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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정신을 찾아서<155> 살신성인의 송학선 의사
사이또오 조선총독 제거 실패했으나 독립의지 천명
일제 원흉 이등박문을 처단한 안중근 의사를 숭모
입력시간 : 2020. 04.17. 10:39


1945년 9월 9일 오후 4시 조선총독부 제1회의실(중앙청)에서 열린 종전협정에 대한 항복문서 조인식에서 조선총독 아베 노부유키(阿部信行) 대장, 조선군사령관 고즈키 요시오(上月良夫) 중장(왼쪽), 진해경비사령관 야마구치 기사부로(山口儀三郞) 제독(오른쪽)이 함께 참석해 항복문서에 서명하고 있다.
송학선 의사는 일본인 밑에서 고용살이를 할 때부터 애국심이 날달랐다. 겨우 나이 17세부터 날카로운 통찰력을 가진 송 의사의 가슴은 남달리 일제에 대한 원한에 사무쳐, 자신이 망국노의 핏줄을 받은 한 사람으로서 강도적 일본제국주의의 비리, 비인간성을 피부로 느꼈다.

그리고 의사는 우리 조국을 강탈한 일제무리의 원흉, 이등박문을 할빈역두에서 처단하고 「우리 나라 만세」 3창을 부른 안중근 의사를 숭모하는 마음 간절하여 자기도 일제무리의 거물, 재등실(사이또오) 조선총독을 죽이고 안중근 의사처럼 적의 교수대에서 순국하려는 통쾌한 찰라를 기대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준비작업으로 사진관에서 잠시 고용살이 할 무렵 얻어둔 양식도(칼)를 품에 품고 과자행상으로 위장하고 조선총독의 거취와 동정을 엿보고 있던 중에, 우리나라 마지막 임금인 순종황제가 4월26일 세상을 떠나시었다.

여기서 송 의사는 판단하기를 재등실(조선총독)도 이번에는 틀림없이 조의를 표하러 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4월27일, 의사는 창덕궁으로 가서 수많은 시민과 같이 망곡(望哭)하면서 재등실이 오는 것만 내심 고대하여 돈화문 앞에서 호곡하며 있었지만, 이날은 오지 않았다. 다음 28일 의사는 거듭 금호문 앞에 나아가 대기하고 있었다. 때는 오후 1시10분 경이었는데 순식간에 세사람의 일본인이 탄 자동차가 창덕궁 대궐로 들어가려 하였다.

이것을 본 의사는 재등실 총독 일행이 탄 자동차로 단정하고 나오기를 기다리던 중 얼마 후에 그 자동차가 금호문으로 나왔다. 그때 마침 수많은 사람들이 밀려서 자동차가 잠시 움직이지 못하고 길이 트이기를 기다리고 잠시 멈추어 있을 무렵이었다. 송 의사는 이 순간 비호같이 달려들어 자동차로 뛰어올라, 중앙에 앉은 자가 모습이 비대하여 재등실로 오인하고 복부를 찔렀으며 옆에 앉은 자가 일어나므로 그 자리에서 즉사케 하였다. 그리고 뒤쫓아 오는 기마순사 등원덕일과 서대문 경찰서 순사 오환필을 닥치는대로 찔러 부상을 입히고, 불행히도 의사는 체포되었다.

송 의사가 목표한 대상자가 재등실 총독인데 대상자 외에 딴사람을 죽인 것은 실패이나, 선열들의 의거 목적이 반드시 사람을 죽이는 데에 있지 않고, 독립정신을 선양하여 겨레의 사기를 높이고, 적으로 하여금 당황케 하여 그들의 비리를 느끼게 하고, 우리민족의 의거가 부단이 연속됨으로써 국제적으로 역사 민족의 독립의지를 인정케 하는 등, 깊은 의의를 갖는 것이었다.

한 사람을 죽여 만인의 자유와 생존권을 보장하려는 것이 정의이며 승패를 불고하고 독립투쟁을 부단히 전개하는 민족에게만 반드시 복극할 그날이 오는 것은 세계사가 증명하는 것이었다. 우리의 독립운동은 실패의 연속이었으나 우리들은 99번 패하다가 최후 100번째의 승리로 결하려는 것이었다. 이러한 의미에서 이번 금호문 의거도 재등실은 죽이지 못했으나 정신적으로는 죽인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우리 독립투쟁사에서 단신 의거로서 완전히 성공한 사실은, 1908년 4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장인환 의사의 스티분스 사살과, 1909년 10월26일 안중근 의사의 이등박문 사살, 1932년 4월29일 상해에서 윤봉길 의사 홍구의거 등을 들 수 있으며 그외에 대상자 제거 작업 자체는 실패하였으나 그 의의는 큰 것이어서 모두 청사(靑史)를 빛내고도 남음이 있겠다.

강우규 의사며 의열단원을 비롯한 수많은 직업행동단체, 그중에도 백범 선생이 지휘한 한인애국단의 이봉창 의사 등의 직접행동의 업적이 청사에 빛을 던졌으니, 1943년 11월23일, 「카이로」회담에서 연합국 원수들이 우리조국의 자주독립을 보장하는 결의가 어찌 우연이요. 그리고 송 의사의 재등실의 목숨이 제거되었다면 재등실 자신에게도, 일제무리를 적으로 했었던 위리민족에게 목숨을 바쳤던 것이, 영예스러웠을 것이다. 왜냐하면 송 의사의 의거로부터 10년 뒤에 일본 동경에서 그들 일본인 열혈청년들에게 부패한 관료라는 딱지가 붙여져서 1936년 2월 대장대신이었던 고교시청과 함께 내무대신으로서의 재등실이 제국민인 일본 청년들에게 개죽음을 당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송 의사가 지향한대로 의사의 손에서 재등실의 목숨이 제거되었었다면, 송 의사의 업적도 더욱 빛을 밝혀 화룡점정(일을 함에 가장 요긴한 부분을 완성함)이 되었을 것이요, 재등실 자신도 그 뒤에 불명예스럽게도 정의를 부르짖던 자기 국민들에게 개죽음을 당하지 않았을 것이었다.

「부록:재판기록」 형상 141호 판결 본적 경성부 천연동 129번지. 주소:경기도 고양군 연희면 아현 북리. 노동 송학선, 통칭:인수 27세 우에 대한 살인 및 살인미수. 피고 사건에 관해 1926년(본문은 일제의 연호를 썼으나 여기서는 서력연호임) 11월10일 경성복심법원에서 선고한 판결에 대해 불복을 피고로 부터 상고의 신입을 하였으므로 당원은 조선총독부 검사 이현관이의 관여로 다음과 같이 판정한다. [(주문)] 본건 상고는 이를 기각한다. [(사형판결)] 송학선 의사 자신이 상고를 제소한 것이 아니고 극형에 피고 본인의 요청여하를 불문하고 대개 상고라는 부질없는 형식을 취하게 돼있었다.

「적 일제무리는 주제넘은 위신을 유지하려고 모든 범정 형식을 취하였으나, 송 의사는 순국하던 최후 순간까지 태연자약한 모습으로 법관들을 응시하고, 남의 나라를 강도질한 네놈들이 아니냐는 듯한 적개심을 고묵한 가운데도 은연히 엿보였다 한다.」 변호인 최진으로(관선여부미상) 그가 제기한 취지는, 원 판결이 중대한 사실을 오인한 점이 있다고 의심하기에 충분한 사유가 있는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원판결에 따르면 「피고인은 때마침 1926년 4월26일, 순종(본문은 왕)께서 승하하사 그날로 조의를 피력하고자 창덕궁 앞 금호문 부근에 갔었던바 그때 궁중의 정리를 담당하고 있던 경찰관 때문에 그 자리에서 쫓겨나 몹시 억울한 나머지 격분하는 동시 평소 삶의 보람을 느낄 수 없는 처지(일본 제국주의 무리의 가혹한 압박·착취 때문이라는 의미가 내포된 것)에서 조문으로 다녀가는 조선총독 재등실을 죽임으로써 인심을 동요시키고, 자기 한 목숨 바쳐 후세에 이름이나 영원히 남기려는 결심으로 그 다음날인 4월27일 하오 1시 반경 미리 소지한 넓이 7~8푼 날길이 6촌 가량의 날카로운 식칼을 몸에 지닌 채, 앞에서 밝힌듯 자동차 중앙에 앉아 있는 좌등호 차량을 재등실 총독으로 알고 자동차가 와룡동 4번지 창덕궁 경찰서장 관사 앞 도로상에 이르러 붐비는 군중으로 길이 트일 때까지 잠시 대기하고 있을 때 피고인은 이 기회를 놓칠새라 전기 식칼을 오른손에 잡고 자동차 왼쪽 승강구로 뛰어 올라 좌등호 차량의 오른쪽 가슴과 왼쪽 배를 찔러 중상을 입히고 왼쪽에 앉아있던 고산 효행이 이 광경을 보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자, 피고인은 자기 행동을 방해하는 것으로 속단하고 즉시 이 자도 죽여야 겠다고 결심하여 식칼을 휘둘러 즉사케 하였다.

그리하여 고산효행에 대한 피고인의 본건 행위므로 사형에 처한다는 것은 부당하다. 살의를 일으킨 동기가 있음, 구체적으로 명백히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본건에 있어 전기판시 중 고산에 대한 살의를 일으킨 동기에 있어서 그 행동을 방해 당한 것으로 속단하고 행한 것이 확실하다. 」앞서 언급한 바, 변호사가 관선인지 자발적으로 나선 변호인지 문헌에 명백하지 않으나 피고인을 우한 변론이기는 한데, 본인의 차원이 높은 의지와 동기를 일언방구라도 사실 그대로 표현치 못한 아쉬움을 면치 못한다.

하여간 이 재판은 일제의 당국이 처음부터 송 의사의 목숨을 빼앗기로 결정하고 형식만 취한 재판이므로 정·부정을 말할 가치조차 없는 것이었다. 송 의사의 의거도 모든 선열들과 같이 차원이 높은 거사였는데, 왜놈들의 비열한 재판으로 빛을 보지 못하고 순국했다.


고운석 주필 gnp@goodnewspeople.com        고운석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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