최저학력기준 폐지에 "논술 강화 우려"=교육부가 내년 수시모집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하도록 대학들에 유도하기로 하면서 논술 영향력이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 것도 문제다. 수시는 학생부 중심으로 평가해 입시부담을 줄이겠다던 정부 의도와는 달리 사교육만 더 조장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다. 교육계는 결국 수시에서 논술 영향력이 강화돼 사교육을 증강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시에서 수능 위주로 뽑던 우선선발을 없애게 될 경우, 대입 정시 비중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수시 모집을 통해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기가 어려워진다는 판단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수시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미적용할 경우, 대학들은 수시 비율을 줄이고 정시 비중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말뿐인 대입 간소화=실제로 전형 수가 크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수험생들의 혼란만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는 비판도 있다.

이번 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전국 4년제 대학들은 전형방법을 수시는 4개, 정시는 2개 등 최대 6개로 줄여야 한다. 하지만 현재 대학 전형 방법도 수시 평균 5.2개, 정시 평균 2.6개여서 최대 6개로 줄이더라도 크게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산술적으로 전국 215개 4년제 대학(지역 캠퍼스 포함)을 기준으로 계산해보더라도 수시는 1118개에서 860개로, 정시는 559개에서 430개로 줄어드는 등 큰 감소 효과는 없다. 수시와 정시 모두를 합해 계산해도 전체 1677개 수준에서 1290개 수준으로 한 대학 당 평균 1.8개가 줄어드는 수준에 불과하다.


이상기 기자 gnp@goodnewspeople.com        이상기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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