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13일(화)
HOME 커버스토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환경 국제 스포츠 여성.가정 건강 이웃 전국

이동하기
<현장> 이산가족 또다시 기약 없는 이별…
"손 한번 더 잡아보자"
처음 만난 父子 눈물의 작별
울음 참던 오빠 동생 떠난 후 오열
南 상봉단 81가족 곧바로 귀환
입력시간 : 2018. 09.13. 15:39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마지막날인 26일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작별상봉 및 공동중식을 마친 이산가족이 손을 잡고 작별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흘이라는 시간은 65년여의 한을 풀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기약 없는 이별의 순간을 마주한 이산가족들은 쉽사리 손을 놓지 못했다.

태어나 처음으로 아버지의 얼굴을 보게 된 조정기(67)씨와 그의 아버지 덕용(88)씨는 버스 창문을 열어 손을 잡은 채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조씨가 "오래 사셔야 돼, 그래야 한 번 더 만나지. 꼭 그렇게 하세요"라고 말하자 북측 동생 학길(61)씨는 "내가 잘 모실게요, 건강하세요"라며 눈물을 흘렸다. 버스 안에 있던 아버지는 그 모습을 보며 대성통곡했다. 조씨는 그런 아버지의 손을 놓지 못하고 "건강하게 사셔서 또 뵐게요"라고 거듭 당부했다.
버스에 오른 북측 가족들이 남측 가족들과 헤어지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조씨는 아버지가 탄 북측 버스가 출발하자 "어떻게 어떻게"라고 외치며 버스를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조씨는 버스가 금강산호텔을 빠져나가, 더이상 따라갈 수 없게 되자 멍하니 서서 눈물을 흘렸다. 그는 "68년 만에 처음 보고 마지막이 됐어"라고 말하며 먼 산만 바라봤다.

이번 상봉 때 남측 사촌동생들을 만난 피순애(86·여)씨는 구급차에서 작별인사를 나눴다. 작별상봉 때까지 박장대소하던 이들도 마지막 인사를 앞두고는 슬픔을 억누르지 못했다.

그의 사촌동생 영애(81·여)씨는 위험하다는 주변 사람들의 만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언니"라고 외치며 구급차를 따라가 순애씨의 얼굴에 입을 맞췄다. 남측 사촌동생들은 언니를 태운 구급차가 떠난 뒤 오열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피난길에 놓고 내려온 동생과 사흘을 함께 한 최시욱(84)씨는 동생 시연(79·여)씨가 탄 북측 버스가 움직이자 끝내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버스 창틈으로 동생의 손을 잡고 덤덤하게 "언니 지금 건강하다. 우리 다시 만나자"라고 다독이던 그는 버스가 출발하려고 하자 갑자기 오열했다. 그는 "아이고, 가냐, 가지 마라 동생아, 가야 하냐"라고 외치며 버스를 따라 달렸다. 그는 남측 지원인력이 막아서자 "시연아"라고 외치며 한없이 울었다.
남측 조정기(67)씨가 북측 아버지 조덕용(88)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남북 가족들은 너나 할 거 없이 버스 창을 열고 잡은 손을 놓지 못했다. 이들은 "잘 있어라", "우리 언니", "오빠" 등을 외치며 통곡했다. 대성통곡하던 조카는 눈물 범벅이 된 북측 삼촌의 주름진 얼굴을 손으로 닦아줬다. 남측 최고령자인 강정옥(100·여)씨는 동행한 딸의 부축을 받으며 휠체어에서 일어서서 버스에 탄 동생 정화(85·여)씨의 손을 매만졌다. 이경자(74·여)씨는 북측 가족에게 "손 한 번 더 잡아보자"라고 말하며 손을 꽉 쥐고는 눈물을 훔쳤다.

곧이어 버스가 출발하자 남측 가족들은 몸이 허락할 때까지 손을 흔들며 버스를 따라 달렸다. 그리고 북측 가족들을 태운 버스가 시야에서 사리지자 부둥켜 안고 함께 울며 남은 가족들을 위로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북측의 한 기자는 북측 오빠를 또다시 떠나보낸 남측의 한 이산가족의 손을 잡으며 함께 울기도 했다. 이 기자는 "어머니, 제가 잘할게요. 제가 열심히 해서 꼭 같이 사는 날이 오도록 노력할게요"라고 울먹였다.

남북 이산가족들은 지난 8월24일부터 이날 작별상봉까지 모두 6차례에 걸쳐 12시간 동안의 짧았던 만남을 뒤로하고 오후 1시20분에 귀환길에 올랐다. 남측 상봉단은 버스를 타고 북측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과해 오후 3시37분께 남측 동해선 CIQ를 거쳐 귀환했다.

한편 남북은 지난 8월20일부터 이날까지 2회차에 걸쳐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개최했다. 1회차 때는 남측에서 89가족 197명이, 2회차 때는 81가족 326명이 방북해 북측 가족을 만났다. 2차 상봉단 중 1명이 둘째 날 남측 병원으로 후송되고, 가족 중 1명이 동행하면서 마지막 날에는 324명이 작별상봉에 참여했다.
북측 박영희(85) 할머니가 버스로 향하던 중 남측 가족들과 눈물을 흘리고 있다.
.



뉴시스 gnp@goodnewspeople.com        뉴시스의 다른 기사 보기

기사 목록     프린트 화면     메일로 보내기     뉴스 스크랩    


굿뉴스피플 만평
권력의 힘
김학의 불법 출금 의혹
<청강의 세상이야기> 냇가 홍합과 말 …
한 선비가 말을 타고 길을 가다가 큰 내에 이르렀다. 냇물을 건너려고 하면서 둘러보…
목포신안군농협조합공동사업…
"환절기 호흡기 건강에 흑마늘 진액 챙겨 드세요" 우리 식탁에서 꼭 빠지지 않는 마…
이 사람/공무원 화가 윤창숙씨
만화를 활용한 지방자치단체의 홍보기법과 효과 등을 종합 분석한 을 펴내 관심을 모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