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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친혼의 역사와 이 시대의 동성동본 결혼 | | | | 입력시간 : 2016. 07.06. 10:06 |
원래 신라는 삼국 가운데 가장 늦게 형성된 나라였다. 일찍부터 중국과 교류하며 문화를 발전시켰던 고구려나 백제에 비해 고유한 풍습도 오랫동안 지켜나갔다. 게다가 신라의 골품제도는 철저해서 계급을 유지시키기 위해 계급 내 혼인을 장려했다. 결국 계급 내 인구가 적었던 왕실, 성골과 진골에는 동성(同姓)간에 혼인이 자유로울 수밖에 없었다. 신라시대 전반에 걸쳐 왕실에서는 이성혼보다는 동성혼이 더 많았다. 사촌이나 육촌 오누이는 물론이고 삼촌과 조카딸 사이에도 혼인이 이루어졌다. 동성동본 정도가 아니라 근친혼까지 거리낌이 없었던 것이다.
고려시대에도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아버지는 같고 어머니가 다른 동부이모(同父異母)의 오누이끼리도 결혼했다. 다만, 문란한 가운데서도 동부동모(同父同母)의 친오누이간에는 결혼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렇더라도 조선시대 양반들의 눈에 이러한 혼인관계는 참으로 문란한 짐승들의 그것으로 보였을 법하다. 동성동본끼리의 혼인을 극도로 경멸했던 유학자들이 이 문제에 강한 목소리를 내게 된 것은 당연하다.
고려시대에도 동성간, 혹은 가까운 친인척간의 결혼을 금지시키려는 시도는 계속 있었다.
1058년(문종 12년)에는 사촌간의 결혼에서 출생한 자는 관리에 등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금고령을 내렸다. 1085년(선종 12년)에는 동부이모의 자녀가 결혼해서 낳은 자식에 대한 금고령이 내려지고, 1096년(숙종 1년)에는 육촌간의 결혼에서 태어난 자식에 대한 금고령이 내려졌다. 이처럼 고려의 근친혼 금지령은 고려 말까지 계속 확대되어갔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관리 등용을 제한한 '금고령'일 뿐 결혼 자체를 금지한 것은 아니었다. 학자에 따라서는 이러한 금고령의 의미를 근친혼 억제에 두기보다는 계급 내 결혼을 통해 귀족 세력이 확대, 강화되는 것을 방지하려는 데 있었다.
최초로 근친혼 금지령이 내려진 것은 1096년 일이었다. 육촌까지의 결혼을 금지한 것이다. 그러나 실효가 별로 없어 1101년에는 없어져버렸다. 이후에도 사촌간의 결혼은 금지했지만 오촌, 육촌간의 혼인은 금지하지 않았다. 결국, 폭넓은 동성금혼령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14세기, 고려 충선왕 때(1309년)였다. 그러나 동성간의 금혼이 법적으로나 관습적으로나 확실한 규범으로 자리잡게 된 것은 조선시대에 들어와서다.
한데, 이 시대에 성도 모(母)계 성으로 바꿀 수 있고, 8촌이 넘으면 동성동본끼리도 결혼을 할 수 있도록 해, 유림들이 반대하는 것 같다.
錫 gnp@goodnewspeople.com 錫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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