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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조국사태와 공수처 논란
입력시간 : 2019. 11.22. 10:00


고운석 주필
국가(國家)란 어머니와 같은 것이며 정치란 백성의 눈물을 닦아 주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기업과 국민은 경제 불황에 힘들다고 하는데,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공수처)를 둘러싼 논란 등만 뜨겁다. 조국사태에 이어 삶의 문제가 아닌 권력기관 문제를 둘러싸고 또 다시 온 사회가 대위와 대 논쟁중이다.

적폐청산, 탈 원전, 대학입시 공론 조사, 유치원 개혁, 개현, 선거제 개편, 한일 무역 갈등…. 사안마다 온 사회가 갈라져 세몰이를 해야 하다니 정부와 의회를 포함하여 이 공동체의 갈등 해결과정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에 틀림없다.

하루하루 삶의 문제도 버거워 전체 사회문제를 해결하라고 뽑아놓은 정부와 의회가 싸움질만 하고 있어 그들의 싸움에 힘을 보태느라 진보와 보수가 떼를 지어 모여야 하다니 이 무슨 해괴한 나라 모습인지 근래 문명 민주국가에선 전례조차 드물다. 민주화 이후에도 시위가 줄어들지 않고 있는 통계를 보면 단단히 고장난 아니 비틀어진 정부 구조임에 분명하다.

선현들의 우려처럼 군주정의 신민은 의당 지나야하나 민주정의 시민조차 넘어 아예 중의정의 우민·중민·폭민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때다. 사정이 이런데도 지난 2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경제 깜깜이는 놔두고라도 ‘조국사태’ 이후 국정운영 기조의 변화를 갈망했던 국민의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문 대통령은 “국민의 요구를 깊이 받들어 ‘공정’을 위한 개혁을 더욱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두 달 넘게 우리 사회를 분열과 혼란에 빠뜨렸던 조국 법무장관 임명 강행에 대해선 유감 표명도 사과도 없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그동안 사회에 만연한 특권과 반칙·불공정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국민의 요구는 제도에 내재한 합법적인 불공정과 특권까지 근본적으로 바꿔내자는 것 이었다”며 “사회 지도층일수록 더 높은 공정성을 발휘하라는 것 이었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이 지명 66일 만에 사퇴한 것은 가족의 비리 의혹이 도덕성 논란을 넘어 실정법 위반 여부를 다투는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의 동생을 기소한 데 이어 부인 정경심 교수도 구속이 된 상태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조 전 장관 일가의 비리 의혹을 ‘합법적 불공정’ 정도로 여기는 듯한 안이한 상황 인식을 드러냈다. 국민의 정서와는 동떨어진 온도차를 느끼게 하는 발언이었다. “책임있는 행동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시정연설은 또 하나의 헛된 구호로 남을 것”(자유한국당 이만희 원내대변인) 이란 야당의 지적을 정치공세로만 치부할 일이 아니다.

대통령의 안이하고 그릇된 상황 인식은 종교 지도자들과의 오찬에서도 드러났다. 문 대통령은 “개혁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공감하고 있던 사안들도 정치적 공방이 일어나면서 국민들 사이에서 갈등이 일어나고 있다”며 분열의 책임이 야당에 있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러자 한 참석자로부터 “대통령이 반대 목소리를 경청해 통합 노력을 해 달라”는 취지의 당부를 들어야 했다. 이렇다보니 앞으로는 대학에 뻔뻔이학과를 비롯 조DNA학과, 모른다성찰학과 등이 있어야 겠다는 비아냥이 나오는 판이다. 함에도 대통령이 자꾸 민심과 유리된 발언을 되풀이하는 건 좋지 않은 신호다.

청와대 참모 등 주변부터 점검해 과감한 인적 개편을 통한 일대 쇄신을 서둘러야 할 때다. 문 대통령은 취임식 때 “주요 사안은 대통령이 직접 언론에 브리핑하겠다”고까지 할 정도로 ‘소통하는 대통령’을 약속했었다. 그러나 임기 반환점(11월 8일)을 앞둔 2년 반 동안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세 차례뿐이었다. 자신이 ‘불통’이라고 비난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일곱차례)과 별반 차이가 없다.임기 후반에 표류하지 않고 성공적으로 국정 과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선 무엇보다 소통 및 야당과의 협치가 절실하다.

다행이 문 대통령은 “저 자신부터 다른 생각을 가진 분의 의견을 경청하고 스스로를 성찰하겠다”며 “더 많이, 더 자주 국민의 소리를 듣고 국회와 함께하고 싶다”고 밝혔다.

국민 소통과 협치에 바탕한 국정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고운석 주필 gnp@goodnewspeople.com        고운석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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