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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자리·1
입력시간 : 2020. 01.07. 15:42


돌샘 이길옥
칼바람이 휑하니 지나간다.

아무것도 관심 없다.

누가 부르기라도 한 듯 바쁘다.

바람이 지나간 자리에

한기가 한 무더기씩 잘려 널브러져 있다.

문지방을 넘자

썰렁한 냉기가 서릿발로 따라와

널브러진 한기와 겹치더니

집구석을 한 바퀴 빙 돌면서

빈자리에 얼음을 깐다.

두고 간 아쉬움이 언다.

놓고 간 미련이 꽁꽁 얼어붙는다.

그 얼음을 깔고 앉아 벽을 보니

한 세월의 기억들이

누렇게 부황(浮黃)든 신문지 얼룩에서

곰팡이 딱지를 떼며 웅얼거린다.

귀에 들릴 듯 말 듯

한숨이 성애로 엉킨다.





-대한문학세계 창작문학예술인상 대상

-한국문학신문 시 부문 대상 수상

-광주문학상, 설록차 문학상, 광주시문학상

광주예총 문화예술상, 아시아서석문학상 대상 수상

-시집 '하늘에서 온 편지', '물도 운다', '出漁', '아부지 아라리오', '엄니 아리랑', '웃음의 뒤쪽' 외


돌샘 이길옥 gnp@goodnewspeople.com        돌샘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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