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21일째 폐사' 나주 만봉지 붕어…"감염병 확인됐지만 미궁 속" | 3월18 첫 폐사 관찰…지난 7일부터 21일째 폐사 지속, 600㎏ 수거
아가미 흡충·세균성질병 확인…감염 밀도 낮아 집단폐사 조건 불일치
독극물·중금속 불검출, 저수지 수질 '1b 등급' 양호…'폐사원인' 미궁
7년전 상류에 매립, 레드머드 성토재 폐사원인으로 단정 짓기 어려워
'광주~완도' 고속도로 터널공사 발파는 물고기 폐사 11일 전 종료 | | | | 입력시간 : 2020. 04.28. 09:42 |
 | | 사진은 지난 7일 나주 봉황면 만봉저수지 물넘이에서 관찰된 물고기 집단 폐사 장면. (사진=독자 제공) |
|
1b 등급'을 자랑하는 전남 나주시 봉황면 만봉저수지에서 붕어 수 백 마리가 집단 폐사한 이후 매일같이 수 십 마리가 죽은 채 떠오르고 있지만 '폐사원인'은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28일 나주시에 따르면 물고기 떼죽음 원인 규명을 위한 기관별 다양한 분석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현재까지 나온 분석결과 만으로는 폐사원인을 단정 지을 만한 뚜렷한 증거가 나오지 않고 있다.
만봉저수지는 '수질 1b 등급'을 자랑할 만큼 물이 맑기로 유명한 곳이지만 지난달 18일 물고기 수 십 마리가 처음으로 폐사한 이후 주민 민원이 제기되면서 원인 규명을 놓고 논란이 거듭되고 있다.
잠잠하던 물고기 폐사는 지난 7일 수 백 마리가 죽은 채 떠오른 뒤 계속해서 하루에도 수 십 마리가 폐사하는 바람에 시설관리 주체인 한국농어촌공사와 관할 지자체인 나주시가 원인규명에 애를 먹고 있다.
농어촌공사가 수거한 폐사 민물고기 양은 이날 현재까지 600여㎏에 대부분 과거 일본에서 유입된 외래어종인 '떡붕어'로 관찰되고 있다.
 | | 사진은 지난 7일 나주 봉황면 만봉저수지에서 관찰된 물고기 집단 폐사 장면. (사진=독자 제공) |
|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물고기 사체 분석 '독극물·중금속' 불검출
나주시가 붕어 폐사 원인 규명을 위해 국과수에 분석을 의뢰했지만 국과수는 지난주 지자체에 전화로 1차 분석 결과를 알려오면서 "농약 성분과 같은 독극물이나 중금속 오염에 의한 폐사는 아니"라고 회신했다.
나주시는 지난달 18일 물고기가 처음 폐사한 이후 의뢰한 분석에서도 독극물과 중금속 성분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과수 공식 분석 결과는 내달 초께 나주시로 회신될 예정이다.
◇전남도해양수산연구원 '아가미 흡층·세균성 에드워드' 감염병 확인
"감염밀도 낮아 집단 폐사원인으로 보기 어렵다" 결론
물고기 폐사가 보름 넘게 이어지자 이번에는 전남도해양수산연구원이 원인규명에 나섰다.
전남도수산연구원은 저수지에 통발을 설치하고 물고기 수 마리를 산채로 포획해 감염병 여부를 분석했다.
연구원이 지난 27일 나주시에 1차로 알려온 어병 분석결과, 살아있는 물고기에서 '아기미 흡층'과 세균성 질병인 '에드워드(Edward) 감염병'이 확인됐다.
연구원 관계자는 "감염병 밀도가 높아야 집단 폐사원인으로 볼 수 있지만 자연수계에서는 이 정도는 평균"이라며 " 감염 밀도가 낮아 집단폐사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전남도보건환경연구원, 저수지 수질검사 '평균 1b등급' 확인
전남도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 7~8일 저수지 상·하류 등에서 채수한 수질을 분석한 검사 결과에서는 평균 수질은 '1b등급'으로 사실상 농업용수로는 1급수 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시안·페놀·비소·수은 등 중금속 10개 항목은 불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저수지 호소수의 수소이온농도(㏗)는 매우 좋음 기준치(6.5~8.5)를 조금 웃도는 7.8~8.8을 보였다. ㏗는 농도 '7(중성)'을 기준으로 그 이하면 산성, 이상이면 알칼리성으로 분류된다.
이 중 탁한 침출수가 유출되는 토석 채취장과 레드머드를 농경지에 성토재로 매립한 저수지 상류 부근에서 채수한 하천수 ㏗는 최고 '10.6'으로 나타나 강한 알카리성 물이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알카리성 하천수 유입 원인으로는 토석채취장 침출수가 7년 전 성토재로 농경지에 매립한 레드머드 지층을 통과하면서 유출된 추정되고 있다.
이 성토재는 보크사이트 원석에서 알루미늄을 정련(추출)하고 남은 적갈색 돌을 분쇄한 무기성 오니(汚泥)에 생석회와 재 등을 섞어 만든 순환토사로 불린다. 환경부 인증을 통해 고속도로와 각종 토목공사 현장에서 성토재로 쓰고 있지만 알카리 성분 때문에 일부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
전남도 보건환경연구원은 나주시에 수질 분석 결과를 회신하면서 "저수지 유입 전 단계에서 채수한 ㏗가 높은 하천수가 물고기 폐사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유입수가 물고기 폐사를 가져온 100% 직접적인 원인으로도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레드머드 침출수를 100% 물고기 폐사원인으로 추정할 수 없는 이유는 이미 7년 전에 성토재로 매립한데다 이후 물고기 폐사가 관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 | A산업이 나주 봉황면 만봉저수지 상류 농경지에 건축물을 짓기 위해 성토재로 매립한 레드머드를 주민 민원 해소를 위해 다른 곳으로 옮기기 위해 중장비를 동원해 걷어내고 있다. |
|
저수지 상류 우봉마을 농경지에 건축물 신축을 위해 레드머드를 성토재로 매립한 A산업은 주민 민원해소를 위해 장비를 투입, 레드머드 2000여t(추산량)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광주~완도' 간 고속도로 터널공사 현장 '발파' 물고기 집단폐사 전 완료
만봉저수지 둑에서 직선거리로 500여m 떨어진 곳에서 진행 중인 '광주~완도' 간 고속도로 터널공사 4공구 현장에서 이뤄진 폭약에 의한 '발파'를 물고기 폐사 원인으로 지목하는 주민들도 있지만 발파공사는 물고기 폐사가 시작된 3월18일을 기준으로 11일 전 시점인 같은 달 7일 모두 종료된 것으로 확인됐다.
고속도로 시공사인 B사로부터 입수한 자료를 확인한 결과 터널 굴착을 위한 본격적인 발파는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집중적으로 이뤄졌고, 올해 들어서는 비상통로 굴착을 위해 지난달 7일까지 수일 간격으로 소규모 발파만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발파 등 인위적인 소음·진동에 의한 어류피해 기준은 수중소음이 140dB/1μPa(데시밸/1마이크로 파스칼) 이상이거나, 수중소음과 수중 배경소음과의 차이가 20dB/μPa 이상인 경우 피해를 인정받을 수 있지만 해당 공사구간 발파 기간에는 물고기 폐사가 관찰되지 않았다.
◇저수지 관리주체 농어촌공사 '물고기 폐사' 원인 놓고 답답
만봉저수지 수질이 농업용 기준으로는 '1등급'을 유지하고 있지만 시설 관리 주체인 농어촌공사 나주지사 관계자들은 전례 없는 붕어폐사 때문에 주말도 반납한 채 비상근무를 하면서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자체적으로 붕어폐사 원인규명에 나선 지사 직원들이 지난 17일 저수지 상류부근에서 흘러내린 토석채취장 탁수와 레드머드 침출수를 담은 수조와 저수지 상류 원수를 채수해 담은 각각의 수조에 관상용 금붕어를 넣고 관찰하기에 이르렀다.
나주지사 2층 로비에 CCTV까지 설치해 놓고 금붕어 생존여부를 관찰 했지만 11일이 지난 28일 현재까지 폐사한 금붕어는 단 한 마리도 나오지 않고 있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금붕어 생존 실험은 상류부에서 유입된 탁수 때문에 민물고기가 폐사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진행했지만 예상과 달리 탁수가 담긴 수조에 넣은 금붕어가 죽지 않고 생존해 원인이 무엇인지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농어촌공사 측은 농업용 저수지 비점오염원 관리와 수질을 상시 청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단속권한을 지자체가 아닌 실질적인 시설 관리 주체인 공사에 부여해 줄 것을 요청했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주민들이 붕어폐사 원인으로 의심하고 민원을 제기한 레드머드 성토재와 토석채취장 침출수는 사업장의 자발적인 조치와 관계당국에 의해 개선이 이뤄지고 있지만 저수지 관리 주체인 공사는 손을 놓고 지켜볼 뿐 단속권한이 없어 발 빠른 민원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내수면관리법 개정을 촉구했다.
gnp@goodnewspeople.com 의 다른 기사 보기
|
|
 |
|
기사 목록 
프린트 화면 
메일로 보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