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26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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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의 방> 박동신 화가
추억 속 꽃, 맨드라미 그리움과 미안함으로 승화
불편한 몸에도 그림에 대한 열정하나로 혼신 불태워
“맨드라미는 욕망의 화신, 생명의 꽃으로 정신적 지주”
입력시간 : 2019. 05.18. 14:58


붉은 맨드라미가 강렬하게 다가온다. 화면 중심에 당당하게 선채 무엇에도 흔들릴 것 같지 않은 에너지를 발산한다. 맨드라미는 열정의 화신이다. 작가는 작품의 상징성을 이렇게 말한다.

영암이 고향인 박동신(60) 작가는 선천적으로 왜소증을 안고 태어났다. 그러나 지금 90세인 아버지와 85세가 된 어머니의 지극적인 사랑으로 남들과 다른 외모에 대한 열등감 없이 유년과 청년시절을 보냈다.

특히 초등학교 때부터 그림에 소질을 보였던 박 작가는 조선대학교 미술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하며 진가를 발휘하게 됐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한번도 붓을 놓지 않으며 오직 그림에만 전념하고 있다.
열정


“제게 그림은 직업이자 삶의 전부이다”고 말하는 박 작가는 정물을 비롯해 인물, 풍경 등 다양한 장르를 그려왔지만, 2005년부터는 어린 시절 앞마당에 피어 화려하고 아름다운 인상을 주었던 ‘맨드라미’만 그리고 있다.

맨드라미 꽃말은 열정이다. 하지만 박 작가의 맨드라미는 그리움이고, 미안함이고, 안타까움이다.

“맨드라미는 열정, 욕망의 화신, 생명의 꽃, 그 자체가 하나의 생명력이다. 이 생명력은 나의 분신이자 정신적 지주이다.”

예술가로 평생을 살아온 작가에게 맨드라미는 꽃이라는 경계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어릴 적부터 익히 보면서 느꼈던 것은 어머니의 사랑이었고 정신적인 원천이었던 것.

박 작가의 맨드라미 작업은 단순한 꽃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을 표현하는 몸짓이다. 맨드라미 그림에 등장하는 달은 몸이 불편한 아들을 걱정하며 정화수를 떠놓고 기도하던 어머니의 모습이고, 나비는 국제결혼으로 가정을 꾸린 아내와 딸의 모습을 심었다.

그것들이 예술적인 방법으로 승화돼 가면서 새로운 의미로 다가서게 됐고, 함축된 생명력을 열정적으로 풀어내면서 그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왜소증을 안고 태어나게 한 어머니를 원망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 때문에 힘들었을 어머니가 미안하고 안타까웠다. 그래서 어머니가 생각나면 맨드라미를 그렸다. 어느새 박 작가는 대한민국에서 맨드라미를 잘 그리는 대표화가가 됐다.
열정


하지만 시련은 그를 가만두지 않았다. 7~8년 전부터 중추신경계에 이상이 생겨 오른쪽 몸에 마비가 오게 된 것이다. 평생을 오른손으로 그림을 그렸던 박 작가는 아내와 딸을 생각하며 피나는 노력 끝에 붓을 왼손으로 옮기는데 성공했다. 다시 수많은 역경을 딛고 오른손에서 그린 그림 같은 훌륭한 작품을 왼손으로 완성해 낸 것이다.

박 작가는 그림 밖에 모른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그림 속에 묻혀 지낸다. 그림 속에 과거는 마음속 깊이 새겨져 있고, 화실 마당의 화단은 현실의 모습이다.

그는 지금 이 순간도 고귀한 사랑의 힘으로 작품에 몰두하며 자신의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

늦은 나이 50세에 만난 아내와 열 살 된 사랑스런 딸은 언제나 기쁨이고 행복이며, 살아가는 이유다. 어머니가 물려주신 애정은 예술적인 가치로 남아 자신의 역경을 이겨내게 했고, 이제는 작가의 삶속에 함께하는 축복이 됐다.

박 작가는 “맨드라미는 신비롭고 오묘한 형태, 환상적이고 정신적인 색채의 교향학적 울림과 새 색시처럼 황홀함과 은은함이 풍긴다”며 “세월의 인고 속, 나의 붓 끝에서 피어나는 열정의 화신 맨드라미는 모든 인간의 감정에 다양한 향기를 넣기 위해 새로운 기법으로 채색의 독특함을 살리며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작가의 그림에는 자유가 있다. 자유에는 순수가 있고, 그리고 창조미가 있다. 단신의 불편함 몸임에도 불구하고 그림에 대한 열정하나로 혼을 불태우듯 살아가는 박 작가.

그는 올해 상반기 서울과 미국 뉴욕 등지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5월15~24일까지 광주 북구청 자미갤러리에서 기획·초대전을 연다.
월계관 연가


한편 내년 환갑을 맞는 박 작가는 광주를 비롯한 서울, 부산 등지에서 회갑과 그림쟁이로 산 40년을 자축하고,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회를 내년 8월 중순 열 계획으로 야심차게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프로필≪

-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개인전 31회(광주, 서울, 부산, 안양, 담양)

- ART엑스포 뉴욕 참가

<수상>

1998 광주미술상 수상(제4회) 2008 대동미술상 수상(제3회)

<현재>

광주광역시 미술대전 초대작가

한국미협, 한국전업미술가협회 회원

광주광역시 미술대전 운영위원 및 심사위원역임 작품 활동 중

아트페어 및 기획, 단체, 초대전 다수 출품
열정




박은정 기자 gnp@goodnewspeople.com        박은정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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