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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藝人> 고오주 작가
치열한 삶의 현장 고스란히 작품에…
역사 흔적 생생하게 담아내는 종합예술가
장애 뛰어넘어 인권과 자유 노래하며 '희망' 전달
입력시간 : 2020. 02.26. 10:03


“불편한 몸을 이끌고 현장 모습을 담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장애인이기 때문에 일반인과 다른 영역을 작품에 담아낼 수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서구 양3동의 한 아파트에서 마주한 고오주(54) 작가. 들어서는 입구에 늘어선 휠체어가 한눈에 그가 몸이 불편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게 했다.

세 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지체장애1급인 고오주 작가는 대학졸업 후 비록 몸은 불편하지만 사람들 편견에 맞서 전국에서 장애인으로는 처음 연극무대에 섰다. 연극을 시작해 조명, 음향, 대본작업 등에 참여했고, 연극은 그에게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였다.

고 작가는 고전시를 좋아해 시를 쓰며 시인으로 등단도 했다. 1980년대 저항시를 쓰며 문예활동을 펼쳤던 고 작가는 5월 당시를 주제로 시화전을 열어 주목받기도 했다.
현재의 역사


또 구석구석 보여 지는 치열한 삶의 현장을 사진과 그림에 담으며 현장을 누비는 예술가로 손색이 없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는 설치예술을 하는 작가이기도 하다.

신학대를 졸업한 고 작가는 살렘교회 담임목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살렘장애인공동체를 운영하며 의지할 곳 없는 장애인들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이 밖에도 인터넷신문 기자로 활동하며 현장 곳곳을 누비고, 방송콘텐츠 제작이 가능한 고 작가는 영상지도를 펼치는 강사로도 활약하고 있다.

이처럼 일반인도 소화하기 힘든 스케줄을 거뜬히 소화해 내는 고 작가.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그가 몸이 불편한 장애인이란 사실을 망각하게 했다.

수만명이 운집한 촛불집회 현장에서, 해고자 문화제에서, 인화학교 가해자들의 엄중처벌을 촉구하는 대책위 기자회견 등에서 휠체어에 의지한 채 집회장면을 촬영하던 그의 모습은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인상 깊게 남아있다.

용산 재개발 반대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의 모습이 담긴 고 작가의 지난시절 작품에는 생생한 삶의 현장과 소외된 사람들의 일상을 담고 싶다는 그의 열망이 배어 있다.

영상을 통한 현장기록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한 고 작가는 인권을 이야기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갔고, 영상을 전문적으로 배웠음에도 불구하고 객관적 시각에서 현장을 바라보고자 촬영한 영상에 인공적인 편집을 하지 않았다. ‘날것’ 영상을 통해 현장감과 사실감을 부여했고 이런 일련의 활동들은 그의 삶에 생동감을 불어넣으며 원동력이 됐다.

예술에 대한 욕구를 작품을 통해 표출했고, ‘예술의거리 프로젝트’나 ‘용봉제 프로젝트’가 그 일환이다. 그는 생활 속 장애로 인한 불편함을 언제나 서슴없이 깨부순다. 장애 장벽을 허물고자 그가 선택한 소통방식은 체험을 통한 표현이다.


평범하진 않을 거라 예상은 했지만, 고 작가는 다재다능한 끼를 가진 문화인이자 인권운동가였던 것.

그가 생활하며 겪은 어려움은 장애인들에게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게 하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비장애인들에게 장애 인권문제를 깨닫게 하고 있다.

고 작가가 대학을 다니면서 겪은 장애인 소외는 실로 심각했다. 소수 장애인을 위한 복지시설은 미비했으며, 학교는 재정을 이유로 쉽사리 경사로를 내주지 않았다. 그는 몇 차례 학교 직원을 불러 직접 그를 들어 건물로 이동해줄 것을 요구했다.

장애인이 겪는 고통을 직접 체험하며 느껴보라는 무언의 시위이자 퍼포먼스였다. 이런 고 작가의 노력은 졸업 1학기를 남겨놓고 학교 곳곳에 경사로를 만들도록 했다.

“그땐 변화의 과정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해서라도 장애인들을 위한 시설이 제대로 갖춰진다면 조금 민망하더라도 감수해야된다고 봅니다.”

“장애로 인한 불편함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장애인이라서 느끼는 콤플렉스가 없는 열린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가야합니다.”
자연의 풍경


카메라렌즈 또는 그림 등 고 작가의 손끝에서 표현되는 세상에는 인권과 자유를 노래하는 바람이 들어있다. 비록 두발로 달리지는 못하지만, 독실한 신앙을 바탕으로 마음이 부자인 그의 열정과 에너지는 장애를 뛰어넘은 도약으로 많은 장애인들의 ‘희망’이 되고 있다.



≫ 프로필 ≪

- 호남신학대학 졸업 - 광신사회복지대학원 졸업 - 한일장신대학교 졸업 - 2008.12~2009.1 광주대인시장 아트페어 - 2008 대인시장, 광주비엔날레 - 대인예술시장프로젝트 참여 작가 터울사진전시 - 2008.11 예술의거리프로젝트 전시 - 2007.11 예술의거리프로젝트 전시 - 2006.11 예술의거리프로젝트 전시 - 2016 리날레전 참여 - 2018 호남권역장애인 작가교류전 - 광주민예총회 회원 - 광주민족문화회 회원 - 광주장애인미술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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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정 기자 gnp@goodnewspeople.com        박은정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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