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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 절대 0도는 왜 영하 273.15도일까?-오답이라는 해답
입력시간 : 2021. 09.09. 14:48


인류는 우주의 중심이 지구라는 생각을 버린 덕에 우주선을 타고 아주 멀리 떨어진 천체에 도달할 수 있었다. 빛과 어둠에서 색채가 발생한다는 오랜 믿음을 버린 덕에 레이저와 발광다이오드를 발명해 캄캄한 밤에도 자유롭게 빛을 다룰 수 있게 됐다.

과학사학자인 저자는 오류를 깨닫고 현재의 이해를 새로 고침하며 합리적인 답을 찾기 위해 시도하기를 멈추지 않았던 인간의 노력이 과학의 진일보를 견인해왔다고 말한다.

'오답이라는 해답'은 우리가 주목하지 않았던 과학기술사의 이면을 들여다본다. 시곗바늘은 왜 시계 방향으로 돌아가는지, 절대 0도는 왜 영하 273.15도라는 애매한 숫자로 정의됐는지 등 우리가 의문조차 품지 않았던 익숙한 현상들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한국 과학기술사의 주요 장면도 들여다본다. 낡은 흑백사진에 있는 인물은 셋인데 우장춘과 이태규, 두 사람의 이름만 적혀 있다. 신원미상의 또 다른 참석자는 훗날 월북한 화학자 리승기다.

저자는 1945년 전까지 한국 과학계를 대표했지만 지금은 기억 속에서 잊힌 이 세 명의 엇갈린 일대기를 소개하며, 우리 근현대 과학사에서 남북 분단이 어떤 사건이었고 그 결과 한국 과학기술계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설명한다.

우리에게는 일본인 스승도 있었음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친다. 일제강점기 식민권력은 한국인 과학기술인력 양성에 소극적이었으며 의도적으로 훼방을 놓기도 했다. 호리바 신키치, 사쿠라다 이치로 등 차별 없이 유능한 한국인 제자를 발탁해 지도하고 후원한 일본인 과학자들도 소수이지만 존재했던 것이 사실이기에 저자는 그들을 호명한다.

김태호 지음, 380쪽, 창비, 2만원



코로나 '이후의 시대'는?-신의 화살

2020년 초 우리 모두 '일리아스' 속 트로이전쟁처럼, 신이 쏘는 죽음의 화살을 맞이해야 했고, 2021년 여름 현재 400만 명이 사망했다. 그 후에도 계속 바이러스가 주는 물리적 아픔은 물론 산발적으로 흩어진 부정확한 지식과 거짓 정보에 의존하는 현실에 고통을 겪으며, 우리 사회의 어둠과 민낯을 목도해야 했다

의학자, 사회학자, 생물학자, 공중보건학자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저자 니컬러스 크리스타키스는 자신만이 볼 수 있는 포괄적 시선으로 팬데믹을 진단한다.

그는 코로나19의 역학적 특성을 들어 이전 신종바이러스와는 다르게 범지구적인 재앙을 겪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분석하고, 유전학 기술을 통해 확산의 과정을 파악해나간다. 또한 데이터과학의 측면에서 각 나라에서 시행했던 비약물적 개입이 유행병 확산 제지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알아본다.

초기 중국 당국에서 당 대회를 위해 바이러스 발생 사실을 감췄던 일, 확산 당시 늦은 대처를 보여주던 미국 정부의 안일한 태도 등 저자는 우리 사회 지도자들이 지닌 문제와 사회구조적 상황을 진단한다.

이제 인류는 2020년 이전으로는 절대 돌아갈 수 없다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저자는 이런 파괴적인 변화에서 기회를 찾기 전에, 이런 변화가 야기할 사회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을 촉구한다. 원격 현장에서 발생하는 학습이나 노동과 관련한 프라이버시 침해, 비대면의 일상화와 관련된 연쇄효과-연관 업종의 대 실직 사태가 그 예다.

특히 2021년 6월 기준, 전 세계가 백신 이후 넥스트 코로나를 맞이하는 시점에서 크리스타키스는 한국어판에 특별한 서문과 후기를 보태며 냉철하게 '이후의 시대'를 예측한다.

니컬러스A. 크리스타키스 지음, 홍한결 옮김, 548쪽, 윌북, 1만9800원



뉴 노멀을 살아가는 뉴 라이프 스타일-셰어 라이프

2019년 겨울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전 세계가 코로나 팬데믹을 겪고 있다. 더불어 기후 변화로 산불, 폭염, 홍수 등 자연 재해가 지구촌을 휩쓸고, 코로나와 같이 예측 가능하지도, 통제 가능하지도 않은 일이 일상화된 뉴노멀 시대다.

'셰어 라이프'는 뉴노멀 시대에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일본에서 MZ세대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일명 '공유 경제 전도사' 저자 이시야마 안주는 오랫동안 셰어 라이프를 적극 실천해오고 있다.

이 책은 저자의 셰어 라이프에서 시작한다. 본가에서 셰어 하우스를 운영한 덕에 셰어 하우스에서 성장했고 현재 도쿄 시부야의 셰어 하우스 'Cift'에서 60여 명의 확장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Cift는 2017년 5월 시부야 도시 개발로 태어난 복합시설 '시부야 캐스트' 내 거주 공간으로, 전국 여러 곳의 Cift 거점 중 최초로 설립된 곳이다. 가족은 0세부터 60대까지. 요리연구가, 변호사, 미용사, 작가, 금융인, 뮤지션 등 직업도 다양하다.

저자의 특별한 이야기를 담은 책 ‘셰어 라이프’는 2019년 출간되자마자 아마존 베스트셀러가됐다.

저자는 공유 경제 전도사로 활동하면서, 지방 도시들이 안고 있는 인구 감소, 일자리 감소, 행정 공백 등 많은 사회 문제를 ‘공유’를 통해 솔루션을 찾고 있다.

이시야마 안주 지음, 박승희 옮김, 212쪽. 즐거운상상. 1만4000원



인간의 목숨값은 어떻게 정해지나-생명 가격표

9·11 테러 사건의 보상기금 특별위원장이었던 협상 전문 변호사 케네스 파인버그가 고안한 보상 산출 방식은 비경제적 가치, 피부양자 가치, 경제적 가치를 합산한 것이었다.

비경제적 가치는 모든 희생자에게 25만 달러라는 동일한 금액이 책정됐다. 피부양자 가치는 모든 피부양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됐다. 희생자에게 배우자가 있으면 10만 달러 추가, 피부양자가 한 명 늘어날 때마다 10만 달러씩 추가됐다.

경제적 가치는 희생자 소득에 기반하여 책정됐다. 이 가치는 희생자의 평생 기대소득, 각종 수당 및 기타 혜택을 계산한 뒤 희생자 실효세율에 맞춰 조정해 얻은 값이었다. 이 계산법에는 희생자 나이, 정년까지 남은 햇수, 기대 소득 증가분에 대한 정보가 포함됐다.

그 결과 어떤 희쟁자에게는 다른 희생자 생명의 거의 30배에 달하는 가치가 매져졌다. 왜 이같은 차이가 났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생명 가격표'에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든 것은 값이 매겨진다.

유엔인구기금에서 유엔 주요 사업의 수석 데이터모델러를 맡아 온 통계학자이자 보건경제학자 하워드 스티븐 프리드먼은 이 책에서 '인간 생명의 가치 측정'이라는 불편하지만 피할 수 없는 현대 사회의 핵심 문제를 파고든다.

생명 가격표는 불공정할 때가 많고 젠더, 인종, 민족, 문화적 편견이 작용하며 노인보다는 젊은이, 빈자보다는 부자, 외국인보다는 내국인, 타인보다는 가족의 생명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결과로 이어지곤 한다. 낮은 가격이 매겨진 사람들은 제도적 보호를 받지 못한 채 더 많은 위험에 노출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다.

이 책은 인간 생명에 일상적으로 가격표가 매겨진다는 사실, 이 가격표가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 이 가격표는 투명하지도, 공정하지도 않다는 사실, 이런 부당함이 심각한 문제인 이유는 가격표가 낮게 책정된 사람들이 사회로부터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높은 가격표가 붙은 사람들에 비해 더 큰 위험에 노출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다양한 분야의 예시를 들어 설명한다.

하워드 스티븐 프리드먼 지음, 연아람 옮김, 328쪽, 민음사, 1만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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