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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용준, 마흔살에 첫 반지
"내 인생에 우승이라니···"
현대모비스에서 데뷔 15시즌 만에 첫 우승
입력시간 : 2019. 05.18. 14:22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가 통산 7번째로 챔피언에 오르면서 베테랑 슈터 오용준이 데뷔 15시즌 만에 처음으로 우승반지를 얻었다.

우리나이로 마흔, 은퇴의 기로에서 유재학 감독의 부름을 받고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불꽃을 태웠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 52경기에 출전해 평균 16분33초를 뛰며 3.5점을 올렸다. 경기당 3점슛은 0.9개.

4강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는 평균 12분50초(5점), 챔피언결정전 5경기에서는 14분26초(2.8점)를 소화했다.

단기전에서 고비마다 정확한 3점슛으로 상대의 흐름을 끊었고, 끈끈한 수비로 코칭스태프를 웃게 했다.

오용준은 "첫 우승이어서 그런지 기쁨이 여전하다. 가족과 함께 우승의 기쁨을 누릴 수 있어서 행복하다"며 웃었다.

떠돌이 신세였다. 200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0순위로 오리온에 입단한 오용준은 창원 LG, 부산 KT, 서울 SK, 안양 KGC인삼공사를 거쳐 2018~2019시즌을 앞두고 현대모비스에 합류했다. 6번째 팀이다.

193㎝의 신장에 준수한 슈팅 능력을 보유했지만 적잖은 나이가 걸렸다. 국내선수 드래프트를 거친 선수를 따지면 10개 구단 중 최고령이다.


오용준은 "불러주는 팀이 없어 은퇴 준비를 하고 있었다.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던 차에 갑자기 현대모비스에서 연락이 왔다.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다"고 했다.

유 감독은 오용준과의 첫 미팅에서 "너를 서른아홉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스물아홉이라고 생각하겠다. 한 번 도전해보자"고 했다.

'모벤저스'라고 불리는 화려한 선수들 사이에서 식스맨으로 당당히 제몫을 했다. 유 감독은 "처음에는 그냥 슛이 좋은 선수 정도로만 알았다. 태종이의 백업을 생각해서 영입했다. 그런데 막상 보니 수비에서 정말 큰 역할을 해줬다"며 만족해했다.

오용준은 "프로 생활을 하면서 '나는 챔피언이나 우승과는 인연이 없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솔직히 내 커리어에서 챔피언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지 못한 상황에서 현대모비스라는 팀에 와서 우승을 하게 됐다"며 "포기하지 않은 보람을 느낀다. 무엇보다 가족에게 이런 모습을 보여줘 기쁘다"고 했다.

2016~2017시즌 SK 유니폼을 입고 정규리그에서 단 1경기만 뛴 암울했던 기억도 있다. "나와 아내가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난다. 기회를 받고 싶었지만 팀 사정상 내가 뛸 자리는 없었다"고 회상했다.

고생 끝에 맛보는 영광이어서 달콤함은 훨씬 컸다. 특히 아들에게 챔피언에 오른 아빠의 모습을 보여준 게 자랑스러웠다.

오용준은 "아들이 내 경기를 보면 '슛 좀 자신감 있게 던져'라는 말을 많이 한다. 아들이 태어나기 전에 아내가 자주 했던 말을 아들이 그대로 하는 걸 보면 참 신기하다"며 웃었다.

올해 1월 창원에서 열린 올스타전에 아들과 동행했고, 챔피언 그물 커팅식에서도 아들과 사다리에 올랐다.

오용준은 "올스타전도 데뷔 후 처음이다. 베스트 선수로 뛴 건 아니었지만 3점슛 콘테스트에 나간 모습을 아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다른 팀들이 우승하고 그물을 자를 때, 가족과 함께 올라가는 것을 보고 많이 부러워했다. 아들과 함께 사다리에 올라 정말 뿌듯했다"는 마음이다.

현대모비스에는 문태종, 아이라 클라크, 양동근, 함지훈 등 유독 베테랑이 많았다. 다른 팀이었다면 최고참이었을 오용준은 "오히려 고참 선수들이 많아 편했다. 한 살 적은 동근이가 핵심 멤버였기 때문에 내 나이가 많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며 "베테랑 선수들이 훈련하고 관리하는 것을 보고 많이 배웠다"고 했다.

"은퇴하기 전에 우승반지를 하나라도 가질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출전하지 않고 우승했다 해도 기뻤을 텐데 식스맨으로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었던 부분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인사했다.

현대모비스와 1년 계약을 맺은 오용준은 다시 은퇴 기로에 섰다.

유 감독은 오용준의 감사 인사에 "고맙다는 말은 나중에 은퇴할 때 해라. 이제 시작이니까"라고 답했다. 유 감독은 "갈 수 있다면 계속 함께 가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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