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참 일꾼> 신안군 송공산 분재공원 지킴이 문치성 주무관 | “아버지로부터 배우고 익힌 분재는 영원한 내 사랑입니다”
제27회 일본분재 청수전(靑樹展) 외무대신상 수상 국위선양
대를 이은 분재 가꾸기 전국 넘어 세계로 향해 ‘주목’
아버지 생전 작품 1000여점 무안군 기증해 얼과 뜻 기려 | | | | 입력시간 : 2018. 01.15. 11:45 |
신안군 압해읍, 다도해의 아름다운 5천만평의 바다정원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송공산 남쪽 기슭 10ha의 부지에 자리한 송공산 분재공원.
이곳에는 다소 차가운 겨울 바다바람이 가득 머물러 있었지만 수령을 자랑하는 갖가지의 분재들은 위풍당당 자태를 뽐내며 지나는 이들과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었다. 그리고 이곳에서 만난 신안군청 환경녹지과 소속인 문치성 주무관. | | 송공산 분재공원 입구 |
|
훤칠한 키와 깔끔한 외모에서 풍겨져 나오는 인상이 자주 접하는 도회적인 공무원 스타일 그대로였지만 문 주무관은 특별하고 남다른 재주로 송공산 분재공원의 분재들을 관리하는 전문가였다.
지난 2009년 4월 송공산 분재공원이 문을 열며 신안군청에 채용돼 공직의 길을 걷게 된 문 주무관의 분재사랑은 그가 태어나면서부터 시작됐다. 분재산업의 선구자였고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분재 저변확대에 기여하면서 분재의 장인으로 평가 받았던 고(故) 문형열씨의 3남1녀 중 둘째로 태어난 문 주문관은 어린 시절부터 보고, 만지고, 배우고, 느끼며 자연스레 분재와 가까이 지냈다.
고인이 된 문 주무관의 아버지는 1961년부터 무안에서 해제분재농원을 시작으로 작고하기까지 53년을 분재와 함께 해 온 분재 달인으로 전국적으로 명성을 떨친 사람이다. 또 문 주무관의 형 문치호씨 또한 아버지의 대를 이어 해제분재원을 맡아 운영하며 대학 등에서 강의를 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 | 미술관 |
|
이런 아버지와 형제들과 함께 물을 나르고 풀을 뽑으며 시작된 분재 가꾸기는 중·교교시절을 거쳐 대학까지 이어지며 그의 마음과 몸을 붙잡았고, 20대 후반 평생 동반자인 아내를 만나며 본격적으로 분재 가꾸기에 뛰어들었다. 이후 매사 엄격했던 아버지와의 의견충돌로 잠시 다른 직업으로 눈을 돌렸지만 짧은 외도로 끝났고, 그의 분재사랑은 다시 아버지가 운영하던 분재원으로 돌아오게 했다. 그러던 중 신안군이 압해읍 송공산 자락에 전국 최초로 아름다운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송공산 분재공원의 문을 열게 됐고, 분재를 맡아 관리할 수 있는 적임자로 문 주문관이 발탁되게 된 것.
문 주문관의 일터인 송공산 분재공원은 분재원, 쇼나조각, 야생화원, 미니 수목원, 생태연못, 잔디광장, 화목원, 유리온실, 산림욕장, 미술관, 북 카페, 분재기념관 등이 꾸며져 바쁜 현대인들이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분재와 미술작품을 보며 마음의 여유와 평안을 찾을 수 있도록 조성돼 주목받고 있다. 분재원에는 소나무, 주목, 소사나무, 모과나무, 먼나무, 팽나무, 금 솔, 향나무, 금송, 피라칸타 등 1000여 점의 명품 분재와 신안출신 우암 박용규 화백의 작품 등이 전시돼 있다. | | 전남도지사 시절 분재공원을 방문한 이낙연 총리와 고길호 군수 |
|
문 주문관은 “분재는 자연 상태에서 이뤄지는 수목의 아름다운 모습을 인위적으로 분(盆)이나 자연물에 심어 가꾸면서 노수거목(老樹巨木)의 이상적인 자연미를 재현하거나 특수한 수종을 독창적으로 작품화 한 것을 말한다”며 “다시 말하면 분재는 대자연의 섭리를 이탈하지 않는 범주에서 오랜 세월을 두고 수형을 창작해 내는 일이다”고 정의했다.
그는 또 “분재의 수형은 자연 상태에서 생존하는 수목(樹木, trees)의 수종의 특성, 환경적 변화, 입지적 조건, 외적 피해 등의 수많은 요인으로 인해 매우 다양한 수형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러한 수형은 그 수목의 특징적인 미적 요소를 갖춘 나무의 형태이며, 나무가 가질 수 있는 자연스러운 모습이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형과 함께 아버지의 대를 이어 분재와 함께 해 오고 있는 문 주문관은 지난 12월6일 일본에서 열린 제27회 일본분재 청수전(靑樹展)에서 ‘외무대신상’ 수상하는 영예를 안으며 이름을 널리 알렸다.
청수전은 4년 마다 개최되는 세계분재대회, 아시아·태평양대회 등과 함께 세계 4대 분재대전으로 꼽히는 권위 있는 행사다. 이번 문 주무관이 수상한 작품은 80여년 된 피라칸타로 제작한 ‘아버지의 분재 인생’이다. | | 제27회 일본분재 청수전(靑樹展) 외무대신상 수상 후 형과 |
|
이 작품은 문 주무관이 작고한 아버지의 분재 사랑을 생각하며 만든 것으로 아버지의 깊은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어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문 주무관은 “아버지께서 30여년 전에 처음으로 일본에서 피라칸타를 들여와 분재와 조경수를 소재로 생산·보급해 널리 알리셨다”며 “바로 그 피라칸타를 소재로 한 예술작품으로 상을 받아 더 영광이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특히 이번 수상은 어려서부터 분재배우기를 시작한 문 주무관의 분재인생에 한 획을 긋는 작품으로 그가 근무하는 송공산 분재공원의 큰 자랑거리가 되며 신안군에서도 무척 반기고 있다.
고길호 신안군수는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권위가 있는 작품을 만드는 직원이 우리 신안군 송공산 분재공원에 근무해 영광이다”며 “이번 수상으로 국내 분재발전에 기여하며 송공산 분재공원도 한층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 | 신안군청 김동우 환경녹지과장이 잘 가꿔진 분재를 설명하고 있다. |
|
신안군청 김동우 환경녹지과장은 “문을 연지 만9년이 되가는 송공산 분재공원은 신안군의 자랑거리로 분재공원을 준비하는 무안, 화순, 목포 등 다른 지자체에서도 벤치마킹 할 정도로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며 “겨울철 볼거리인 애기동백이 요즘 한창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으며, 현재 마무리 공정에 있는 미니동물원 등이 문을 열면 송공산 분재공원은 전국에서 으뜸가는 분재공원으로 더욱 각광을 받을 것이다”고 예찬했다.
이제는 아버지의 명성을 이어 분재인으로 대성한 문 주무관은 2014년 3월 아버지가 작고한 후 같은 해 4월 아버지의 분재작품 1000점을 무안군에 기증하며 아버지의 뜻을 기리고 있다. 무안군에서는 고(故) 문형열씨의 기념관과 분재들을 전시할 계획 속에 신안군에 이어 분재공원을 조성 중에 있다.
조형예술이라 할 수 있는 분재는 수목 자체로의 고유한 특성 즉 잎, 줄기, 가지, 수피, 꽃, 열매, 단풍, 사리(舍利)와 신(神), 그리고 향과 생육조건에 따라 변화된 수려한 수형미와 고태미, 자연미, 노련미, 균형미, 개성미, 형태미, 격조미와 같은 예술성을 추구한다. | | 분재공원 모습 |
|
이러한 분재는 역사적으로 동양의 전승문화로 한국, 중국, 일본에서 전래돼 왔으며, 또한 궁중 문화의 한 부분으로도 유래 돼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생명력을 가지고 있는 식물을 대상으로 하는 특수성 있는 분재는 역사적으로 많은 수난을 겪어 오면서 분재의 특성 보전이 어려웠으나 문 주무관과 같은 분재인들의 노력으로 우리 고유의 문화적 가치를 지키며 인정받고 있다.
아버지의 대를 이어 형과 함께 분재를 가꾸고 기르는 일을 천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문 주무관. 그는 가장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며, 사명감과 성실함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하는 책임감 강한 일꾼으로 신안군의 보물이 되고 있다.
“분재는 인생의 전부이고, 오늘을 빛나게 해준 아버지의 깊은 가르침에 감사하다”고 말하는 문 주무관은 뼈속까지 ‘분재사랑’이 차고 넘치는 분재인이자 공직자로 미래가 밝은 사람이었다. | | 분재를 가꾸고 있는 문치성 주무관 |
|
 | | 설경 속 분재 |
|
 | | 작품설명 |
|
양광석·박은정 기자 gnp@goodnewspeople.com 양광석·박은정의 다른 기사 보기
|
|
 |
|
기사 목록 
프린트 화면 
메일로 보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