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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故) 문형열 한국분재협회 고문 | 소사나무’로 시작된 분재, 눈 감을 때까지
고인의 생전 작품 1000여점 무안군에 기증
분재로 박사 수료한 문치호 해제분재원 대표
대를 이은 분재사랑 전남분재대전 ‘대상’ 수상 | | | | 입력시간 : 2015. 02.16. 10:19 |
 | | 분재산업의 선구자였던 故 문형열 한국분재협회 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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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재산업의 선구자였던 고(故) 문형열(한국분재협회 고문)씨가 지난해 3월 작고한 후 같은 해 4월 그의 분재 작품 1000여점을 무안군에 기증했다.
기증된 분재는 고인이 생전에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 300여 점과 희귀식물 분재 30여점, 석위(고란초와 양치식물) 90여 점, 야생화분 70여 점, 해송 조경수 150점 외 각종 자료들이다.
이번 분재 기증은 고(故)문형열씨는 평소 분재의 가치와 예술성을 전파하고 학술연구자료로 활용되어 분재문화가 확산되기를 바라는 취지로 기증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무안군은 올해 기증한 분재를 무안생태갯벌센터 부지 내에 기념관과 상설 전시공간을 만들어 기증자의 뜻을 가지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분재원은 면적 6000㎡규모로 분재 농가 육성을 위한 교육 시설도 갖춰질 전망이다.
고(故)문형열씨의 분재 기술은 타의 추종을 불허 할 만큼 작품성이 뛰어나 일본에서 구매해 갈 정도로 명성이 높은 작품이 많다.
 | | 무안군에 기증한 분재작품들을 관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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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무안군 해재면 산골에서 분재의 장인(匠人)이 나올 수 있었는지 놀라울 뿐이다. 그 사연을 들으니 분재는 고(故)문형열씨에게는 운명 같은 것이었다. 고인의 젊은 시절은 분재와는 거리가 멀었다고 한다. 토목·건축을 전공했고, 1960년도에는 태권도장을 운영했다. 할아버지가 쌀집을 운영하셨고, 농사를 지으시던 아버지를 도와 담배와 수박 등 시설원예를 하는 등 그냥 평범한 농촌 청년이었던 것이다.
그러던 중 나무를 좋아했던 그는 국화를 화분에 키우기 시작했고, 산에 오르게 되었는데, 아름다운 나무 한그루가 그의 눈을 사로잡았다고 한다. 그 나무의 이름이 너무 궁금해 수소문을 했으나 인근에서는 아는 사람이 없었다고. 그래서 나뭇잎을 따서 담뱃갑 사이에 끼워 서울까지 올라가 찾아보았으나 매번 비슷한 나무만 보고 내려오기를 반복했다.
그러기를 몇 차례. 포기하지 않고 상경한 어느 날, 쇼핑몰 앞에 전시되어 있던 분재 중 그 나무와 똑같은 것을 발견하고 다가가 나무 이름표를 보니 <소사나무>라고 붙여져 있었던 것. 무슨 보물이라도 찾은 양 기뻤던 그는 그 즉시 고향으로 내려와 그 나무를 화분에 옮겨 심고 가꾸기 시작한 것이 고인이 분재에 발을 들여놓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 후 분재에 깊이 빠지기 시작했고, 정성껏 나무를 가꾸면서 자신은 행복했지만 집안 사정은 말로 다 할 수 없이 어려워졌다. 3남 1녀의 자녀들의 월사금을 제때 낼 수 없을 때도 있었다. 그럴 때면 아내가 잡부일을 하면서 집안 살림을 꾸려야 했으니 그 어려움을 어찌 말로 다 할 수 있었을까.
세월이 흘러 분재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많아지고 찾는 이들이 늘어났는데, 워낙 공부도 많이 하고 정성껏 가꿨던 만큼 그의 작품은 분재인들 사이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기 시작하면서 집안 형편도 나아졌다. | | 아버지의 뒤를 잇고 있는 아들 문치호 해제분재원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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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의 이 같은 분재사랑은 자신의 고향 해제면을 분재의 고장으로 만들었다. 무안 해제는 전국 분재 생산량의 4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전국 최다 규모의 분재 생산지다. (故)문형열씨가 분재를 하면서 주변 농가에 보급하기도 하고 높은 소득을 올리는 것을 보면서 한명씩 분재를 생산하기 시작한 것이다. 분재를 무안 해제의 농가 새로운 소득원으로 만든 것이다. 해제 분재의 강점은 삽목 등 씨앗 파종에서부터 상품이 되기까지 짧게는 5년, 길게는 수십년이 걸리는 모든 과정을 각 농원이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점이다. 전국의 많은 분재원들이 소재 목을 구입해서 상품화하거나 완성된 분재의 유통형태를 취하는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각 분재원들의 개성에 따라 만들어지는 분재의 작품성이 뛰어나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수작들도 생산돼 전국의 애호가들에게 명성을 얻고 있다.
여기에 해제분재생산자협의회를 만들어 면 단위에서는 최초이자 유일하게 체험, 교육, 생산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농촌관광의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 | 아버지가 키우던 ‘곰솔 분재’를 이어 가꾸어 ‘제2회 전남도 분재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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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의 분재에 대한 열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한국분재협회 고문, 한국분재대전 심사위원장 역임을 하였고 학교 강의 등을 통해 분재산업의 저변 확대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그의 작품은 국내에서만 인정받은 것이 아니라 일본, 미국 등의 분재 애호가들도 많이 찾고 있다. 이러한 그의 노력은 분재가 발달된 일본에서도 인정을 받아 일본의 분재 잡지에 조명되기도 했다.
1961년부터 해제분재농원을 시작으로 그가 작고하기까지 53년을 분재와 함께 해 온 그의 삶이었다.
분재계의 큰 인물을 잃은 것 같아 매우 안타깝지만,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바로 큰아들 문치호씨가 어려서부터 아버지 곁에서 분재를 배웠고, 그 길을 걷고 있고 동생은 신안군 분재테마파크에서 근무하고 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해제분재원을 맡은 문치호 대표는 건국대에서 분재학 석사를 취득하고 지금은 동신대 도시조경학과 박사를 수료하고 논문을 쓰고 있는 중이다.
아들은 지난해 10월 아버지가 키우던 ‘곰솔 분재’를 이어 가꾸어 ‘제2회 전남도 분재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작품은 심사위원들에게 수령 100년이 넘은 곰솔로 수형이 아름답고 전체적인 균형감이 우수하며 작품에 장인정신과 분재를 사랑하는 마음이 엿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버지가 25여년을 가꾸고 아들이 12년 정도 이어온 것이니 대(代)를 이은 장인 정신이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 | 아버지 문형열씨와 어머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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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말 이낙연 전남도지사가 신안 압해의 분재공원과 ‘해제분재원’ 등 분재산업 현장을 방문해 민선 6기 시책‘숲 속의 전남’만들기에 분재산업을 포함시키겠다는 약속을 듣고 희망적인 꿈을 가지고 있다.
문 대표 역시 분재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고 전문적인 공부를 한만큼 이 분야에서 인정받고 있다. 그는 한국분재문화연구회장을 역임했으며 (사)전일본소품분재협회에서 한국인 최초로 아버지와 함께 인정강사로 위촉되는 등 다양한 대외적 활동을 하며 아버지의 명성을 잇는 분재인이 되기 위해 분주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양광석·방수진 기자 양광석·방수진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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