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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제> 최남호 전 장성군의회 의장의 결혼 60주년 스토리 | 고마움 보답하는 마음으로 벌인 깜짝 이벤트
23살-22살에 결혼, 세아들 훌륭하게 키워내
선거 8번·당선 7번…아내의 묵묵한 내조 덕 | | | | 입력시간 : 2017. 07.05. 13:44 |
2017년 1월 1일, 새해 첫날에 전라남도 장성군 남면에서 아주 뜻 깊은 행사가 열려 화제를 모았다. 만혼이나 미혼이 많고, 황혼 이혼 또한 흔한 일이 되어버린 현실에서 혼인 60주년을 기념하는 회혼식(回婚式)이 열린 것이다.
회혼식이란 60년을 해로한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리나 결혼을 안 하거나 이혼한 자식 등이 없이 다복해야 하므로 하늘이 내린 축복이라 여긴다. 오래된 결혼기념일 풍습이 특별해 보인 이유이기도 하다.
회혼식의 주인공은 83세의 전 장성군의회 의장을 역임한 최남호 어르신과 부인 이선남 어르신 부부이다. 특히, 이 회혼식이 특별했던 것은 자녀들이 준비한 것이 아니라 최남호 어르신이 직접 그동안 고생한 아내를 위해 깜짝 이벤트였기 때문이다. | | 결혼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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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인 즉, 사실 지난해 12월 25일이 결혼 60주년이 되는 날이었는데 무심하게 결혼기념일은커녕 외식 한번 못하고 그냥 지나친 것에 대한 아쉬움과 미안함에 가족들이 모두 모이는 설날을 맞아 ‘아내에 대한 감사장’ 수여식을 거행한 것. 정말 로맨틱한 남편이다.
이 날 행사에는 평소 각별한 장성군지방행정동우회(회장 소천 김재선) 회원들과 특히 옐로우시티 장성 칼라 마케팅과 황룡강 르네상스프로젝트로 각광받고 있는 유두석 군수 부부가 자리를 빛내주어 그 의미를 더했다. 최 전 의장은 “주위에서 축하해주니 감회가 새롭고 더 할 나위 없이 행복했고, 여생을 더불어함께 더 많이 나누며 또 나누는 배려의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팔십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직 건강한 최 전 의장이지만 어려서부터 겪어 온 고생은 이루 말로 다하지 못한다. 10살 무렵 일제 강점기 아버지가 일본 탄광으로 징집되면서 함께 일본으로 가 해방 후 한국으로 돌아와 부산에 도착했다. 당시 일본에서 광부로 일하며 돈을 벌어 와 정착하려했는데 사기를 당하면서 최 전 의장은 학업을 중단하고 생활 전선에 뛰어 들어야 했다고 한다.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며 돈을 벌어 자신은 비록 배우지 못했지만 동생의 공부를 위해 뒷바라지 했다.
23살에 22살의 부인과 결혼하면서 넉넉지 못한 살림에 잘 살아보겠다고 온갖 노력을 다했다. 배추를 심어 손수레에 싣고 비아장에 가서 팔기도 하고 벼 수확을 할 때면 큰아들을 들에 뉘여 놓고 서산에 노을이 질 때까지 둘이 같이 일을 하기도 했다. 그러던 1963년, 11전차부대가 마을 뒤에 주둔하게 되어 선발대로 온 경상도 출신의 정타관 대위의 권유로 부대지정 ‘세탁소’를 운영하게 되면서 외박과 외출을 준비하는 군인들을 위해 목·금요일은 잠을 자지 못하고 고생하며 땅을 사고 또 사서 지금은 2만평의 대농이 되었다.
최 전 의장의 성실성과 근면함, 우직한 성품 등을 눈여겨보던 주변 사람들이 남면조합장 출마를 권유해 선거에 나섰는데, 일가친척 하나 없는 남면에서 1985년 5월 15일 조합장에 당선되었다. 그 후로도 농협조합장 3선, 군의회 의원 4선, 군의회 의장 2번, 평통회장 등 8번 선거에 출마해 7번 당선됐으니 최 전 의장의 능력과 인품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선거 출마를 위해서가 아니라 비아 장날이면 늘 시장을 찾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지역민들에게 귀를 기울인 주민 밀착형 행보를 걸었던 최 전 의장이다. 그와 함께 일했던 장성의 고(故) 김흥식 군수는 살아생전 “최 의장은 군의원으로 정의롭고 올바른 모습이 보고 배울 점이 많은 분”이라고 늘 얘기했었다고 한다.
회혼식을 올릴 수 있을 만큼 자식농사도 풍성하게 잘 지은 최 전 의장이다. 3형제 중 큰 아들은 현재 현대해상 전무로 근무하고 있으며 손자는 미국에서 의대에 다니고 있다. 둘째 아들은 아버지의 뒤를 이은 영농후계자로 열심히 농사를 짓고 있으며 2남 1녀의 자녀를 두고 있는데, 손녀는 덕성여대를 졸업했고 큰손자는 LIG에 근무 중이며 작은손자는 고등학생이다. 최 전 의장의 막내아들은 사업가이며 2녀의 자녀를 두고 있다. 자녀들은 이번 아버지의 깜짝 이벤트에 모두 놀라워했으며 크게 감동 받았단다. | | 의정활동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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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전 의장은 “나를 비롯해 아내와 자녀들, 손주들까지 모두 건강한 것이 큰 행복”이라고 밝게 미소 지어 보였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뒤를 잇고 있는 작은아들과 함께 지금도 여전히 농사일을 같이하고 있는 최 전 의장은 “가을에 곡식이 익을 무렵, 들에 나가는 것이 지금도 늘 즐겁다”고 말했다.
설날 벌어진 놀라운 퍼포먼스에 아내는 감동해서 울고, 남편은 고마워서 울고, 자녀들은 행복해 눈시울 적셨다니 이것이 바로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아니겠는가!
『감사합니다.
결혼 60주년 다이아몬드 회혼(回婚)을 맞이하여
-아내 이선남님께 드립니다-
 | | 감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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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60년 전, 방년 22세의 꽃다운 당신 이선남과
23세의 청년 나 최남호가 결혼한 지 어언 60년,
넉넉지 못한 시집살이에서 잘 살아보겠다고
그동안 온갖 노력을 다한 당신에게 고마운 마음으로 전합니다.
나의 인생 목표가 근면, 성실하게 노력하여 50마지기 정도를 경작하면서
여느 집과 같이 풍작에 소 한번 타보는게 꿈이었는데
당신의 꾸준한 노력과 ‘하면 된다’는 신념 하나로
2만평 이상의 대농의 꿈을 이루었으니 실로 꿈만 같습니다.
회고콘데 배추를 심어 손수레에 싣고 비아 장에 가서 팔던 일,
갑필이를 논바닥에 뉘어 재우면서 벼를 베던 일 등등 하며
아,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는 아름다운 그 때 그 시절의 추억들….
특히, 1963년 봄에 11전차 부대가 주둔하게 되어 선발대로 온
경상도 출신 정타관 대위의 권유로 부대 지정 세탁소를 운영하게 되면서
목, 금요일은 잠을 못자고(외박, 외출준비) 고생하여 번 돈으로
땅을 사고 또 사서 지금의 1만평의 대농이 된 것은
순전히 당신의 덕이라고 다시 한 번 전하고 싶소.
한편, 내 생애 최고의 명예이며 보람은 일가친척 없는 남면에서
1985년 5월 15일 남면농협조합장에 당선되어
농협장 3선, 군의회 의원 4선, 군의회 의장 2회, 평통회장 등
7번의 선거에서 당선시켜 주신 덕분에 2006년 6월 퇴직 시까지
선출직 공직생활을 하게 되었으니 면민들의 그 고마운 정을 어찌 잊으리오.
여보! 살다보니 때로는 폭언도 했습니다만 순간적인 성격 탓으로
널리 이해해 주고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을 건강하게 살다가
빨갛게 노을 지는 서산(가마봉) 마루 넘어가는 해님과 같이 우리도 넘어 갑시다.
“사랑합니다”
2016년 12월 25일
당신의 남편 최남호 드림
서춘자·방수진 기자 gnp@goodnewspeople.com 서춘자·방수진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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