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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건전한 소득에 대해 징벌을 한다면…
입력시간 : 2019. 04.13. 16:19


국가가 세법에 따라 세금을 거둬들이는 것은 국가가 국민의 안녕과 발전을 위해 쓰기 위함이다. 한데, 탐관오리로 인해 동학혁명과 같은 큰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호랑이보다 세금이 더 무섭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케우치 야스모 일본 세이케이대 교수는 저서 <정의와 질투의 경제학>에서 캐나다 경제학자 피에르 르뮤가 “폭력단이 서로 경쟁을 거쳐 하나만 살아남아 독점하면 그것이 국가”라고 한 주장을 소개하면서, 부모가 자녀에게 재산을 공짜로 물려줄 수 없다고 트집을 잡아 고율의 세금을 물리는 상속세에 국가 폭력단의 모습이 분명히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세금이란, 돈을 벌 때 소득세를, 돈을 쓸 때 소비세를, 쓰고 남은 돈에는 재산세를 물리면 그뿐이다. 하지만, 이런 단순한 조세제도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폭력단의 유전자가 조세정의를 늘 우선하는 탓이다. 세금은 적을수록 좋다. 증세는 악이다. 만고불변의 진리다. 하지만 폭력단은 거꾸로 간다. 두 가지 이유에서다. 첫째, 세수는 늘 모자란다. 천연자원이 넘쳐나는 나라가 아니라면 말이다. 두 번째는 정치적 이유다. 배고픈 자와 배 아픈 자들의 표를 제 편으로 끌어 모으기 위해서다. 세금으로 부자를 혼내는 ‘징벌적 과세’는 조세정의라는 이름으로 행해져온 정치행위다.

주택 공시가격과 토지 공시지가가 세 배까지 올랐다. 정부가 감정원과 감정평가사들에게 압력을 행사한 결과다. 보유세 부담이 지금보다 2~3배 훌쩍 뛴다. 게다가 재산세-취득세 등 국세는 물론 건강보험료까지 줄줄이 오르게 됐다. 가히 ‘세금 폭탄’이다. 정부는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고려해 순차적으로 인상폭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한다. 그게 정상이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지가공시협의회에 참석한 감정평가사들에게 ‘시민단체 타령’부터 했다고 한다. 비싼 땅을 가진 사람들이 세금을 덜 낸다고 이우성이니 균형이 깨지건 말건 단숨에 올리라고 했다는 것이다. ‘징벌적 인상’ ‘고의적 세금 폭탄’이라는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다.

세금으로 부자와 대기업에 벌주는 사례가 문재인정부 들어 어디 한두 가지인가. 법인세부터 그렇다. 과표 구간에 ‘3000억 원 초과’를 신설해 기존 최고 세율보다 3%포인트 높은 25%를 적용한 정부다. 주요국들이 법인세 인하 경쟁을 벌이든 말든 마이웨이다. 세수 증대 차원이 아니다. 갑을 논쟁을 부추기고 대기업 실적의 낙수효과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선거에 십분 활용한 정부다. 이는 최저임금제에서 보는 봐와 같이 자영업자 및 서민들에게 피해가 많다. 즉, 엄마의 고통은 젖을 받아먹는 아기에게 그 피해가 간다.

그런데 설상가상 소득세도 그렇다. 과세표준 5억 원 초과 구간을 신설하고 최고세율을 38%에서 40%로 올린 지 1년 만에 다시 42%로 올렸다. 근로소득세 면세자가 전체 근로자의 44%다. 세금이라곤 한 푼도 내지 않는 사람들이 세금 낼 생각은 않고 부자 증세를 외친다. 정부는 세금 내는 사람들만 달달 볶아댈 뿐이다. 과표 소득 1억 원이 넘는 5%의 납세자가 소득세의 4분의 3을 부담한다. 납세의무는 부자 몫이다.

상속세는 또 어떤가. 50%에 기업 경영권까지 넘겨받자면 가산세가 붙어 65%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단연 글로벌 톱이다. 부모가 세금 내고 모은 재산이다. 그 재산을 아끼고 모아서 자식에게 물려주는데 또 세금을 낸다. 이중과세 논란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평생의 노력을 벌하는 징벌적 과세다. 주요국들이 상속세를 폐지하거나 세율을 대폭 내리는 마당에 상속세를 내기 위해 회사를 팔아야 하는 비극적인 상황이 연출되는 곳이 바로 한국이다. 고칠 생각은 없다. 되레 상속·증여 세율을 60%로 높이는 법안이 국회에 올라가 있다.

부동산도 다르지 않다. 이런 식이라면 3월 발표되는 공동주택공시가격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평생의 노력으로 남은 게 달랑 집 한 채인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투기는 생각한 적도 없고 가처분 소득이 생긴 것도 없다. 그런데 세금 폭탄이다. 최고세율 3.2%의 종부세에 공시가격까지 급등하면 집을 팔지 않고선 세금 낼 방도가 없다. “종부세는 부유세라는 표현이 솔직할 것 같다”고 말한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다.

굳이 해외 사례를 들 필요가 있겠는가. 부자들을 질투하고 건전한 소득을 징벌하는 사회가 발전할 리 없다. 세금은 넓은 세원-낮은 세율이 원칙이다. 국민개세는 간 곳 없고 편 가르는 ‘부자 증세’만 횡행한다. 이게 어떻게 공정사회인가.



고운석 주필 gnp@goodnewspeople.com        고운석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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