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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논평> 아름다운 천사 칭찬의 박수를
입력시간 : 2019. 01.05. 15:48


나경택 본지 고문·칭찬합시다운동본부 총재
수십 년간 매일 새벽 리어카를 끌고 과일을 떼어와 시장에서 팔아온 노부부가 평생 안 입고 안 먹고 안 쓰며 모은 400억원 상당의 재산을 고려중앙학원에 기부했다.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김영석(91)-양영애(83) 부부다. "젊은이들이 훌륭한 인재로 성장하는 데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며 재산을 쾌척한 김씨 부부의 사연은 선진국 문턱까지 성장한 우리 사회의 오늘이 있게 한 미덕이 무엇인지를, 왜 대한민국에 희망이 있는지를 보여준다.

6·25전쟁 후 무일푼으로 출범한 부부는 청량리 무허가 판자촌에 살며 리어카로 과일을 떼다 팔았다고 한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맛있고 품질 좋은 과일을 파는 가게'가 되겠다는 신념으로 남들보다 서너 시간 일찍 집을 나섰다. 차비를 아끼려 늘 걸어다녔고 새벽에 과일을 떼다 놓은 후엔 밥값을 아끼려 근처 해장국집에서 일을 도우며 식사를 해결했다. 근면-검소-정직-신뢰…, 기본이 되는 미덕들을 평생 실천한 결과로 큰 재산을 일군 것이다.

고려대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노부부의 기부에 대해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학생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고파스' 게시판에는 기부 소식이 알려진 날, 관련 게시물이 10여건 올라왔다. 댓글도 200개 넘게 달리는 등 반응이 뜨거웠다. 게시물 중에는 '저도 나중에 돈을 벌면 다른 사람을 위해 기부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등 감동을 받았다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게시물 아래에는 '과일 장사를 하며 어렵게 번 돈을 기부하다니 대단하십니다' '귀한 돈을 받은 만큼 학교가 값지게 써야 한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명예학장으로 모시자' '김영석·양영애관을 짓자'는 제안도 나왔다. 고려대 국문과 4학년 김예슬(23·여)씨는 "학교 식당에서 친구들과 점심을 먹으면서 내내 할아버지-할머니 얘기를 했다. 내가 그분들의 자녀라면 싫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가족들도 기부에 동참하신 거 같다"고 말했다. 한국사학과 4학년 한순천(26)씨는 "기부하신 큰 뜻에 어긋나지 않게 학교에서 잘 활용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경제학부 1학년 이종원(19)씨는 "앞으로 공부할 때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책임감이 든다"고 말했다. 부부를 향한 존경을 표현한 댓글도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존경스럽습니다. 노부부님의 뜻대로 훌륭한 인재를 양성하는 데 꼭 써주세요' '소중한 피와 땀과 눈물의 세월은 아름다운 천사가 되어 각박하고 냉정한 세상에서 우리 모두에게 깊은 울림으로 다가올 거예요' '이런 분이 계시니 아직 살만한 세상이네요' '행복하시고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시길 기원합니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고려대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은 역대 최대 규모인 400억원의 기증금을 학생들을 위해 효과적이고 투명하게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고려대는 기부금 집행 전 기부자들에게 활용 방안을 사전 보고하고, 집행 후에는 사용 명세를 정기적으로 보고한다. 기부금 용처를 상세히 밝히는 기부백서를 매년 발간하고 있다. 고려대 관계자는 "부부의 소중한 뜻을 잘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을 지원하는 장학금으로 우선 사용하고, 학생들의 주거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되도록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씨 부부는 삶의 황혼을 기부로 장식했다. 가난 때문에 초등학교도 가지 못한 양씨는 "어린 학생들이 걱정 없이 마음껏 공부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평생 땀 흘려 번 돈을 자신과 별다른 연고도 없는 대학에 기부하는 것은 사회의 미래에 대한 깊은 사랑 없이는 불가능한 결단일 것이다. 전국 각지에서 연탄 증정, 김치 담가주기, 무료급식소 운영 등 남을 위해 봉사하시는 분들께 칭찬의 박수를 보낸다.



나경택 본지 고문·칭찬합시다운동본부 총재 gnp@goodnewspeople.com        나경택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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