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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匠人> 허복경 화백
반평생 넘게 오로지 그림만을 향해!
누드크로키-인물화 등 사실적 표현 두각
개성과 특징 담은 폭넓은 그림세계 도전
“나의 그림 후대에도 이어져 많은 이들이 함께 감상하길…”
입력시간 : 2020. 12.29. 15:55


가을이 농익은 어느날, 담양을 대표하는 가사문학관과 소쇄원을 지나 시골의 정취가 듬뿍 묻어나는 한적한 마을에서 허복경(76) 화백과 마주했다.

희긋희긋한 머리를 곱게 빗은 자태가 맑은 가을날과 어우러져 단아한 기품으로 차분하게 다가왔다.

허 화백은 곡성에서 태어나 광주교대를 졸업하고 초등학교에서 10여년간 교사로 재직했다. 허 화백은 교사생활을 하면서도 주말이면 수채화를 그리며 여가시간을 그림과 함께 했으며, 교직원 그림대회에 출전해 수상하는 등 두각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처럼 평소 그림그리기를 즐겨하며 그림에 대한 열망이 가득했던 허 화백은 오롯이 그림만을 그리기 위해 30대 중반 과감하게 교직을 퇴직했다.

이후 학원을 다니며 석고데생부터 차근차근 배우기 시작한 허 화백은 화실을 다니며 꾸준히 그림공부를 이어 나갔고, 실력 또한 나날이 발전하면서 화가로서의 위상을 갖추며 활동의 폭을 넓혀 갔다.


매년 두세번씩 그룹전에 참가해 미술인들과 소통하며 자신의 그림세계를 선보여 왔고, 누드크로키를 비롯해 인물화를 중심으로 풍경과 정물 등의 그림을 그리며 오랜 세월 화단을 지키고 있다.

오랫동안 사실적임을 표현하는 그림에 집중해온 허 화백은 좀 더 깊이 있는 개성과 특징을 담은 폭넓은 그림을 그리기 위해 고심 중이다.

교직에 몸담다 퇴직한 남편을 내조하고 슬하의 1남1녀 자녀를 뒷바라지 하면서 어느덧 팔순 언저리를 바라보고 있는 허 화백이지만 하얀색 도화지 순백의 깨끗함처럼 맑고 순수해 보였다.

1994년에 지금 살고 있는 터에 자리를 잡고 27년째 살고 있는 허 화백은 집을 마련한 3년 뒤 집과 가까운 곳에 화실을 장만해 작업실로 사용하다, 최근 그 집을 다시 개조해 작은 갤러리로 꾸며 작품들을 아름답게 전시해 놓고 있다.

“제가 그림에만 전념하고 싶어 학교에 사직서를 제출한 날은 3월의 초봄이었지만 따스한 바람이 불며 날아갈 것 같이 기분이 좋은 날이었다”는 허 화백은 “이후 40여년 동안 그림을 그리면서 그때의 결정을 한번도 후회해 본적은 없으며, 아무생각 없이 앞만 보고 달려 온 세월이 너무 빨리 스쳐가 아쉽기만 하다”고 회상했다.


그는 또 “지나온 세월을 돌이켜보면 이익을 위해 욕심을 가져 본적도 없고, 그저 바보처럼 살아온 것 같다”며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늘 마음을 비우며 살려고 노력하면서 바람이 있다면 평생 그린 나의 그림들이 후대에도 이어져 많은 이들이 함께 감상하며 즐겼으면 한다”고 전했다.

사람이 살다보면 나이가 들수록 지난세월에 대한 후회와 아쉬움으로 가슴 한켠이 왠지 모를 허전함으로 쓸쓸해진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의미가 담긴 흔적을 남기려 하고, 그 흔적에 아름다움을 새기기 위해 책임을 다하며 노력을 하는 것이다.

그림이 좋아 안정된 직장으로 존경받는 스승이 될 수 있었던 교직의 길을 과감히 집어던지고 화가로서 ‘그림쟁이’가 된 허 화백은 반평생을 넘게 물감과 씨름했지만 후회는 없어 보였다.

그리고 그가 지나온 발자취에는 한길만 걸어온 ‘정성’이라는 찬란한 빛이 더해져 한없이 값져 보였고, 허 화백이 앞으로 걸어갈 ‘미술’이라는 길목도 많은 이들이 찾아와 머물며 함께감상하는 따뜻한 마음의 휴식처가 될 것으로 보였다.

“선생님이 지금까지 걸어오신 성실한 그림행보에 응원의 박수를 보내며, 지금처럼 건강과 행복이 항상 깃드시길 기원 드립니다.”





박은정 기자 gnp@goodnewspeople.com        박은정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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