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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약선요리 전문가 이득자
진정한 ‘식보(食補)’의 길을 걷는 사람
화순 대방산 깊숙한 곳에 농업회사법인 ‘약선향기’ 꾸려
한약재 이용한 전통장류-조미료-장아찌 등 연구-생산
더 너른 보급 위해 식당-체험학교 운영하고 대학 강단에도 서
입력시간 : 2017. 09.28. 11:54


약선요리란 각종 한방 약재와 음식의 혼합으로 몸에 좋은 요리, 즉 사람의 몸을 튼튼하게 해주고 병의 치료를 도와주는 음식 이라고 한다. 한방의 효능을 얻을 수 있음과 동시에 음식의 맛도 함께 느낄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약선요리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먹는 양생약선과 병을 치료하기 위해 처방으로 먹는 강복약선이 있다. 최근에는 비만이나 당뇨 등으로 먹는 양생약선에 관심이 커지고 있고, 일상에서 자주 듣게 되는 웰빙이란 것도 양생약선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호남의 명산 무등산 자락 화순군 동면 수만리와 맞닿은 서성리 대방산 자락에는 농업회사법인 약선향기가 있다. 이곳 가는 길은 만연산 뒷자락 들국화마을 아래쪽 흐르는 물소리가 끊이지 않는다는 수만리다. 바람은 서늘하고 이제 막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산등성이 억새풀은 은빛으로 넘실거린다. 그런 가을 풍경을 감상하며 서성저수지 길섶에 선다. 맞은편에 제2화순적벽이라 불리는 ‘서성적벽’이 웅장한 풍광을 자랑한다.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케 한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숲속으로 길을 잡는다. 무등산 줄기 대방산 자락이다. 숲이 우거져 하늘이 보이질 않는다. 첩첩산중에 사람이 살까 의문이 들 정도다. 100여m를 올라가자 고즈넉하게 자리한 건물 두세 채가 발길을 잡아끈다. 약선식품으로 이름이 높은 농업회사법인 ‘약선향기’다.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만드는 예비 사회적기업이자 수익금 일부를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는 ‘착한가게’다. ‘6차산업의 모범’으로 떠오르고 있다.

약선향기는 한약재를 이용해 약선전통장류(된장·고추장·청국장·간장), 약선장아찌(무·뽕잎·매실·깻잎·고추장아찌), 약선천연조미료, 약선오디잼 등을 만든다. 전통방식으로 만든 수제품들이다. ‘자연의 나눔, 만든 이의 채움, 먹는 이의 비움’이라는, 약선향기의 삼위일체를 담았다. 구수한 석청포누룽지와 편강, 생강차도 인기다. “약선음식은 약용가치가 높은 천연재료를 궁합에 맞게 만든 것으로, 몸에 좋고 맛도 좋은 건강음식이죠.” 이득자 대표의 설명이다. 한마디로 약이 되는 음식이라는 것이다.


대표 식품은 무장아찌. 직접 재배한 유기농 무에 방풍과 당귀를 달인 물로 숙성시켰다. 무가 작고 단단해 아삭아삭한 식감이 뛰어나다. 약선조미료도 빼놓을 수 없다. 대방산 숲속에서 직접 재배한 표고버섯을 비롯해 대파, 양파, 파, 마늘, 미역, 새우, 멸치 등을 갈아 넣었다. 깔끔한 맛이 일품이다. 요즘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약선식혜도 그만이다. 손수 만든 엿기름에 잡내를 없애주는 생강, 우슬과 두충, 감초 추출액을 넣었다. 달지 않고 담백하다. 감미롭기까지 하다. 가시오가피, 뽕잎의 추출물로 발효시킨 된장, 청국장, 고추장, 간장도 좋다. 직접 지은 콩으로 메주를 빚고 천일염을 넣어 숲속 장독에서 자연 그대로 숙성시켰다. 수령 100년 된 뽕나무에서 딴 오디만으로 만든 오디잼도 둘째가라면 서럽다. 석청포를 첨가한 ‘석청포누룽지’도 요즘 뜨는 제품이다.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모두 궁합에 맞는 한약재를 자연에서 찾아 궁합에 맞게 만든 것들이다. 이들 제품은 전국 현대백화점 명인명촌코너, 전라남도농업기술원이 운영하는 친환경농산물쇼핑몰 ‘해피굿팜’, 11번가 등 국내 유명 쇼핑몰, 약선향기 누리집 등에서 만날 수 있다.

식품만 만드는 게 아니다. 식당도 운영한다. 대표 상차림은 ‘꾸지뽕약선오리’다. 방풍 잎을 달인 물과 유황오리를 약초와 함께 푹 고았다. 밑반찬도 약선이다. 표고버섯나물, 묵은지, 연근, 치자약밥, 고사리나물, 방풍잎절임 등이 입맛을 돋운다. 정갈하면서 맛깔스런 건강밥상이다. 한번 맛보면 젓가락을 멈출 수 없다. 예약해야 맛볼 수 있다. 하루 전이나 적어도 4시간 전에 예약을 해야 진정한 약선오리를 즐길 수 있다.


이 대표의 약선요리 시작은 우연이었다. “2005년 노인복지시설을 운영하기 위해 식당이던 이곳을 매입해 정착했어요. 제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쏟아 부어 개원식까지 마치고 허가를 받기 위해 군청에 들렀는데 이곳이 농림지역이라 인·허가를 해줄 수 없다는 거예요.” 입구에 ‘선욱복지원’이란 표지석이 서 있는 연유를 그제야 이해할 수 있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 허송세월하며 가만히 앉아있을 순 없었다. 먹고 살 방법을 찾아야 했다. ‘울며 겨자 먹기’로 폐업했던 식당 문을 다시 열었다. “그러던 도중 화순군 보건소에서 식당 운영자를 대상으로 약선요리 강좌를 개설했어요. 이 강의를 들으면서 약선음식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죠.” 약선요리 강좌는 이 대표의 인생 진로를 바꿨다. 매일 먹는 음식이 약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신선했다. 틈나는 대로 한약재를 연구하고 음식 재료를 얻기 위해 농사짓는 법을 익혔다. 그리곤 자신이 직접 지은 농산물로 음식을 만들었다. 그렇게 3년을 보냈다. 그동안의 노력을 시험해보고 싶었다. 2008년 제1회 한국약선요리경연대회에 출품해 최우수상, 2009년에는 우수상, 마침내 2010년 제3회 대회에선 대상을 받았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었다.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기존 조미료에 대한 불신을 갖고 있던 그는 천연조미료 개발에 도전했다. 천연조미료는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라는 강한 믿음이 바탕이 됐다. 갖은 시행착오 끝에 수산물과 농산물을 갈아 만든 천연조미료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 집을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한 끼만이라도 화학조미료를 드시지 않게 하고 싶었어요.” 음식이 담백하고 깔끔하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식당을 찾는 이들이 줄을 섰다. 2012년 농림보호구역에서 계획관리구역으로 변경되자 이듬해 농촌진흥청의 농업인 소규모 창업 기술 지원금 1억 원을 지원받아 시설을 현대화하고 본격적인 약선제품 만들기에 나서 지금에 이르고 있다.


“이 좋은 약선음식 만드는 방법을 저만 알고 있으면 되겠어요? 나눠야죠. 더 많은 사람들이 건강한 삶을 살아가면 더욱 좋잖아요.” 광주포럼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이 대표가 매월 ‘약선요리 체험학교’를 여는 이유다. 이 대표는 2015년에 식품가공기능사 자격증을 획득하고 경기도 이천에 있는 청강문화산업대학교 특임교수로 강단에도 서고 있다.





김영춘 기자 gnp@goodnewspeople.com        김영춘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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