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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오지아 화가
“나는 그레이헤어 화가입니다”
산, 들, 바다 자연풍경 화폭에 곱게 담아
매순간 혼신 다해 그림 그리며 열정 뿜어내
자신만의 꾸밈없는 분위기로 진솔한 멋 표출
입력시간 : 2020. 08.28. 16:06


그레이 헤어, 회색머리카락을 말한다. 나이 들면 자연스럽게 생기는 흰머리를 인위인 방법으로 물들이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는 헤어스타일로 최근에는 멋스러움의 상징으로 많은 이들이 꾸밈없이 즐기고 있다.

광주 남구 백운동에 위치한 화실에서 만난 오지아(66) 화가도 회색머리가 잘 어울리는 멋쟁이로 조용한 단아함이 그대로 전해지는 사람이었다.

강진이 고향인 오 화가는 어린 시절부터 그림에 남다른 소질을 보이며 그림을 즐겨 그렸다. 중학교에 올라와 본격적으로 화실을 다니며 그림을 익히기 시작한 오 화가는 이후 꾸준히 그림을 그리면서 일요화가회 등에서 활동했다.
한여름의 고흥


하지만 몸이 약한 터라 무리한 미술작업보다는 쉬엄쉬엄 그림에 매진했고, 결혼해 자녀를 기르면서도 그의 손에서 붓과 물감은 항상 같이했다.

그림과 사람들이 좋아 카페가 흔하지 않던 시절 갤러리카페의 문을 열어 운영했었고, 캐나다 벤쿠버에서 중·고등학교, 대학교까지 유학생활을 한 외동딸의 뒷바라지를 하기위한 외국생활에서도 그의 곁에는 그림과 그림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늘 북적였다.

엄마의 재능을 물려받아 시카고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딸이 귀국해 직장생활을 하면서 결혼해 낳은 손자를 돌보면서도 오 화가에게 그림이란 오랜 짝꿍이자 친구 같은 존재로 그 곁을 떠나지 않았다.

어쩌면 삶의 가장 소중한 동반자로 오 화가에게 그림이란 위로이고, 위안이고, 즐거움이고, 기쁨이고, 행복이었던 것.

누구나 살면서 좋아하는 것을 오랫동안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값진 선물인 것처럼 오 화가는 인생의 가장 큰 보람이 그림을 그리면서 얻는 성취감이었던 것이다.

광주 드로잉회 회원으로 오랫동안 활동하고 있는 오 화가는 야외스케치를 통해 산, 들, 바다 등의 자연풍경을 화폭에 아름답게 옮겼고, 평소 꽃을 좋아해 길가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들꽃은 물론 지나다 마주치는 배꽃, 목련, 나리꽃, 국화, 해바라기 등을 곱게 담아내고 있다.

특히 좋은 기운을 받아주는 꽃으로 재물을 부르는 풍수효과로 사람들이 즐겨 찾는 해바라기 그림은 전국에서 오 화가에게 주문이 쇄도 하고 있다고.

코로나19 등으로 문화예술 분야도 적잖은 타격을 입고 있지만, 다행이도 오 화가가 정성을 다해 그린 그림들은 많은 그림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오 화가는 “10대부터 60대에 이르기까지 나에게 그림이 없었다면 삶 자체도 아무런 의미가 없었을 것이다”며 “삶이 지치면서 버거울 때 의지할 수 있었고, 매순간 혼신을 다해 그림을 그리며 받쳤던 열정은 그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소중한 경험과 희열이다”고 말했다.
가을의 향연


그는 또 “30년 동안 젊어 보이기 위해 흰머리 염색을 하다 3년 전 척추수술을 하면서 염색을 멈춘 뒤 저에게는 또 다른 삶이 시작됐다”며 “검정 머리카락과 자연스럽게 섞인 흰머리가 잘 어울린다는 주변 칭찬에 힘입어 지난해부터 SNS 활동을 시작해 젊은이들과도 소통하며 그레이헤어 화가로 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일부러 머리카락을 하얗게 탈색하며, 흰머리가 할머니나 늙은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닌 멋의 상징이고, 하나의 패션이고 개성의 표현으로 인정받고 있다.

평소 옷을 좋아하며 잘 매치하던 오 화가는 그레이헤어가 된 후 패셔너블한 사람으로 SNS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으며, 흰머리를 유지하는 많은 사람들이 사연을 소개하는 ‘고잉 그레이’라는 책에도 소개되는 등 화가를 넘어 모델로서의 가능성에 도전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나이 듦을 받아드리면서, 온전한 나를 찾아 자신만의 개성을 세상에 알리며, 자신만의 꾸밈없는 분위기로 진솔한 멋을 표출하고 있는 오 화가.

그는 참 멋스런 그림쟁이로 주변을 비추며 새 옷을 입은 어린 아이 마냥 또 다른 인생에 곱디고운 발자취를 남기고 있다.



박은정 기자 gnp@goodnewspeople.com        박은정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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