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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정부의 ‘세금종합세트’
입력시간 : 2020. 09.17. 10:17


우리나라 사람은 법보다 더 무서운 것이 세금이라고 한다. 한데 지금 이보다 더 무서운 코로나19이다 부동산 난이 세금폭탄으로 이어질 추세다. 그렇지만 이 정부는 세금도 교묘히 정치적 수단으로 쓸 줄 아는 치밀함이 있다.

역대 어느 정부보다 고강도 증세를 하면서도 이렇다 할 조세정항이 없다. 비결이 뭘까. 이 정부 출범이후 세율이 오르지 않은 세목은 찾기 힘들다. 법인소득세, 종합부동산세, 양도세 등 국세는 물론 재산세, 취득세 등 지방세도 모조리 올랐다. 정권을 잡은 2017년 첫해 곧바로 법인세 최고구간 세율을 22%에서 25%로 올리고 근로소득세 세율도 3억원 초과구간을 별도로 쪼개 40%에서 42%로 상향 조정했다. 이것도 부족해 올해 세제 개편에선 소득세 최고 구간(10억원 초과)을 하나 더 신설해 45%로 다시 올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최고세율 평균인 35.7%보다 9% 포인트 이상 높다. 종부세와 재산세, 취득세, 양도세 역시 세율이 크게 올랐다. 다주택 보유자 뿐 아니라 1주택자에도 고가 주택을 갖고 있는 사람에겐 부담이 매우 커졌다. 이렇게 올린 세금을 들여다보면 한가지 특징이 있다. 대기업과 개인고소득자 및 고액자신가들에게 증세 영향이 집중된다는 것이다.

올해 세법개정안 발표자료 맨 마지막 페이지를 보면 아예 노골적으로 숫자를 구분해놨다. 이번 세제개편에 따른 세부담 귀착효과를 분석해 놓은 수치인데 고소득자, 대기업은 1조8760억원 가량 늘어나는데 이렇게 부자들한테 세금을 더 걷어 가난힌 사람들한테 나눠주는 정의로운 세금을 정부가 실천하고 있다는 걸 대놓고 자랑하는 것 같다. 이름하여 ‘로빈후드중세’다.

올해 소득세 최고세율을 올린 것에 대해 홍남기 부총리가 한 말은 정부의 세금철학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여기에 영향을 받은 분들은 상위 0.05%만 해당됩니다, 1만 명이 약간 넘는 숫자고요 세 부담은 1조원이 좀 안될 것입니다. 세율을 올렸습니다만 제한적인 최고위층에 대해서만 적용된다는 말씀을 다시 한 번 강조드립니다” 홍 부총리의 이 같은 설명에도 아랑곳없이 부동산 문제에 있어서는 온 나라가 시끄럽다. 이렇다보니 정치인들, 고위 공무원들이 뒤늦게 자기 집 팔아가면서 불붙은 민심을 달래겠다고 하지만 또다시 말도 안 되는 부동산 규제를 꺼내 들어 세금으로 협박하니 국민을 열 받게 만들었다.

자기들은 부동산으로 돈을 벌었으면서 나머지 국민에겐 ‘하면 나쁜 짓’이라고 강변한다. 7·10부동산 대책은 쉽게 말해 ‘과세종합선물세트’다. 지난 연말 12·10대책 당시 올려놓은 종합부동산세 최고 세율(4%)6%까지 올리는데 그치지 않고 앞에서 언급을 했듯 양도소득세, 취득세 등도 대폭 상향했다.

전국을 온통 규제지역으로 지정(6·10대책)해, 더 쓸 금융구제(대출)가 없으니 세금으로 규제 세금세트를 만든 셈이다. 공급대책은 오리무증이고 세금폭탄만 미리 투척했다. 이게 끝이라 말하긴 어렵다. 가진 자를 증오하는 편 가르기 이념에 기대 부동산정책은 시장이 불안하면 또 규제를 내놓을 것이 분명하다. 분노하는 국민은 “문재인 정부 말기에 이르면 내놓은 부동산 대책 횟수가 적어도 세 자리를 넘길 것” 혹은 “마지막 대책은 ‘전 주택의 국유화’가 될 것”이라고 조롱 섞인 비난을 던지고 있다.

시장은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다. 또 이익을 추구하는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다. 규제와 세금으로만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는 의미다. 시장과 국민이 원하는 공급정책을 내 놓으라고 말하는 것도 이젠 지친다. 정부·여당이 그래도 이건 잊지 말았으면 한다. 부동산 관련 세금 규제로 시장을 계속 재단하려고 하겠지만, 세계사적으로 지나친 과세는 민중 봉기·혁명을 불렀다.

국민이 프랑스혁명처럼 위정자들을 단두대에 올려놓진 않겠지만 인내심의 한계에 다다른 국민은 위헌성이 농후한 세금규제를 두고 헌법재판소 문을 두드릴 수 있다. 내년 4월 재·보궐선거를 통해 심판할 수도 있다. 그때 가서 정책실패를 또다시 반성하기 보다는 지금 잘못된 것을 고치는 게 더 현명한 처신이다.





고운석 주필 gnp@goodnewspeople.com        고운석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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