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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물탐구> 무등산체험영농조합법인 김명우 대표 | 농산물 가공으로 고소득, 부농 꿈 이뤄
절임배추·누룽지 등 로컬푸드 인기상품
7전8기 실패 딛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농민들 농사지어 잘 살 수 있었으면…” | | | | 입력시간 : 2018. 12.01. 11:12 |
모두가 어렵다고 아우성인 이때도 몇 번의 실패를 딛고 모두가 부러워할 정도로 뛰어난 능력으로 고소득을 올리고 있는 농부가 있다. 전라남도 담양군 고서면에 있는 ‘무등산체험영농조합법인’의 김명우 대표이다.
아내와 함께 농사를 짓고 있는 김명우 대표는 절임배추와 누룽지, 두부 등을 고서농협 로컬푸드에서 판매하며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수천평의 밭에서 각종 채소와 수도작에 종사하고 있는 이 부부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6차 산업인 농산물 가공으로 눈을 돌려 농업의 위기를 기회로 바꾼 것이 지금의 ‘무등산체험영농조합법인’을 만들었다.
하지만 결코 쉬운 길은 아니었다. 어린 시절 4대 독자로 아주 부유한 환경에서 어려운 것 없이 성장했던 김 대표에게 시련이 닥친 것은 고등학교에 진학할 때였다. 당시 아버지가 뇌졸중으로 쓰러지시고 어머니가 혼자서 어렵게 농사를 지으시는 것을 보면서 어머니를 돕기 위해 창평고 1학년을 마치고 광주농업고등학교 원예과로 옮기게 되었다고 한다.
광주농고를 졸업하고 ‘돈 버는 농업인 상을 확립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버팀목 삼아 누구 못지않게 열심히 일하고 신기술 공부에 전력하는 한편 새로운 소득 작목 개발에 솔선수범하여 한 눈 팔지 않고 농업에 전념했다.
동창이었던 아내 수경씨와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결혼을 하고 농사에 뛰어든 김 대표 부부는 1988년부터 담양군 남면에서 ‘딸기’ 농사를 시작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딸기’ 농사에 성공한 후 작목반을 이끌며 딸기 농사짓는 방법을 지도하기도 했다. 이렇게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발 빠르게 선진농업을 받아들이는 그의 활약을 인정받아 농협 ‘이사’를 맡기도 한 김 대표였다.
그러던 중 김 대표는 갑자기 농사만 짓는 생활이 싫어져 직장 생활을 할 마음에 서울로 상경해 대리점에서 제법 인정을 받기도 했다. 젊은 패기에 대리점을 직접 운영하면 더 나을 것 같아 시작했는데 1년도 채 되지 않아 또다시 억대의 빚만 지고 고향으로 내려왔다. | | 절임배추 작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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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부터 앞만 바라보고 달렸다. 김 대표는 오리 사료를 납품하는 일을 하고 아내는 농사지으며 눈물이 나도록 고생을 했다. 농사와 함께 담양군 1호로 ‘오리농장’ 허가를 받아 오리를 키우기도 했으며 소, 돼지, 염소 등 축산업에 종사하기도 했다. 이렇게 노력을 하다보니 형편이 좀 나아지는 듯 했으나 인생이 그리 만만하지 않았다. 지인에게 큰 돈을 떼이며 그에게 돌아 온 것은 부채와 가족의 타박뿐이었다. 그러나 생명산업인 농업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주창해온 그였기에 농업을 포기하기 보다는 농산물 유통에 문제가 있음을 바로잡기 위해 자신이 직접 유통에 뛰어 들기로 마음먹고 외식산업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이 사업도 뜻대로 되지 않았고 이번에도 설상가상 빚만 지고 문을 닫아야 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좌절하지 않고 외식산업을 했던 건물을 그 상태로 그냥 두고 농사에만 집중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말처럼 2015년 로컬푸드가 생기면서 김 대표의 농부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농산물 가공품을 납품하게 되면서 김명우 대표의 누룽지와 두부, 절임배추는 소비자들에게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김 대표의 사업이 승승장구하며 지역민들도 함께 소득이 상승하고 있다. 동네 분들이 지은 농산물을 최상의 가격으로 사들여 가오, 납품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량이 늘어나다 보니 여전히 몸은 많이 힘들지만 그동안 진 빚도 갚고 이제는 마음에 여유가 좀 생겼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김 대표는 ‘부자로 살 수 있는 농촌의 삶’에 대한 강의를 하기도 한다.
이쯤 되니 김 대표는 시간을 내어 현재 순천대학교 전남농업마이스터 과정 시설채소반과 전남도립대에서 한옥건축과에 다니고 있다. ‘농사도 과학’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전남대학교 최고경영자 과정(원예)를 수료했으며, 순천대 농업마이스터 과정을 통해 최신 고급기술과 경영 능력을 공부해 아는 만큼 다른 분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또 자신의 손으로 아담한 한옥을 지어 살고픈 마음에 만학도들에 대한 교수님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바꿔놓을 정도로 열심히 학교에 다니고 있다. 이런 열정은 지난 9월 열린 고용노동부와 국제기능올림픽 한국위원회가 지원한 ‘제6회 전국한옥경기대회’ 대목 직종에서 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이외에도 김 대표는 배구 동호회에 가입해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운동을 하고 있기도 하고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춤과 악기도 배우고 싶단다. 그동안 고생한 아내를 위해 시간을 만들어 여행을 다니는 낭만적인 남편이기도 하다. 어린 나이에 부부의 연을 맺어 살고 있지만 그동안 서로에게 반말을 해 본적이 없을 정도로 예의를 갖춰 대하고 있단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는 닭살 부부이다. 결혼 후 18년 동안 시어머니를 정성껏 모셔 온 아내는 담양군 최초로 ‘효부상’을 수상할 만큼 효성이 지극한 며느리였다. 이런 아내가 고마워 남편 김 대표는 장인어른이 ‘암’으로 투병할 당시 병원을 모시고 다니기도 하고 돌아가셨을 때에는 장례비용을 모두 사위가 내기도 하는 등 부부가 모두 양가에 최선을 다했다. 부부는 가족뿐 아니라 그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 또 주변인들까지 살피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김 대표는 지역을 위한 일에도 앞장서는 젊은 농부이다. 마을 이장을 맡았을 때에는 광주시 예산으로 동네 도로의 아스콘 포장을 마을 어르신들에게 칭찬을 듣기도 했으며, 공공 토지 확보를 통해 마을 자산을 늘리기도 했다. 직원들에게는 2달에 한번씩 골프 브랜드의 옷을 사드리기도 하는 등 직원들과 가족 같은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
김 대표는 또한 행정공무원인 큰아들과 5년째 헌병대 중사(부사관)로 있는 작은아들에게 친구 같은 아버지로 지내는 등 “마음이 부자가 되었다”며 행복함을 드러냈다. 여기서 더 나아가 김 대표는 지역 인재 장학금 전달 등 기억에 남을 만한 일을 하고 싶다.
인터뷰 내내 농사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던 김 대표. “농민들이 농사를 지어 잘 살 수 있었으면 한다”는 그의 마지막 말이 큰 여운으로 남았다.  | | 김 대표 가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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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수진 기자 gnp@goodnewspeople.com 방수진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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