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대한민국6·25참전유공자회 안계수 순천지회장 | “유공자에 대한 정부의 지속적 관심 기대”
팔순에도 여전한 우국충정(憂國衷情)
해병대 정신, 봉사와 정의감으로 이어져 | | | | 입력시간 : 2010. 11.04. 12:01 |
이제 얼마가지 않으면 전쟁에 대한 기억은 지나간 필름이나 자료사진으로나 대신해야 할 정도로 세월은 흘러가고 있다. 전쟁의 참혹함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듯이 사망자 뿐 만 아니라, 전국토가 폐허와 쑥대밭이 될 정도로 다시는 인류에 출현하지 말아야할 망할 것이다. 특히 연평해전, 서해교전과 대한민국 해군 병사 40명이 사망하고 6명이 실종되었던 천안함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남북이 분단된 우리나라는 무엇보다 전쟁의 위험과 안보 교육의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다.
6·25 참전유공자회 순천지회 안계수(82) 회장은 전쟁의 크나큰 상처를 직접 경험한 장본인이다. 해병대 창설 멤버로 인천상륙작전 등 6·25전쟁 당시의 치열한 전투에 참전하였던 그였기에 누구보다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부르짖는다. 그래서 그가 가는 곳이 어디든 안보의식 차원에서 6·25전쟁에 대한 기억과 교훈을 생생히 들려준다는 것.
안 회장이 군(軍)에 입대한 때는 제주 4·3사건이 한창이었던 1949년 4월이었다. 당시 순천에서 중학교를 마친 안계수 회장은 중학교를 졸업하던 해(年)에 ‘공부를 하고자 하는 사람은 해군에 지원하라’는 해군 모병 포스터를 보고 학업을 계속할 수 있다는 생각에 해군에 입대한다. 하지만 해군에 입대할 즈음 해병대가 창설되면서, 해군 13기였던 그는 380명 규모의 해병대 창설멤버로 ‘귀신잡는 해병’이 된다.
그가 해병대에 배치된 이후 첫 번째 작전은 지리산의 빨치산 토벌작전이었다. 함양과 산청일대에 투입되어 빨치산 토벌작전을 펼치고, 1949년 11월 제주 4·3사건 진압을 위해 제주도에 투입되던 중 6·25전쟁이 발발했다. 당시의 해병대 훈련은 15개월을 받았는데, 비행장 활주로에서 포복훈련 중에 깨져 피가 난 팔꿈치를 바닷물에 담그며 쓰라린 고통을 참아내야 했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 | 안보강연회에서 안 회장 |
|
전쟁이 발발한 뒤 해병대가 첫 작전에 투입된 것은 인천상륙작전이었다. 당시의 해병대는 2개 대대규모(약 1200명)로 확대 개편되었는데, 그가 소속된 대대는 맥아더사령관이 지휘하는 UN군, 270척의 군함과 함께 부산에서 집결하여 인천상륙작전에 참가했다.
안 회장은 당시를 회상하며 “상륙작전에 계획되었던 인천 앞바다는 조수간만의 차가 커 상륙작전이 절대 불가능한 작전이라는 전망도 많았지만, 군함에서 집중포격을 실시하여 인천 일대를 불바다로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북한군이 퇴각하면서 월미도로 유유히 상륙할 수 있었다”고 당시를 전했다. 그의 카리스마 넘치는 눈은 당시 현장에 있는 듯 강했다.
서울을 탈환한 후에는 목포로 이동, 50년 10월 다시 원산상륙작전에 투입되었다. 안 회장은 “당시 해병대는 이승만 대통령의 직접 명령에 의해서 중요한 전투에만 투입되었다”며 팔순을 넘긴 나이임에도 해병대의 자부심을 느끼게 했으며, 마치 20대의 군인정신을 보는 듯 눈초리는 강렬했다.
안 회장은 휴전 후에도 휴전선에서 계속 근무를 하다 6년이나 넘긴 1956년 2월에야 전역을 할 수 있었다. 1949년 4월 해군으로 입대해 해병대로서는 20번째 군번인 9100020으로 군 생활을 시작, 56년 2월 전역할 때까지 단 한 번도 전선을 떠나지 않고 군 생활을 마친 것이다. 그 과정에 2번의 특진과 2개의 무공훈장을 받았고, 현재의 원사계급으로 군 생활을 마감했다.
안계수 회장은 수많은 전투 중에서도 양구에 있는 ‘도솔산 전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당시 김일성고지 전투라고도 불렸는데, 너무나 많은 전우를 잃어 기억에 남는다는 것.
“당시 1개 중대를 약 150명이라고 볼 때 전투를 치르고 나면 1개 소대 규모인 30명 정도만 살아 돌아올 정도였다”라고 한다. 당시에는 군사훈련도 제대로 받지 못한 신병들이 대거 전투에 투입되다 보니 사망자가 많았다는 것이다. 양구의 전적지 방문에서도 당시 치열한 전투과정에 잃어버렸던 전우들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었다.
안 회장은 해병대 전남연합 초대회장을 지냈고, 아들(58,병후)이 해병대 267기이다. 그의 전쟁이야기 또한 많다. 동기 중에 ‘전인석’이라는 전우와 함께 같이 분대장을 하고 있었는데, 오대산 옆의 가리산 전투에 참전하던 중 갑작스런 총소리와 함께 그가 쓰러졌다. 도저히 버리고 갈 수가 없어, 야전삽으로 구덩이를 파서 묻어주면서 “꼭 다시 찾으러 오겠다”고 마음속에 약속을 했는데, 부대에서 진격해 버려 결국 가지도 못하고 말았다고 슬픈 회고를 하기도 했다. 또한 ‘김일성 고지 전투’에 참여, 피곤해서 자고 일어나보니 죽은 사람의 다리를 베고 있었다는 것.
이처럼 전쟁의 아픔을 누구보다 가슴깊이 알고 있기 때문에 한반도에서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전쟁을 치러보지 않은 사람은 전쟁의 참혹함을 결코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60년이 지난 지금도 전쟁의 상처는 우리들 가슴 속에서, 그리고 1000만 이산가족이 그걸 말해준다는 것. 그래서 그는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안보교육에 열중한다. 아울러 평화통일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6·25참전 유공자회 순천시지회는 1300여 명의 6·25참전 유공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회원들 중 가장 연령이 낮은 사람이 81세이고, 90세까지의 6·25전쟁 참전자들로 구성되어 있는 게 특징이다. 하지만 올해도 7명의 회원들이 사망하는 등 해마다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는 게 안타깝다고 전했다.
안 회장은 “6,25참전 유공자들에게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있길 기대한다”며 나라를 위해 젊음을 바친 그들의 명예를 높이고, 그들이 나라를 위해 거듭 희생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져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박양수 기자 gnp@goodnewspeople.com 박양수의 다른 기사 보기
|
|
 |
|
기사 목록 
프린트 화면 
메일로 보내기 
