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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奇人奇事<89> 고구려 始祖 동명성왕 | 남쪽 졸본 땅으로 쫓겨와 22살 때 건국
“알에서 태어나”…고씨이고 이름은 주몽
백제 시조 온조왕의 아버지로도 알려져 | | | | 입력시간 : 2018. 07.17. 14:35 |
 | | TV 드라마 ‘주몽’의 한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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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B.C. 37~A.D. 668) 역사는 삼국사기에 나와 있다. 시조인 동명성왕의 성은 고씨이고 이름은 주몽이다. 고주몽의 탄생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부여 왕 해부루는 나이가 많았으나 아들이 없었다. “명산대천에 아들 하나 낳게 해달라고 빌어도 소용이 없구나!” 해부루는 한탄을 하였다. 어느 날, 해부루가 탄 말이 곤연 연못가에 이르러 큰 돌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 왕은 이상하게 생각하고는 부하들에게 그 돌을 떠밀어보라고 하였다. 그 돌 밑에는 노란 개구리 모양을 한 갓난아이가 있었다. "오, 하늘이 내려주신 내 아들이로다!" 왕은 기뻐하며 궁궐로 데리고 가서 그 아이 이름을 '금와'라 하고, 나중에는 태자로 삼았다. 그 뒤, 아란불이라는 재상이 도읍을 옮길 것을 왕에게 아뢰며 말했다. "요새 하느님이 꿈에 나타나서 '장차 내 자손으로 하여금 이 땅에 나라를 세우게 할 것인즉, 너희는 속히 피해 가라. 동해에 가면 가섭원이라는 땅이 있는데, 토지가 기름지고 농사 짓기에 알맞으니 그곳으로 가서 도읍을 정하라' 하고 말씀하였습니다." 왕은 아란불의 말에 따라 그곳으로 도읍을 옮기고 나라 이름을 '동부여'라고 하였다. 전 도읍지에는 어디서 왔는지 알 수가 없는 사람이 천제(하늘의 황제)의 아들 '해모수'라 하며 도읍을 정했다. 해부루가 죽자, 그 뒤를 이어 금와가 왕위를 이었다. 어느 날, 사냥을 나갔던 동부여의 금와왕은 우발수라는 강가에 말을 몰고 갔다. 왕은 말에게 물을 먹이려다가, 외딴 강가에 아름다운 처녀가 혼자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금와왕이 그 처녀에게 물어보았다. "소녀는 누구이며, 어찌하여 이런 곳에 와 있는고?" 처녀가 말했다. "저는 웅심산 아래에 있는 성 북쪽의 청하에 사는 하백의 딸이옵니다." 청하란, 압록강을 말하며 하백은 물을 다스리는 수신의 이름이다. 이 아가씨의 이름은 '유화'다. 물을 다스리는 신인 하백에게 세 딸이 있었는데, 맏딸이 유화이고 그 밑으로 원화와 위화가 있었다. 어느 무더운 여름날, 세 자매는 산골짜기에서 목욕을 하고 있었다. 이때 하느님의 아들 해모수가 부여의 옛 도읍으로 내려오다가 그들을 보았다. 세 자매는 소스라쳐 옷을 입었다. 해모수가 유화에게 물어보았다. “나는 땅을 다스리려고 하늘에서 내려왔소. 그대의 이름은?” "유화입니다." "유화 낭자, 참으로 아름답구료. 우리 결혼합시다." 해모수는 유화와 어머니의 허락을 받고는 혼인을 맺었다. 그러나 해모수는 하늘나라에 다녀온다고 하고는 영영 소식이 끊어졌다. 이 무렵, 하백은 집을 떠났다가 돌아와서 유화가 자기의 허락도 받지 않고 혼인을 맺은 것을 알았다. 하백은 몹시 화가 났다. "당장 집에서 나가거라!" 이렇게 하여 집을 쫓겨난 유화가 우발수 강가를 떠돌아다니다가 동부여의 금와왕을 만난 것이다. 금와왕은 유화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사정이 매우 딱하니 궁궐로 돌아가서 나와 함께 살자" 하고는 그녀를 데리고 갔다. 하루는 유화부인이 커다란 알을 낳았다. 금와왕은 이 말을 듣고 매우 기분이 나빴다. "사람이 알을 낳다니!" 금와왕은 그 알을 돼지 우리에 갖다 버리라고 하였다. 신하들이 알을 돼지 우리에 버렸으나, 이상하게도 돼지들이 그 알을 밟지 않고 피했다. "그 알을 길거리에 내다 버려라!" 신하들이 알을 돼지 우리에서 꺼내어 길에 갖다 버렸으나 거리를 지나가는 소나 말, 개들까지도 알을 피했다. "이상한 일이군!" 금와왕은 그 알을 들판에 내버리도록 분부했다. 알이 들판에 버려지자, 이번에는 새들이 날아와서 따뜻하게 품어주었다. 신하들은 이 사실을 왕에게 낱낱이 아뢰었다. "참 괴이한 일도 다 많도다." "저희들이 알을 깨뜨려보겠나이다." 신하들은 몽둥이로 힘껏 알을 내리쳤다. 알은 끄덕도 하지 않았다. 금와왕은 하는 수 없어서, "그 알을 어머니에게 돌려주어라" 하고 명령했다. 유화부인은 알을 돌려받았다. 며칠이 지나자 그 알 속에서 아기가 태어났다. 사내아기였다. 이 아기는 무럭무럭 자라서, 활로 파리까지 쏘아 잡았다. “이 아이는 예사 사람이 아니다!” 유화부인은 이 아이 이름을 '주몽'이라고 지었다. 동부여에서는 활을 아주 잘 쏘는 사람을 주몽이라 하였기 때문이다. 주몽은 20살의 늠름한 청년이 되었다. 주몽의 활 솜씨는 백발백중이었다. 금와왕에게는 일곱 명의 왕자가 있었는데, 그들은 주몽을 매우 시기하였다. 맏아들인 대소는 다른 왕자들과 의논하여 주몽을 없애버리기로 하였다. 주몽은 이 사실을 알아차렸다. 주몽은 곧바로 자기를 따르는 오이, 마리, 협부라는 세 청년을 불러놓고 말했다. "태자를 비롯하여 일곱 왕자가 나를 해치려고 한다. 이곳을 떠나야겠다." "가신다면, 어디로 가십니까?" "남쪽으로 내려가 나라를 세워서 우리의 뜻을 펼쳐보자!" 마침내 주몽은 어머니에게 작별 인사를 하였다. 아기를 밴 아내에게는 칼을 두 동강 내어서 그 하나를 보이며 말했다. "왕자를 낳거든, 이 칼을 일곱 모진 돌 위 소나무 아래에 묻어 둘 테니 찾아가지고 오도록 하오." 주몽은 마굿간으로 갔다. 그곳에는 명마가 주몽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명마는 어머니가 전에 정해준 말이었다. 일찍이 금와왕은 주몽에게 마굿간을 돌보는 일을 맡긴 일이 있었다. 그때 어머니는 가장 날쌘 말의 혓바닥에 바늘을 꽂아두라고 주몽에게 일러주었다. 혓바닥에 바늘이 꽂힌 말은 몹시 여위었다. 금와왕은 주몽에게 그 말을 주어버렸다. 주몽은 여윈 말을 잘 키워서 명마로 만든 것이다. 주몽을 태운 명마는 산과 들을 나는 듯이 달렸다. 주몽 일행은 남쪽을 향해 내달았다. "주몽이 없어졌다! 주몽을 추격하라." 대소 태자는 군사들을 거느리고 주몽의 뒤를 쫓았다. 주몽은 엄사수(지금의 압록강 동부)라는 강가에 이르자 당황했다. 물이 깊어서 건널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뒤에서는 대소 태자가 군사들을 이끌고 바람같이 접근해오고 있었다. 주몽을 따르던 한 청년이 강물을 가리켰다. "저것 좀 보십시오!" 물고기와 자라들이 강물 위에 뗏목처럼 이어져서 떠 있었다. "어? 주몽이 강물 위를 걸어갔네?" 대소 태자의 군사들은 강가에 다가와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입을 딱 벌렸다. 그때는 이미 뗏목 구실을 해주었던 물고기와 자라들이 사라진 뒤였다. 주몽과 그 일행은 모둔곡에 이르러 세 사람을 만났다. 한 사람은 베옷, 한 사람은 검은 옷, 또 한 사람은 물풀로 만든 옷을 입고 있었는데 생김새가 뛰어나게 보였다. 주몽이 일행에게 말했다. "바야흐로 내가 큰 뜻을 받들어 나라를 세우려 하는 터에 이 세 사람을 만났으니, 어찌 하느님의 돌보심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주몽은 이 세 사람에게 각각 재능에 따라 임무를 맡긴 뒤에 졸본 땅으로 들어갔다. 많은 백성들이 주몽을 따랐다. 졸본 땅은 매우 기름지고 도읍을 정하기에 아주 적합했으나, 미처 궁궐을 지을 겨를이 없어서 비류수 위에 살면서 나라를 세웠다. "나라 이름을 고구려라 정하노라!" 주몽은 이때 성을 '고(高)'씨라 하였다. 고주몽의 나이 22살 때였다. 고구려와 주몽의 이름은 떠오르는 해처럼 사방으로 빛을 품었으며, 뒷날 '동명성왕'의 이름을 얻게 되었다.
앞의 내용 대부분이 야사라 해야 할 것이다. 분명한 것은 백제의 시조가 온조왕이다. 한데, 그의 아버지가 고구려의 시조 고주몽이다. 주몽이 처음 북부여에서 졸본부여로 왔을 때, 부여 왕에게는 딸만 셋이 있었다. 부여 왕은 주몽을 보자 뛰어난 인물이라는 것을 알고 둘째딸을 주었다. 주몽과 둘째딸의 사이에서 큰아들 비류와 둘째아들 온조가 태어났다. 이 무렵, 북부여에서 아들 유리가 찾아오자 주몽은 비류와 온조를 젖혀놓고 그를 태자로 삼았다. 유리는 주몽이 북부여에 있을 때의 정실부인 예씨와의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느 날, 유리는 활을 가지고 놀다가 잘못하여 부인이 이고 가는 물동이를 맞혔다. 그 부인은 유리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아비 없는 후레자식이구려!" 유리는 주눅이 들어 어머니 한테로 가서 아버지가 누구냐고 물었다. 어머니 예씨는 숨겨온 이야기를 아들에게 들려주었다. "너희 아버지는 남쪽으로 내려가서 나라를 세우신 분이다"라고 말해주었다. 그래 아버지를 찾아가 고구려의 태자가 되고, 훗날 2대 유리왕으로 등극한 것이다.
고운석 주필 gnp@goodnewspeople.com 고운석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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