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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예가 - 윤숙정 | 주변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상-추억 작품으로 승화
흙으로 빚어낸 아기자기한 이야기 잔잔한 감동 전해
윤 작가 “흙으로 만든 작품 속에 시 한편 쓰듯 인생 담고 싶어” | | | | 입력시간 : 2018. 12.01. 10:46 |
# 일정한 테마 탁월한 솜씨로 빚어내
“오랜 도공생활을 해온 숙정은 자신이 살아온 삶의 세월 속에서 익히고 추억했던 시간들과 잊었던 파편을 찾아내어 친근하게 접근하게 한다. 정감이 흐르는 따뜻한 미소를 투박한 질감, 약간은 형상 비틀기를 통해 응축시킨다. 기교에 치우치지 않으려는 겸양 속에서 누구에게나 있는 평범한 시간들을 윤숙정 만의 추억 만들기로 차분하게 보여준다고 할까?”
‘모든 것은 다 지나가는 것’이라는 주제로 열린 윤숙정 작가 도예전을 평가한 문화비평가의 평이다.
윤숙정 작가는 차분하고 선이 고운 외모만큼이나 일상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모습들과 생활에서 보고 느낀 감성을 그대로 작품에 담아내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 | 비나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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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다 지나가는 것’ ‘내 앞길 닦는 어머니’ ‘옛길들’ 등 그의 작품전에서 보여준 추억과 사랑은 흙으로 빚어낸 아기자기한 이야기로 보는 이들을 과거로 소환하며 그의 작품 세계로 빠져들게 했던 것.
도자기는 생활용기로 사용되기 위해 만들어지기 시작했지만, 그 하나하나에 작가의 정성과 아이디어와 예술혼이 깃들어 있고, 개성적 기교와 방법으로 빚어지기 때문에 도자기는 예술이 되고 문화재가 된다.
근래에 와서 도자기가 원래의 기능성보다 작가 정신의 표현수단으로 예술적 매체로 구현됐을 때 도자기는 회화나 조각과 같이 도예라고 명명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소설이나 시인이 일정한 주제의식을 가지고 작품을 만들 듯 윤숙정 작가는 일정한 테마를 탁월한 솜씨로 빚어내고 있다.
윤숙정 작가의 도예작품은 하나하나가 동화책이고 동화책의 삽화 같지만, 이것들의 주체나 내용이 따로따로가 아닌 시리즈로 엮어져 있어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 마주한 흙의 매력에 매료돼 도예가 길로… | | 달 따러가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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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5년 담양 출생으로 공직을 지낸 아버지 아래 4녀2남 중 차녀로 태어난 윤 작가는 아버지를 따라 목포에서 유년과 학창시절을 보냈다.
초등학교 때부터 그림그리기를 좋아했던 윤 작가는 목포여자고등학교를 진학하며 화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미술을 전공하기 시작해 조선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했다.
윤 작가는 여느 미술학도와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회화 중심으로 미술활동을 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도자기를 만들기 위해 흙을 만지게 됐고, 그렇게 마주한 흙의 매력에 매료된 그는 1976년부터 도자기를 본격적으로 배우며 도예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도자기를 전공하는 학도가 많지 않았던 시절이라 도자기를 만들기 위한 시설 등이 부족했지만 그의 열정은 도예세계를 섭렵하는데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이렇게 앞만 보고 달리던 그였지만 도자기만을 만들어서는 생활이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고, 중학교 미술교사로 재직하며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방학이면 도예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각종 연수 등으로 일정이 여유롭지 않자, 7년이란 그리 길지 않은 교사생활을 접고 목포에서 대학입시 전문학원의 문을 열게 된다.
10명이 넘는 강사들을 두고 성심성의껏 학생들을 지도한 결과 윤 작가가 경영하는 학원은 유명세를 떨치며 대박이 났다.
영리를 추구하기 보다는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젊고 유능한 강사들과 힘을 모아 미술학도를 배출한다는 자긍심으로 윤 작가는 즐거운 시간들을 보냈다.
원장으로서 직접 학생들에게 디자인을 가르치며 눈코뜰새 없는 시간을 보내면서도 그에겐 도예가로서의 활동이 늘 그립고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
학원 한켠에 가마를 설치하고 틈틈이 도자기를 만들며 작품 활동을 했지만 그의 허기짐을 채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사회적인 이슈 등 상징적인 작품 남기고 싶어
급기야 윤 작가는 12년 동안 운영하며 명성을 날렸던 입시전문학원의 문을 닫고 목포에서 1년여 동안 도예공방의 운영하다 지금부터 27년 전인 그이 나이 30대 후반, 무안군 청계면 월선리 예술인촌에 터를 잡고 도예가로서 둥지를 만들기 시작했다.
농가를 수리해 도자기를 만들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가마를 설치하고, 차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꾸미고, 1년간 돌담을 쌓아가며 만든 그는 작업장은 고즈넉한 마을의 정서를 닮아 아기자기하게 자리하고 있다.
연구직 공무원을 지내다 퇴임한 남편과 슬하에 아들 둘 그리고 친정어머니 모시고 있는 윤 작가는 목포와 무안의 공방을 오가며 작가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다.
평소 차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윤 작가는 3년 전 공방에서 그리 많이 떨어지지 않은 곳에 사단법인 한국다도문화원을 설립해 이사장으로서 차 문화 보급에도 앞장서고 있다.
차를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공부방을 열어 현재 20기를 배출했고, 성인이 되는 학생들을 위한 성인식도 치르고, 교사 연수 등을 실시하며 차와 전통이 어우러진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윤 작가는 이 또한 큰 보람이라고.
“사람은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가듯, 흙으로 만든 작품 속에 시 한편을 쓰듯 인생을 담고 싶다”고 말하는 윤 작가.
특별한 작품을 남기기보다는 ‘울림’이 있는 이야기를 표현하고 싶어 하는 윤 작가는 사회적인 이슈 등 상징적인 작품을 남기고 싶어 했다.
윤 작가는 남도사랑 그리고 지역사랑을 바탕으로 우리의 문화와 역사를 보존하고 알리는 ‘장인’으로 오래토록 곁을 지킬 것을 약속했다.  | | 공방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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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정 기자 gnp@goodnewspeople.com 박은정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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