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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고령인구, 노동시장서 적극 활용해야"
2050년 한국 고령인구부양비 73% 상승 전망
KDI,'고령화 사회 경제성장 전망과 대응방향'
입력시간 : 2019. 05.18. 14:40


이재준 KDI 경제전략연구부 선임연구위원이 지난달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고령화 사회, 경제성장 전망과 대응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가 향후 30년간 세계적으로 이례적인 수준으로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보다 시급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돼야 할 저출산 대책과는 별도로 정년제 폐지 등 고령 인구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높일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18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KDI정책포럼 제273호를 보면 우리나라의 고령인구부양비(65세 이상 인구/15~64세 생산가능인구)는 1980년 약 10% 미만 수준에서 최근 20%로 올랐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중위 가정)'에 따르면 2050년에는 고령인구부양비가 약 73%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약 20%포인트(p) 높은 수준이다.

2050년에는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전체 인구의 38%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가능인구 비율은 약 52%에 그친다. 고용률을 선진국 평균 수준인 70%로 가정할 경우 생산에 종사하는 취업자는 전체 인구의 36%로 예상된다. 즉 인구의 36% 수준의 취업자가 전체 인구가 소비할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을 담당해야 한다는 의미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재준 KDI 선임연구위원은 "고령화의 속도와 기간을 고려할 때 향후 우리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 충격은 상당할 것"이라며 "이와 같은 경제에서는 생산성이 획기적으로 향상되지 않는 한 전반적인 생활 수준이 정체하거나 퇴보할 수 있으며 자원 배분을 둘러싼 세대 간 갈등이 사회정치적으로 증폭되면서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고령화가 선진국에 비해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생산가능인구보단 고령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높이는 방향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생산가능인구의 절대 규모가 낮아 이들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아져도 총량 수준의 노동 공급은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는 분석에서다. 실제 우리나라 경제활동참가율이 G7국가 평균 수준에 도달하는 경우를 가정해보면 2031~2040년과 2041~2050년의 평균 경제성장률은 각각 0.9%, 0.6%로 전망된다. 이는 고용 수준이 2017년 한국 수준에서 고정될 경우보다 모두 0.4%p씩 낮은 수준이다.

결국 출산율 제고 정책이나 여성·청년의 대체노동력 공급을 늘리는 등 퇴장하는 고령노동자를 대체하는 방식의 정책은 현재 진행 중인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출산율 정책의 경우 장래 출생한 아이들이 충분한 인적자본을 갖춘 핵심 근로계층에 도달하기까지 대략 30년이 소요된다는 점에 현재의 급박한 고령화 상황에 대응하기에는 적절치 않다고 이 연구위원은 분석했다. 그러면서 65세 이상 고령층이 경제활동에 적극적으로 참가하면 장기적인 성장 추세를 개선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주장했다.

그는 "고령 세대의 경제활동 참가는 경제성장률 하락을 완충하는 동시에 고령 인구의 부양 부담을 감소시킬 수 있어 고령화에 대응하는 효과적인 방안"이라며 "은퇴 시기로 진입하는 고령 세대가 생산활동에 자발적으로 참가해 노동력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이어 "고령 세대가 경제활동을 지속하면 이들 세대의 소득과 소비, 조세수입이 증가하고 정부의 공적연금 지급 부담이 감소하는 등 장기적으로 성장 기반을 확대할 수 있다"고 썼다.

이 연구위원은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보면 평균적으로 72세까지 근무하길 원하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고령층에서도 노동과 여가가 적절히 균형을 잡는 것이 사회적으로도 바람직하고 경제적으로도 효과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고령자 노동시장은 양적 측면에서 상당히 높은 고용률을 유지하고 있으나 질적 측면에서는 열악한 상황이다. 상당수가 빈곤에 몰려 임시·일용직 등 생계형 노동에 종사하거나 저부가가치 부문에서 불안정한 고용 형태의 일자리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령 노동시장 공급자들의 학력 수준이 낮은 점도 노동 환경을 열악하게 하는 주된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우리나라 고령 노동자의 절반 이상이 중등 이하의 교육 수준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 62~74세 고령 인구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보면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높다. 정년이라는 제도적 제약이 없어 본인의 의사와 능력에 따라 전문직종 등에서 노동 공급을 연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위원은 한국에서도 정년제를 폐지하거나 근로 능력과 의사에 따라 은퇴 여부를 결정하는 유연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일정한 나이를 고령의 기준으로 삼아 노동시장에서 퇴출하는 정년 제도는 더 이상 사회경제적 발전에 유효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낡은 제도라는 지적이다. 이 연구위원은 "추가적인 근로 여력이 있는 고학력 고령 근로자의 노동 시장 참여 기회를 배제하는 것은 비효율적인 인력 활용 방식"이라고 봤다.

또 고령자를 단순한 부양 대상이나 잉여인구로 보는 기존의 인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생애 단계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건강 상태가 개선되는 등 긍정적 요인을 활용해 고령층이 사회·경제적으로 생산적 기여를 지속할 수 있는 역할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교육 체계도 기대수명이 80세인 현재의 여건에 맞게 변모해야 한다"며 "중·장년 이후 경력 전환을 시도하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직업훈련체계와 평생교육체계를 결합해 새로운 평생 교육·훈련 모델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NP gnp@goodnewspeople.com        NP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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