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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가 탐방- 유명춘 도예가
흙이 갖는 고유 성질로 높은 예술적 가치 표출
흙 그리고 가마와 오직 한길, 묵묵히 40년 걸어
“흙과 불에 내재하는 오묘함이 작업의 원동력”
입력시간 : 2020. 02.04. 15:41


밝을 ‘명’(明)에 봄 춘(春), 이름에서 전해지는 강한 뜻과는 달리 세상 순하고 연약해 보이는 유명춘(61) 도예가.

광주 상무지구에 위치한 작업실에서 마주한 그는 아담하고 단아한 인상과는 달리 다소 거칠고 투박한 도자기를 만들고 있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우연히 마주하게 된 도자기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유 작가는 동신전문대 공예과에 진학해 현대도예를 전공했다. 이때부터 흙과 씨름하며 도예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유 작가는 1983년 화니미술관에서 열린 ‘신도예창립전’에 참가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펼치게 됐다.

이후 전문도예가로서 실력과 위상을 갖추기 위해 광주대학교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으며, 단국대학교 대학원 도예학과도 마쳤다.

모래가 많이 섞인 산백토를 주로 사용해 도자기를 빚고 있는 유 작가는 40년 가까운 세월동안 흙 그리고 가마와 함께 오직 한길, 외길 인생을 걷고 있는 공예가다.
나눔2


일반적인 생활자기를 비롯해 자신만이 추구하는 도자기 세계를 표현한 혼신을 다한 작품까지,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는 유 작가는 도자기 빚는 일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흙의 성질에 대해 공부하고, 흙만이 나타낼 수 있는 질감을 표현하며, 가마불의 미세한 온도 차이에 따라 구워져 나오는 오묘한 색감에 빠져 유 작가는 흙을 빚어 모양을 만들며 도예 세상에 오랜 시간동안 푹 빠져 있는 것.

동강대학교 응용미술학과에서 강사로 활동했고, 학교와 연계해 학생들의 방과후 수업 등을 펼치고 있는 유 작가는 10여년전 빛고을도예센터를 열어 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도자기 만드는 것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참여할 수 있는 이곳 도예센터는 본인이 만들고 싶은 자기를 직접 배워 만들 수 있고, 일정시간이 지나 건조가 되면 유액을 발라 가마에 굽는 작업까지 완성할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미술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유 작가는 현재 무등산분청사기협회 이사를 맡아 도자기 분야의 저변확대와 우리 전통문화를 널리 알리고 보급시키는 일에 앞장서 활동하고 있다.

광주와 전남 등에서 열리는 다수의 단체전 및 기획전에 참여하고 있는 유 작가는 중국 경덕진대학에서 열린 ‘중국 경덕진도자대학 초대전’ 등에도 작품을 선보이며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줄무늬병


이와 함께 유 작가는 지난 2017년 남도향토음식박물관에서 첫 번째 개인전 ‘나눔과 보탬의 조화’ 유명춘展을 열어 솜씨와 실력을 뽐내며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유 작가는 “학교의 맨 구석지의 휑한 도예실기실에 늘 근엄하게 정해진 자리에서 작업을 하시던 도예대장임의 모습을 슬쩍슬쩍 훔쳐보면서 발물레질을 했던 시간들과 작업실의 은은한 흙 내음의 침묵들은 나의 소중한 자산들이다”며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흙이 갖는 고유 성질은 작품에 작업자의 감성을 그대로 담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흙과 불에 내재하는 무한한 힘과 예측불허의 조화는 설레임, 두려움, 긴장, 쾌감을 가져다 준다”며 “이는 작업을 지속하게 해주는 이유이며, 흙과의 인연으로 성장하고 그 기쁨과 열정이 나의 에너지다”고 덧붙였다.

유 작가가 말했듯이 흙에는 정신적인 의미가 있다. 땅에서 태어났으며 조상의 피와 땀이 섞인 흙에서 자신의 뿌리와 가치관을 찾는 토착적 생각이 땅과 흙을 고향이라는 생각에 연결시키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까닭에 태어난 땅과 흙에서 떠날 수 없고 어느 때고 되돌아가고 싶어 한다. 흙은 물과 더불어 자연의 근간으로 인생은 흙에서 태어나 흙 속으로 돌아가는 것이 그 행로라 생각했다.

흙과 땅은 태어난 곳이자 되돌아가야 할 숙명적인 근원지인 것처럼 유 작가도 흙을 다양하게 가공해 실용적인 자기를 빚고, 높은 예술적 가치를 표출해 내며 흙과의 인연을 그 무엇보다도 소중히 여기고 있다.


인간에게 흙과 땅은 절대적 힘을 가진 생존과 삶의 근간이듯, 유 작가도 흙을 떠나서 살 수 없는 진정한 도예인으로 훌륭하고 값진 작품세계를 지침 없이 만들어가고 있다.



≫프로필≪

-단국대학교 대학원 도예학과 졸업(석사) -광주대학교 산업디자인과 졸업(학사) -개인전 ‘나눔과 보탬의 조화’ 유명춘展(남도향토음식박물관 초대전) -단체전 및 기획전 다수 -동강대학교 응용미술학과 강사역임 -한국미술협회 회원 -무등산분청사기협회 이사 -빛고을도예센터 대표



박은정 기자 gnp@goodnewspeople.com        박은정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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