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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색 뉴스> 오징어뼈, 식품·의약품 활용 | | 지혈제·탈모제 등 2600건 발굴 | | | | 입력시간 : 2018. 07.10. 15:25 |
환경당국이 참갑오징어 뼈를 갈아 지혈제로 사용하는 등 조상 대대로 내려온 전통지식 2600여건을 발굴하고 식품, 의약품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이전 토대를 마련한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해 3월부터 11월까지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지역인 전남 신안·진도·완도군 105개 마을에 사는 노인 300여명(평균 연령 80.9세)과 면담하고 생물자원 386종을 활용한 지식 2603건을 발굴했다.
2009년 시범사업이후 지난해까지 9년간 구전 전통지식 4만7459건을 찾아 매년 100여종씩 과학적 근거 등을 확인하고 국가가 특허권을 갖는 국유특허로 등록하고 있다. 이 가운데 매년 3~5건 정도를 식품, 의약, 농업 등 산업분야에 이전하는 게 목표다.
지난해엔 참갑오징어뼈(갑)에서 지혈제를 착안한 구전 전통지식을 찾아냈다. 뼈에 있는 탄산칼슘 성분이 공기 중 산소와 만나면 열이 발생하는데 이로써 혈액의 수분을 증발시켜 혈액을 빠르게 굳게 만들었다.
곰피에는 계면활성제 역할을 하는 당이나 지질 등 천연 성분이 많아 비누 역할을 대신할 수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신안군 도초·비금면, 진도군 도조·임회면, 완도군 보길·소안·청산면 등 해안지역에서는 벼멸구를 퇴치할 때 살충 성분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고래의 한 종인 상괭이 기름을 썼다. 이들 지역에선 산후조리 때 먹는 미역국에 소고기 대신 생선인 조피볼락을 넣는데, 칼슘이 소고기보다 5배 정도 많고 단백질 성분도 풍부하게 함유돼 있었다. | | 전북 곰소에서 촬영한 참갑오징어의 뼈. 탄산칼슘 성분이 공기 중 산소와 만날 때 생기는 열로 혈액 수분을 증발시키는데 예부터 이 지역 사람들은 참갑오징어 뼈를 지혈제로 써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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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군과 진도군 바닷가 모래땅에서 자라는 순비기나무 줄기와 잎을 삶은 물은 두드러기 등 피부질환 치료제로 활용됐다. 마편초과에 속하는 순비기나무는 폴리페놀, 타우린 등 항산화·향균 성분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조선 선조 때 의학서인 '의림촬요(醫林撮要)'에도 순비기나무 열매인 만형자(蔓荊子)가 탈모 치료에도 쓰였다는 기록이 있다.
고문헌에 수록된 전통지식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species.nibr.go.kr) 유용성 정보체계에서 볼 수 있으나, 기술개발 등이 진행 중인 생물자원 구전 전통지식은 지적재산권 등 정보제공자 권익 보호를 위해 비공개로 설정돼 있다. 전통지식을 산업화하려면 국유특허 기술이전 절차를 거쳐야 한다.
오경희 국립생물자원관 유용자원활용과장은 "국유특허는 거의 무상이기 때문에 국내 중소바이오벤처기업들이 전통지식 관련 국유특허에 관심이 많다"면서 "기술 이전뿐만 아니라 국유특허를 내면 외국기업이 무단으로 가져다 쓸 수 없어 지식과 기술, 생물자원 3가지를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술이전때는 종보전을 위해 대량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을 동시에 개발해 제공한다.
이처럼 생물자원을 이용한 전통지식이 산업적으로 활용된 경우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뇨와 부기 제거에 써 온 옥수수수염으로 음료를 개발하거나 설사·복통·부인병에 쓰이던 쑥으로 위염 치료제가 개발되는 등 건강기능식품뿐만 아니라 신약개발에 다양하게 이용돼 왔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이번에 발굴한 전통지식 2603건 중 80종의 동·식물과 관련된 생물자원 이용지식 174건을 수록한 자료집 '남도인의 삶에 깃든 생물이야기'를 이날 발간했다. 구전 전통지식은 물론 생물 사진, 일방적인 특징, 고문헌에 기록된 내용 등이 담겼다. 국립생물자원관 누리집(www.nibr.go.kr) 생물다양성 전자책(E-book) 코너에서 볼 수 있다.
서민환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연구부장은 "우리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생물자원과 이와 관련한 전통지식이 산업적으로도 활용 가능한 귀중한 자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뉴시스 gnp@goodnewspeople.com 뉴시스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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