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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 유년시절
입력시간 : 2019. 03.10. 11:56


러시아 문호 레프 톨스토이(1828~1910)의 소설 '유년시절'이 번역·출간됐다. 톨스토이가 깝까즈에서 군 생활을 하며 발표한 첫 작품이다.

이후 출간한 '소년시절', '청년시절'과 함께 자전소설 3부작으로 불린다.

러시아 고전 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걸작 중 하나로 꼽힌다. 톨스토이 이전 어떤 작가도 이런 방식으로 문단에 등장한 적이 없다. 자신 만의 스타일로 유년시절을 풀어냈다. 당시 이러한 문학적 시도는 혁신이었다. 훗날 비평가들은 "영혼의 변증법"이라고 평했다.

소설에는 두 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어린 니꼴렌까 이르쩨니예프와 자신의 유년시절을 회상하는 성인 이르쩨니예프다. 어린아이와 성인작가의 시각적인 대조가 이 둘 사이의 갈등을 나타낸다. 두 주인공의 시각 차를 통해 '유년시절'의 사건들은 톨스토이의 동시대인들 삶에서 의미를 지니게 된다.

톨스토이 소설은 러시아 문화의 일부가 됐다. 혁신적이면서 러시아 문학의 모든 것을 흡수했기 때문이다. 훌륭하게 만들어진 주인공의 초상, 섬세한 부분까지 묘사된 풍경, 시골 저택의 예스러운 분위기와 삶의 모습에 대한 기술 등이 그렇다.

옮긴이 전혜진 교수(중앙대 국제대학원)는 "이미 국내에 번역이 되어있는 '유년시절'을 재번역하면서, 나만의 번역 색깔을 찾아야 한다는 부담감과 무게가 컸었다"고 한다. "번역 과정에서 주안점을 둔 것은 5가지다. '유년시절'을 재해석하기, 톨스토이의 언어를 읽어내고 살리기, '유년시절'의 시적 미학을 표현하기, 톨스토이의 '영혼의 변증법'을 한국어로 글맛을 살리며 재현하기, 톨스토이와 한국 독자, 러시아와 한국 문화 사이의 소통의 미학 찾기다."

또 "번역은 이미 손을 떠났지만 아직도 완성되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전했다. "'21세기의 한국'이라는 시공간 문화 속에서 '유년시절'을 제대로 재현해 냈는지에 대한 고민은 계속되고 있다. 독자들의 상상 속에서 '유년시절'이 완성되어 가길 바란다." 268쪽, 1만2800원, 뿌쉬낀하우스



참모로 산다는 것

500년 조선시대 역사를 채운 참모 40명의 인생을 말한다. 조선사 전문가 신병주 교수가 2017년 출간한 '왕으로 산다는 것'에 이어 내놓은 이 책은 왕을 도와 조선을 이끌어간 참모를 중심으로 균형 잡힌 시각에서 조선 역사를 본다. 조선시대 굵직한 사건을 중심으로 총 7부분으로 나누고 대표 참모 40명을 다뤘다.

이 책에 등장한 참모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역사적 상황에서 정치적, 학문적 능력을 발휘하거나 국난을 극복한 인물이 대부분이다. 왕의 판단을 흐리게 해 결과적으로 국정 농단의 주역이 된 참모들도 소개한다. 왕조시대가 끝나고 국민이 주인이 되는 민주사회가 도래했어도, 조선시대 참모들이 갖췄던 덕목들은 역사의 속성인 '반복' 앞에 여전히 의미가 있다. 472쪽, 1만9000원, 매경출판



착한 꿀벌은 집어치워!

소년이 꿀벌 살리기 위한 가족 여행 중 자기 생각을 갖게 되면서 솔직히 표현하는 방법을 알게 되는 성장 과정을 담은 소설이다. 소년은 부모 뜻을 거스르는 반항을 하기보다 인내하면서 부모가 자기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길 기다린다. 그 과정에서 소년은 불합리한 점에 당당하게 맞서는 방법도 배운다. 가족이란 테두리에서 때로는 가족이란 이유만으로 참고 희생하고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폭력적임을 소년의 관점에서 풀어낸다.

12세 주인공 울프는 엄마, 새아빠, 의붓누나, 쌍둥이 여동생 등 가족과 전국 일주를 시작한다. 환경운동가인 엄마와 새아빠가 사람들에게 심각한 환경파괴를 알리고 더 나은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려는 동료를 모으기 위한 여행이다. 그러나 여행은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의붓누나 바이올렛은 여행에 대해 불평만 쏟아내더니 자기 남자친구를 여행에 동행시킨다. 급기야 자동차마저 고장 나 길 한가운데 서 버렸다. 문제들이 발생해도 울프의 눈에는 엄마와 새아빠는 여행을 계속하려고 온 신경을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울프에게 꿀벌 살리기 여행은 환경파괴를 막아 지구를 보호하는 의미 있는 일이었지만, 학업을 중단하면서까지 할 일은 아니다. 남자친구과 헤어지기 싫은 누나, 정든 학교와 친구를 두고 떠나기 싫은 울프 등 떠나기 싫은 아이들의 뜻과는 달리 엄마는 자기 계획대로 진행한 이 여행을 무사히 끝낼 수 있을까? 로빈 스티븐슨 지음, 최은숙 옮김, 344쪽, 1만3000원 책과콩나무



서울 백년 가게

서울 골목 구석구석 숨은 최고 가게 25곳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서울에 있는 역사가 오래된 가게의 탄생, 성장, 성공을 이야기한다. 백년 가게 24곳은 카페, 전시공간, 서점, 음식점, 양복점, 대장간 등 다양하다. 가게 주인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성공 비결, 경영 철학, 경영 방법을 들려준다. 이들의 사연은 서울과 서울 풍속의 역사도 된다. 추억을 전해주는 일러스트와 현재 모습도 보여주는 사진도 수록했다.

혁명을 모의하던 아지트에서 브랜드가 된 '학림다방', 고택을 개조해 문화예술 공간으로 변신한 '보안여관', 음악과 고서 마니아를 위한 가게 '클림트', 경성의 맛을 고수하는 추탕집 '용금옥', 하루 1000그릇이 팔리는 냉면집 '울밀대', 부대고집 원조 '황해', 수제 양복점 '신사복 청기와', 수작업으로 철을 두드리는 ‘동명대장간’ 등을 100년간 회자되는 가게로 소개한다. 이인우 지음, 288쪽, 1만4500원, 꼼지락



나를 뺀 세상의 전부

1993년 '현대시사상'을 통해 등단한 김소연 시인의 산문집이다. 경험하고 생각한 것, 직접 만나고 겪은 것들을 기록했다. 더위에 지친 할머니에게 꿀물을 타주는 것, 말이 서툰 아이와 대화를 나누는 것, 엄마의 노년을 지켜보는 것 등 사람 사이의 관계와 일상을 털어놓았다. "수많은 인생 중에 시행착오뿐인 인생도 있을 테고, 하필 그게 내 인생일 뿐이었다고 여길 수 있었으면 한다. 대신, 같은 실수가 아닌 다른 실수, 같은 시행착오가 아닌 새로운 시행착오, 겪어본 적 없는 낭패감과 지루함을 경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경험' 중) 김 시인은 "우리는 때로 스스로에게 멀어져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빛나는 경험이라는 게 따로 있다는 걸 이제는 안 믿는다. 경험이란 것은 이미 비루함과 지루함, 비범함과 지극함을 골고루 함유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62쪽, 1만4000원, 마음의숲



나를 조금 바꾼다

한국에서 25년째 살고 있는 일본인 나카가와 히데코가 썼다. 요리연구가인 나카가와는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두 아들을 뒀다. 그녀의 삶·살림에 대한 철학이 담긴 책이다. 정신적인 미니멀리즘, 마이너스 사고에 주목한다. 물건이든 생각이든 버릴 것과 취할 것을 자기 기준에 맞게 분류하는 것이 생활 철학이다. 요리 교실을 운영하며 꿈이 없어 고뇌하는 이들을 숱하게 마주해왔다. 그런 사람들에게 "단기, 중기, 장기 목표를 세우라"고 조언한다. "목표를 주변 사람들에게 떠벌리고 다니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혼자 끙끙 앓지 말고 내 고민을 사람들에게 알려두면 도움을 받거나 뜻밖의 정보를 손에 넣을 수도 있다. 힘들 땐 거침없이 주위 사람을 이용해도 괜찮다." 208쪽, 1만3500원, 마음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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